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시대, 인간의 일 -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야 할 이들을 위한 안내서, 개정증보판
구본권 지음 / 어크로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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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가까이 다가온 로봇 시대, 인간의 일을 대신해 주는 로봇의 시대가 과연 반갑기만한지 의문이다. 산업 현장에서는 이미 자동화가 많이 진행 되어있고, 청소 로봇부터 애완 로봇에 이르기까지 우리들 일상 생활에도 로봇의 영향이 점차 커지고 있다. 우리와 함께 살아가야 할 로봇, 환영해야할 지 경계해야할 지, 인간과 로봇의 경계는 어떻게 유지되어야할 지 이 책을 통해 알아보자.

책은 12장으로 나뉘어진다. 1장 알고리즘 윤리학(무인자동차), 2장 언어의 문화사(자동번역), 3장 지식의 사회학(지식의 공유), 4장 일자리의 경제학(나의 일자리는?), 5장 인공지능 예술, 6장 여가의 인문학, 7장 관계의 심리학(로봇과의 연애), 8장 인공지능 과학(로봇의 위협), 9장 호기심의 인류학(생각하는 기계), 10장 인공지능 판사, 11장 망각의 철학(우리가 기억해야할 것), 12장 디지털 문법(코딩)이다.

도구를 발명하여 사용한 인간(호모 파베르)은 갈수록 똑똑하고 편리한 도구를 만들어낸다. 자율주행차, 기계 번역기, 온라인 지식 공유, 인간이 하는 거의 모든 일을 대신할 로봇과 같은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은 한정되어 있고 그들에게 부가 집중되는 현상이 벌써 일어나고 있다. 따라서 대량의 실직으로 인한 사람들에게 기본 급여를 제공한다 하여도, 노동없이 얻는 수입을 통해 인간이 만족할 지는 의문이다.

또한, 만들어는 놨으나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 기계가 책임질 수는 없는 일이므로, 누가 책임을 져야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법적 합의도 이루어져야한다. 이를 테면, 자율주행차의 사고 발생 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는 매우 복잡한 문제다. 운전자, 차량 제조사, 부품공급업체,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업체, 지도 서비스업체, 통신 서비스업체 등 다양한 관계자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로봇과의 연애가 가능할까?는 흥미로운 질문이다. 영화<그녀>는 남자 주인공 시어도어가 개인비서 기능을 하는 컴퓨터 운영체제 사만다와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문제는 시어도어는 사만다와 감정적 소통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사만다는 아무 감정적 변화도 생길수 없는 구조로 설계되어있다. 그래서 그녀가 641명의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져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어도어는 충격을 받는다. 시어도어는 인간 여자와의 관계에서 상처를 입었기에, 자기를 잘 이해해주고 자기가 원하지 않는 것을 요구하지 않는 로봇과 사랑에 빠지는 것이 편했을 것이다. 이러한 사랑은 지속가능한 것일까?

또한, 인간의 외로움을 위로해줄 로봇들이 생각보다 많이 출시되어 있다는 사실에 놀랍다. 2015년 일본에서 시판된 '페퍼'는 세계 최초의 '감정인식' 휴머노이드 로봇이고, 치매나 자폐증 환자 치료에 활용되는 반려로봇 '파로'도 있다. 미군 병사들은 자신들 대신 어려운 일을 해주는 군사용 로봇 '팩봇'에게 각별한 애착을 느낀다고 한다. 무엇보다 1999년 소니에서 발매된 '아이보'는 2014년 부품단종으로 사후서비스를 종결한다고 하자 아이보 주인들은 절에서 천도재까지 지내고 장기 기증 형태로 유지하였다고 하니 대단하다. 점차 상처주고 받는 인간끼리의 관계보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다 들어주고 나아가 위로해주는 로봇과의 관계가 더 발달하는 것이 아닐까 걱정스럽다.

