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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시나리오 2021 - IMF, OECD, 세계은행, UN 등 세계 국제기구가 예측한 한국 대전망
김광석 외 지음 / 더퀘스트 / 2020년 5월
평점 :
개인 투자가라면 우리나라가 얼마나 해외 특히 미국 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는지 이해할 것이다. 국내 현안문제 뿐 아니라 세계의 현황도 파악하여야한다. 사실 초보라면, 경제에 관련하여 알아야할 용어도 많고 이해도 금방되지 않는다. 거기다 세계 동향까지 알아야한다면, 좀 부담스럽다. 이 책은 경제, 산업, 기술, 정책 분야 최고 전문가 4인이 해외 보고서를 친절하게 브리핑해주고, 자신들이 토론한 내용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전문가 4인이 말하는 해외보고서에 기반을 둔 한국경제에 있어 가장 시급한 현안과 미래 예측을 들어보자.
책은 경제, 산업, 사회, 정책 네 부분으로 나누고, 하위 11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경제: 1장 경제, 패닉에 빠진 2020년과 역동하는 2021년, 2장 인구, 준비없는 고령사회의 한국, 3장, 고용 베이비붐 세대의 고용여건, 산업: 4장 산업, 제조정보가 핀테크 그리고 5G, 5장 기술, AI와 자율주행자동차 그리고 로봇, 6장 에너지, 석유 시대에서 그린 뉴딜 시대로, 7장 창업, 새로운 경제 활력의 징표, 사회: 8장 사회복지, 제3의 성과 자살방지 문제, 9장 교육, 모두를 위한 양질의 교육, 정책: 10장 식량자원, 농업과 수산업 그리고 물자원. 11장 공공 거버넌스, 뉴노멀의 대안 모색중. 목차에서 말해주듯 네 분야의 거시적 트렌드를 다루고, 이는 중장기적 투자에 도움이 되는 정보다.
서문에서 던지는 '어떻게 해야 미래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을까?'에 대해 저자들은 세계 국제기구의 보고서를 읽어야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이 보고서들은 전세계 다양한 분야의 수많은 전문가들이 심층적인 분석과 논의를 거쳐 발표하는 것이므로 편향되어있지 않고, 국내 경제전문가들이 한국의 미래를 읽기 위해 이 보고서들을 기반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IMF, OECD, 세계은행, UN의 보고서를 가져왔다. IMF는 국내 경제연구소가 경제전망을 발표할 때 전제역할을 하고, OECD는 주요선진국들의 정책 및 계획 제공하며, 세계은행은 각국의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며, UN은 세계 국제협력 기관이다.
2019년 다양한 악재로 세계경제가 불투명했다. 미중무역분쟁과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로 한일 무역전쟁, 홍콩의 우산시위, 영국의 브렉시트 강행이 그 요인이다. 그런데, 2020년초에 코로나19가 발발하며, 더블딥을 우려하는 소리가 나온다. 이에 OECD는 2020년 코로나로 인한 경제 충격이 가신 후 2021년 반등효과를 시사했다. 특이점은 회복에 있어서 선진국의 경제회복은 지연되지만, 신흥국에서는 V자 반등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책에서 미래예측은 경제,산업,사회,정책분야에서 긍부정적인 것이 모두 존재한다. 흥미로운 예측 몇 개를 정리해보자.
먼저, 한국은 IMF외환위기를 통해 외환 건전성 확보를 배웠고, 일본 대한국 수출규제로 소재,부품, 장비의 국산화에 박차를 가했고, 현재 코로나19 감염병에 잘 대응한 나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보건과 방역 시스템 수요가 올라간채 지속될 것이며, 비대면 서비스와 디지털 플랫폼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2019년 한국의 수출국 순위가 중,미,일에서 중,미,베트남,홍콩,일본순으로 바뀌었다. 베트남은 RCEP 국 중 하나다. RCEP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으로, 15개국의 포괄적 FTA협정이다. 한,중,일과 호주, 뉴질랜드를 포함하고, 아세안10개국이 참여하며 아직 체결과정 중에 있다. 동남아시아와의 협정은 신남방정책에 있어서 중요한데, 이는 기존 중국과 미국에 의존적이었던 한국 경제에게는 기회이고, 특히 자동차 산업과 같은 한국의 주력산업에 이익이 있을 것이다.
