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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를 알아야 건강이 보인다 - 유익균으로 면역력을 키우고 병을 이기는 방법
박원석 지음 / 소금나무 / 2020년 7월
평점 :
발효하면 김치, 된장, 고추장과 같은 우리나라 전통 발효 음식이나 치즈, 요구르트 같은 유제품 정도가 떠오른다. 이 책은 발효와 건강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다룬다.
책은 9개의 챕터로 되어 있다. 1장과 2장은 발효를 위해 필요한 요소인 효소, 미생물에 대한 설명과, 3~5장까지는 본격적으로 발효와 발효식품들에 대해 설명한다. 6장과 7장은 효소 만들기와 약초 김치 만드는 방법에 대해, 8장은 효소 다이어트에 대해 설명한다. 9장은 효소로 효과를 본 사람들의 사례를 담았다.
발효를 시키기 위해서는 '효소'와 '미생물'이 필요하다. '효소'는 생명체의 몸속에서 대사 과정에 촉매로 관여하는 단백질이다. 화학반응에서 자신은 변화하지 않으나 반응속도를 빠르게 하는 단백질이다. 영어로 엔자임(enzyme)이고 그리스어로 효모인 이스트(yeast)다. 적당한 온도와 먹이가 있으면 효소는 물질을 변화시켜 소화 흡수되기 좋은 상태로 만든다. 예를 들어, 입에서 전분 분해효소인 아밀라아제는 탄수화물을 분해해서 당으로 만들어 흡수를 돕는다. '미생물'은 박테리아, 곰팡이, 바이러스, 효모, 균과 같이 인간에게 유익한 것도 있고 유해한 것도 있다. 장수마을에서 흔히 먹는 요구르트는 우유에 유산균(미생물)을 넣어 발효시킨 음식이다.
저자는 발효식품이 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주장한다. 대동아 전쟁 때 동남아 전쟁터에 끌려간 외국인 중 유독 한국청년들이 많이 살아남은 이유가 가져간 고추장의 풍부한 유산균 때문이었고, 2002년 사스에서 유독 김치를 먹는 한국인만 감염자수가 적었던 것도 발효식품이 면역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현미효소는 장을 건강하게 해주고, 버섯 균사체 배양효소는 암과 난치병, 퇴행성질환 치료에 도움을 준다. 건강뿐 아니라 일상생활에도 유용한 EM발효액은 흙을 비옥하게 해주고, 세정살균작용으로 다양한 세제로 사용할 수 있다.
흥미로운 이야기도 많이 소개하는데, 그 중 하나를 소개하자면, 현미다. 조선시대까지 우리는 모두 현미를 먹고 건강했는데, 일제강점기 이후 정미소가 들어오며 백미를 먹기 시작한 후 각종 병에 걸리기 시작했다. 현미를 도정한 찌꺼기는 소 여물로 주었는데, 소는 오히려 더 건강해졌다고 하니 아이러니하다. 현미밥이 몸에 좋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현미밥은 최소한 3일 정도 불려야하고 먹을 때도 50번 이상 꼭꼭 씹어 먹어야한다. 현미의 영양가는 백미의 100배나 높고, 소화가 잘 되고, 위장병이 사라진다. 그러나 꼭꼭 씹어 먹지 않으면 위장에 부담을 주고, 분해되지 않은 현미가 유해균의 먹이가 되어 병을 일으키거나 그대로 배설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발효, 효소, 미생물에 관해 자세하고 소상한 내용을 소개한다. 용어에 대한 정의부터 어떠한 종류가 있는지 무슨 요소 때문에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 방대한 지식을 쏟아 부은 책이다. 사실 전달이 많아 어떻게 보면 지루할 수 있는데 몰입되어 읽게 하는 매력이 있다. 저자가 방송작가여서 술술 읽힌다.
큰 병이 있다면 전문가를 찾아가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야하지만, 우리의 전통적인 발효 음식을 평소 잘 챙겨 먹는다면 병원 갈 일 많지 않게 건강하게 살 수 있을 듯하다. 평소 소화가 잘 되지 않아 '현미효소'를 주문해 보았는데 기대된다. 죽염, 젓갈, 콤부차도 시도해 보려고 한다. 건강하게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