미래의 일자리는 어떻게 될 것인가? 로봇은 단순 노동업무만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직까지도 대체가능하다. 현재, 법무보조 서비스 로스는 초당 10억장의 판례 검토한다. 부동산권리분석 인공지능 프로그램 '로빈', 범죄수사에 사용하고 있는 '레이븐'은 모두 방대한 정보를 기반으로 뛰어난 분석력과 미래예측 능력만 아니라 인간의 오류와 한계를 보완해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사람의 주관적 요소가 다분히 들어가게 되므로, 차별과 편견이 알고리즘에 스며 들 수 있음을 주의해야한다. 또한, 컴퓨터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러닝은 주어진 데이터의 한계 극복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갖고 있으므로, 보조적인 요소로만 이용하고 판단은 인간이 해야하는 것이 옳다.

인류 문명은 세 차례의 커다란 지식구조변화를 겪었다. '문자의 발명'은 구전 대신 기록을 통해 지식을 전달할 수 있게 해 주었고, '인쇄술의 발명'은 지식을 널리 유통, 전승하게 해주었고, '인터넷과 디지털 기기'는 기억을 외장 두뇌에 의존하고 검색을 통해 정보를 인출하는 행위가 기억을 대신하고 있다(351-352). 이제 세 번째 지식구조변화의 시대 안에 살고 있는 현 인류는 좌뇌, 우뇌에 기억을 하지 않고 바깥에 있는 외뇌에 기억을 저장하려한다. 그러나, 우리의 사고와 판단은 내재된 기억을 통해서 가능하므로, 인간 고유 능력인 창의적이고, 성찰적이며, 공감하는 사고 능력은 편리하다는 이유만으로 외부에 함부로 맡겨서는 안된다.

인공지능, 로봇, 자동화와 인간의 관계에 관한 엄청난 정보를 잘 정리해 두었다. 언급하는 내용에 대한 자료와 숫자의 소스를 제시하고 있어서 신뢰가는 책이다. 로봇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지식을 원한다면, 이 책 한 권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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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내일 - 기후변화의 흔적을 따라간 한 가족의 이야기
야나 슈타인게써.옌스 슈타인게써 지음, 김희상 옮김 / 리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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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의 흔적을 따라간 한 독일 가족의 이야기'라는 부제와 책 표지에 보이는 푸른 빛의 빙하와 뻥 뚤린 구멍 아래로 보이는 검은 색 바다가 웅장하지만 두렵다. 녹아서 조각으로 흘러가는 작은 빙하 조각도 금방 녹아 버릴 듯해 보인다. 북극해의 녹은 빙하가 만들어낸 환상적인 이 모습은 여행객에게는 아름답지만, 지구 아래편 남태평양 작은 섬에 사는 주민들에게는 해수면 상승으로 섬이 물에 잠겨 갈 곳을 잃게 한다.

결혼한지 13년 된 독일인 부부는 기후변화의 모습을 4명의 자녀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여행을 시작한다. 막내는 아직 2살 밖에 되지 않은 어린애인데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지구가 기후변화로 어떻게 달라지고있는지를 보여주고 싶다고 밝힌다. 단순히 TV 다큐멘터리나 유튜브를 통해 설명할 수도 있는 문제를 직접 다니면서 보여주는 이유는 무얼까? 아마도 알고 있는 것을 실천함으로서 아이들에게 잊지못할 경험의 기억을 갖게 하려는 생각일 듯하다.

책은 방문한 곳을 따라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동그린란드, 아이슬란드, 라플란드, 남아공화국, 호주, 모로코, 알프스, 오덴발트다. 유럽, 아프리카와 호주, 3개의 대륙을 다닌다. 작가인 아내 야나가 글을 쓰고, 사진작가인 남편 옌스가 사진을 찍었다. 엄청난 양의 사진이 매 페이지마다 아름답게 펼쳐진다. 건물이나 인공적인 모습은 그리 많지 않고, 사람과 자연의 모습이 대부분이다. 각 장 말미에는 기후변화를 우려하는 학자나 운동가들의 칼럼은 이 가족의 여행 목적을 되새기게 해주고, 좀 더 전문적인 이론을 제공한다.