한국은 노인빈곤율 세계1위인데 OECD는 '소득'과 '금융자산'만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사실, 한국의 노인은 10억이 넘는 아파트가 있어도 빈곤으로 포함되므로 왜곡된 숫자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후대비를 못한 한국의 고령층은 임시직이나 파트타임의 불안정한 일을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령에도 안정된 삶을 보장해야한다. 한국의 실질소득세율은 4.3%인데, 오스트리아는 40%에 이른다. 55세 이상이면 쉬면서 국가로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역모기지 시스템이 발달해 고령층도 빈곤하지 않게 살아간다. 우리도 축적된 경험이 대우받는 노년의 일자리가 필요하고, 젊어서 좀더 많은 세금납부가 노년의 안정적인 수입과 이어지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며, 적극적인 역모기지 시스템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가 약한 부분이 어디이며, 왜 그러한지, 향후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보여준다. 몇 개를 정리해보자.
우리나라 핀테크 산업은 더디다. 그 이유는 은산분리때문이다. 은산이 분리되지 않으면 대기업이 스타트업 기업에 대출을 해주지 않거나 합병을 하게 되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법규제완화를 통해 금융기관과 테크회사가 협조하여 다양한 분야의 핀테크를 개발하여야할 것으로 보인다.
IEA에 따르면, 2019-2040년 전 세계 전력 시설용량 신규 건설 중 절대다수가 재생에너지 시설로 채워진다. 전기 생산을 위해 한국은 석탄, 원자력, 천연가스, 재생 에너지의 순으로 이용하지만, OECD국가는 가스, 재생에너지, 석탄, 원자력 순이다. 재생에너지는 수력, 태양광, 풍력이다. 선진국은 경제성장 동력으로 환경정책을 이용한다. 표면적으로는 환경을 지키는 것이지만, 일자리를 창출, 기업과 경제 성장을 위해서다. 세계가 지향하는 방향과 동떨어져 시급한 개선이 요구된다.
한국은 교육에 있어서 만큼은 자부심이 있었는데, 2018년 PISA의 결과는 중국의 압도적 약진이 눈에 띈다. OECD가 3년 주기로 집계하는 PISA는 만 15세 학생의 수학과 읽기, 과학을 국제적으로 비교하는데, 2018년 중국은 세 부문 모두 압도적 1위다. 이는 지속적인 교육투자액의 증가가 배경이다. 그 총액이 1992년 보다 2012년 32배 증가했다. 이에 반해 2015년도 회원국 중 1-2위를 차지하던 한국은 2018년 5-11위로 떨어지고 있다. 원인은 상위권 하락보다 하위권 하락의 폭이 크게 벌어진 때문이다. 다른 나라에도 보이지만, 한국 학업성취도에서 양극화가 큰 문제다.
정책에 있어서 놀라운 점이 세계가 농업에 대해 체계적인 투자로 글로벌 기업을 키워내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 곡물자급률이 24%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다. 선진국의 농업은 현재 바이오기업과 화학기업이 융합하는 커다란 변화를 맞고 있다. 한국도 소농에 머물지 말고, 산업경쟁력을 높일 정책방안을 모색해야한다.
이 책은 4명의 전문가가 모여 각자 준비한 자기 분야의 세계 보고서를 브리핑하고 다른 전문가들과 브레인 스토밍하며 다른 관점의 질문에 답함으로써 독자의 시야를 넓혀준다. 집단지성의 힘을 보는 것 같아 즐거운 독서다. 한 명의 전문가가 책 한권을 내면 중간이나 말미에 약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은 마지막 장까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정열적으로 전달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투자 공부를 하는 사람이나,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입문한 사회 초년생이 꼭 읽어야할 책이다.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세계가 어떠한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우리나라는 그 안에서 어떻게 정책결정을 내리고 방향을 잡아가고 있는지 알아야한다. 하나의 팩트를 가지고 각 분야 전문가의 질문과 응답과 토론이 있는 이러한 책이 주기적으로 나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