가족이 방문한 곳들은 아름답지만 안타까움이 공존하는 세계다. <육식의 종말>에서 읽은 대로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역과 호주는 소 목초지로 사막화가 상당히 진행된 지역이고, 북극해에 가까운 동그린란드, 아이슬란드, 라플란드는 빙하가 녹아 주민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곳이다.

동토인 동그린란드, 아이슬란드, 스웨덴의 라플란드는 빙하가 녹아 사냥을 하거나 순록을 키우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지만, 더 심각한 것은 영구동토의 해빙으로 탄소와 메탄과 같은 온실가스가 공기로 배출되어 지구 온난화를 더욱 부추기는 악순환 속에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남아프리카 공화국, 모로코, 호주는 사막화에 몸살을 앓고 있다. 씨앗이 싹 틔우기 전에 말라죽고, 싹을 틔웠다해도 홍수로 쓸려가서 더 이상 식물이 자랄 수 없는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에 있어서 이러한 이상기후로 인한 괴로움보다 더욱 그들을 괴롭히는 것은 흑인에 대한 백인들의 차별대우와 심한 빈부격차로 약자들의 생활이 더욱 어렵다는 것이다. 척박한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모로코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스페인 국경 울타리에는 여러 곳에서 모인 아프리카 난민들이 숲 속에서 국경을 넘을 기회만 기다린다.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그들이 살아갈 세계의 미래를 보여주기 위해 고생을 사서하는 부모의 마음이 대단하다. 아닌게 아니라 알프스를 넘어 이탈리아로 갈 때는 '왜? 이렇게 까지 해야하나?' 할 정도로 고생이 심하다. 발에 상처가 나서 신발을 신지 못해 맨발로 가고, 무거운 트레일러가 험한 길에서 도움이 되기보다 오히려 버리고 가고 싶은 애물단지가 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해맑은 아이들은 부모들의 고군분투와는 달리 너무 잘 따라간다. 중도포기는 없다. '그게 될까?'보다 '어떻게 하면 될까?'로 생각이 바뀐 부부의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아이러니하게도 기후변화를 가장 몸으로 겪고 있는 해당 지역 사람들과 농부 대부분은 그저 날씨가 예전같지 않게 변덕스럽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상기후로 살기 힘들어지자 그 지역을 개발하려고 하는 지하자원개발자나 관광개발자와 자연보호 운동가들 사이에서 현지인들의 갈등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세계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고,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책임은 인류 공동이 결정해야하는 시기다.

아름다운 지구가 현재보다 더 악화되지 않기를 바라는 모든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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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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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작가라고는 히가시노 게이고 외에는 잘 알지 못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읽으면서 김난주라는 번역가 이름을 익히고 있었던 까닭에 왠지 이 책을 읽어 보고 싶었다. 알고 보니 저자인 에쿠니 가오리는 요시모토 바나나, 야마다 에이미와 더불어 일본의 3대 여류 작가라고 한다. 저자의 도쿄타워가 내가 본 영화(키키 키린이 나온)일 거라 생각했는데, 찾아보니 전혀 다른 작품이다. 어찌 되었든 좀 엉뚱하지만, 결론적으로 처음 보는 작가의 작품을 이미 알고 있는 듯한 친근감을 갖고 선택하게 되었으니 인연인가 보다. 감성적이고 소박한 글이 마음에 든다.

'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는 작가의 일상 생활을 보여주는 에세이와 짧은 소설의 모음집이다. 집에 머물 때는 자신의 글을 쓰거나, 다른 작가의 글을 읽는 데에 하루의 거의 모든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가끔 지인을 만나러 나가거나 여행을 한다.

책은 '쓰기', '읽기', '그 주변'의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쓰기'에서는 에세이와 소설 쓰기에 대한 이야기와 자신의 일기를 보여준다. '읽기'에서는 몇 몇 책을 소개한다. '그 주변'에서는 외출이나 여행에 대한 이야기다. 구분은 하였으나 저자의 내면에 있는 이야기를 소곤소곤 꾸밈없이 들려주고 있어서 굳이 구분이 필요한 것 같지는 않다. 다양한 시기에 다양한 곳에 올린 글들을 모았는데, 1990년대에 쓴 글도 있고, 가깝게는 2015년에 쓴 글도 있다.

저자의 엉뚱함을 보여주는 글도 재미있다. 저자는 책을 읽는데 80%를 쓰기 때문에 20%만 현실 세계에서 산다. 그래서 현실의 시간에 적응하기 어렵다며 에피소드를 들려 준다. 늘 다니던 CD점인데, 가보니 모두 없어진지 오래고, 20년 전에 은퇴한 야구선수 이야기에 여동생이 당혹스러워한다. 본인이 생각하는 현실과 진짜 현실 간의 괴리가 심하다. 그래서 한시 빨리 이야기 속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한다. 당혹스럽다.

글에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가득하다. 저자는 옛날 것들을 버리지 못하고 죄다 끌어 안고 있는데, 1968년에 여든이 넘은 할아버지가 어린 손녀인 자기에게 보낸 엽서도 포함되어 있다. 할아버지가 신문에서 자기와 닮은 아이를 보고 가족이 엄청 웃었으니 너희 가족도 한 번 보라는 내용이다. 할아버지의 마음이 느껴진다. 바삐 사느라 잊고 있던 일들도 가끔 떠올려 보면 아스라하다. 감성뿐만 아니라 일본인의 생활도 아날로그적이어서 놀랍다. 팩스를 사용하는지 그 용지를 체크한다든지, 배달이 오면 도장을 찍어 준다든지 말이다.

'읽기'에서 저자가 언급하는 책은 들어 본 적이 없어서 인터넷을 찾아보며 읽었다. 작게라도 책표지 사진과 그 설명을 달아 주면 어땠을까 싶다. 인생을 바꾼 책인 <플라테로와 나>는 어릴 적 읽은 책이라는데 한국어 번역서도 있으니 한번 읽어보고 싶다. 열 세살에 좋아했던 다자이 오사무의 <사양>도 함께 말이다. 내심 어른들을 위한 서평을 기대했지만, 의외로 동화책과 어린이 책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유명한 '마가릿 와이즈 브라운'의 그림책들을 번역하기도 한 것을 보니, 대단한 작가이긴 하다. 귀여운 토끼인 '미피 시리즈'를 아직도 기억하다니 의외다.

저자가 멋지다는 생각을 하게하는 문구도 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 곳으로 떠나는 일이고, 떠나고 나면 현실은 비어 버립니다. 누군가가 현실을 비우면서까지 찾아와 한동안 머물면서, 바깥으로 나가고 싶지 않게 되는 책을, 나도 쓰고 싶다고 생각합니다(129)." 어떤 책을 쓰고 싶은지에 대한 멋진 말이 아닐까싶다. 영화<인셉션>이나 <매트릭스>처럼 현실의 시간을 버리고, 책 속에 빠져 버리게 하는 책을 쓰고 싶다니. 참 멋진 말이다.

에쿠니 가오리의 열렬한 팬이라면 솔직히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 책을 좋아하겠다. 그러나, 처음 접하는 나와 같은 독자에게도 이 책은 좋다. 꾸밈없고, 소심하지만 섬세한, 쓰고 읽는 것에 빠져 사는 사람의 이야기다. 좋은 번역가를 만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시절의 기억을 '먼 기억'이라고 표현한 것은 역시 멋진 번역이라는 생각이다. 또한, '작가의 말'만큼 '옮긴이의 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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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트렌드 2020 - 대변동의 시대, 이기는 판을 짜라
김영익 외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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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투자자에게 주식 공부는 끝이 없고, 그렇다고 산업과 기업에 대한 이해도 없이 어설프게 남의 말만 듣고 주식시장에 들어 갔다가는 있는 자금을 다 털리고 나온다는 조언에 난감하다. 일반 은행보다 금리가 높다는 상호저축은행의 금리도 2%가 최대인 요즘같은 저금리 시대에 장기적으로 은행 금리 이상의 이익을 내는 투자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소액분산투자와 낮은 운용보수가 강점인 ETF를 추천하는 이 책을 통해 그 이유를 알아보자.

책은 6명의 전문가들이 각각의 주제를 가지고 두 파트로 나누어 설명한다. 파트1에서 세 명의 전문가가 ETF에 관한 개론을 설명하고, 파트 2에서는 세 명의 전문가가 국내외 ETF 상품을 예로 들어 구체적인 투자방법을 제안한다. 5개의 스페셜 칼럼 역시 해외 시장 전문가들의 조언과 법률지식을 공유해준다. 부록처럼 편성된 '2020년 주목해야할 ETF하이라이트'에서는 6명의 저자들이 추천하는 ETF를 간단히 표로 정리하였고, 'ETF 투자에 도움이 되는 인터넷 사이트'도 초보 ETF투자자에게는 실용적인 소스다.

지수를 추종하는 ETF(Exchange-traded fund; 상장지수펀드)는 미국에서 1989년 등장하여 1993년 본격적으로 소개되었다. 우리나라에도 2002년에 삼성자산운용이 KODEX200 ETF(069500)을 팔기 시작하였으나, 한동안 인기가 없다가, 2010년 레버리지 ETF가 인기를 끌며 상승하였다. 현재 주식거래의 25%를 차지한다. ETF는 주식은 물론, 채권, 원자재, 부동산을 포함하고, 장기적으로 성공적인 수익률을 보여주는 미국 ETF인 SPDR S&P500이나 블랙독의 iShares ETF시리즈( IVV)는 물론 미국에 상장된 신흥국 ETF에도 투자할 수 있다.

ETF의 장점을 들어보자. ETF는 펀드지만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다. ETF는 인덱스펀드이므로 지수나 인덱스의 성과에 따라 가도록 운용하는 패시브 전략을 기반으로 하므로, 상대적으로 액티브 전략보다 변동성이 적어 수익률이 안정적이다. 또한, 이미 분산투자된 상품이므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과정없이 편하다. 개인투자자가 전략과 원칙을 세워 투자한다면, 안정적인 수익을 낼수있는 거의 유일한 금융상품이 ETF라고 한다.

그러면, 개인 투자자가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원칙은 무엇인가? 7가지를 제안하고 있는데, 살펴보자.

1. 시장은 결국 우상향한다: 지수ETF는 시장 지수를 추적하며 앞으로 우리나라 증시도 미국증시처럼 장기적으로 우상향해서 코스피가 1만, 2만 포인트를 넘어서게 될 것이다.

2. 수익은 시장이 준다: 내 투자의 시작점이 어느지점에 있는지, 왜 시작하는지 기억하고, 자산 배분을 잘 하면, 수익을 낼 수 있다. 차트는 투자시점 결정하는 도구로 사용한다.

3. 시장은 매일 열린다. 일희일비할 필요없다: 10년에 한번 씩, 3년 사이클로 움직이는 상승, 횡보, 하락 사이클을 따져 투자를 시작한다. 그러나 때를 누구나 알 수 없으므로, 정액식 적립투자, 전략적 분할매수를 한다.

4. 계좌관리가 답이다: 종자돈으로 투자하거나, 매달 저축 여력자금을 활용하여 계좌를 관리한다.

5. ETF, 첫째도 둘째도 정액적립식 투자 : 코스트 에버리지 효과를 위해 월에 한 번 매수한다. 수익실현은 매수 평균 단가 대비 5%, 10%에 청산할지 스스로 원칙을 세운다. 예를 들면, 4주간 100만원씩 투자했다면 400만원의 5%인 20만원의 수익이 발생해 50%인 210만원을 기계적으로 청산한다.

6. 전략적 분할 매수 vs. 물타기: 하락장의 경우, 여러 지표를 보고 손절을 하거나 나의 전략에 부합하면, 추가 매수를 한다. 사실, 물타기와 분할 매수는 하락장에서 나누어 매수를 하는 것으로 보면 같은 행동이지만, 나의 원칙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7. 수익은 트레이딩이 아닌 투자전략에 달려있다: 시장에는 10년 주기와 3년 사이클의 패턴이 반복된다. 패턴 속에서 내 전략을 세워야지 단타를 통해 수익을 내기란 쉽지 않다.

개인 투자자들에게 제시되는 투자원칙 4가지는 장기투자, 분산투자, 목적기반투자, 저비용투자다. 장기투자시 운용보수를 점검해서 높지 않은 것으로 하고, 분산투자는 글로벌 분산투자와 Income 자산인 리츠/부동산, 고배당주, 금/고이율채권을 통해 안정적이면서도, 임대료, 배당,이자와 같은 수입을 가져오는 1석 2조의 ETF를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도 고려한다.

현실에 적용한다면, 어떤 ETF에 투자하여야할까? 저자는 지금 시점을 증시하락구간으로 보고 경기방어주(필수소비재, 유틸리티, 헬스케어)를 추천한다. 미국 필수소비재 ETF인 XLP, 유틸리티 ETF인 XLU, 그리고 헬스케어 ETF인 XLV를 소개한다. 참고로 경기민감주(증시급등구간)에는 자유소비재(생활의 편의를 높이고 여가시간을 즐기면서 삶의 질을 높이는데 필요한 핸드폰, 컴퓨터, 자동차, 가구, 귀금속, 스벅, 맥도날드, 나이키), 산업재, 원자재, 부동산, IT 섹터가 있다.

저금리 시대에 투자할 곳을 찾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왜 ETF가 필요한지 각 분야 전문가들이 조언해 주는 책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ETF에 관심 있거나, ETF 전반에 대해 궁금한 사람들에게 이론과 실전을 함께 참고할 수 있어서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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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승자의 법칙 - 디지털 전환시대 경영 레볼루션 전략
홍기영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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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부상한 '플랫폼'이 평생의 연구주제라고 밝힌다. 플랫폼 기업이 세계 경제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부상하고 있고, 이에 부응하기 위해 우리 정부의 규제완화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반면, 플랫폼 기업의 세금회피와 금융업 진출에 따르는 문제점, 플랫폼 노동자들의 노동권 보장에 대한 관련 법들이 미비하여 조속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또한, 한국이 국제경제에서 강자로 부상하려면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는 플랫폼 기업이 많이 나와야한다고 조언한다. 플랫폼 경제에 대해 알아보자.

책은 두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파트1 '플랫폼 제국의 흥망'에서는 국내외 플랫폼 기업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분석하고, 파트2 '디지털 플랫폼과 혁신'에서는 앞서 분석한 케이스 스터디의 이론적 설명이다. 부록 '플랫폼 경영전략 에센스10'은 저자의 이전 저서<플랫폼하라>(2018)의 내용을 요약정리하였다.

1부는 현재 우리가 많이 들어 알고 있는 세계적인 플랫폼 업체들과 국내 업체들에 대한 케이스 스터디다. 성공한 기업과 실패한 기업을 고루 다룬다. MAGA(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애플)의 비약적인 성장은 물론, 주요 빅테크기업인 중국의 알리바바와 텐센트, 미국의 애플, 페이스북, 구글의 금융업 진출과 문제점, 국내 배달앱 1위인 배달의 민족을 위시한 배달 업체의 인수합병을 통한 승자독식의 세계, 카카오의 스케일업 과정, 넷플릭스와 디즈니의 대격돌 예상, 기술진보를 따라가지 못하는 법으로 고군분투 중인 모빌리티분야에서 타다의 좌절, 실패한 제로페이의 한계, 부동산계의 우버로 통했지만 실패한 공유사무실 위워크, 플랫폼을 범죄화한 N번방의 비밀과 해악에 대해 설명한다.

2부는 플랫폼 기업들의 경영 전략을 소개하고, 아직 완벽하지 못한 시스템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과 한계에 대해 해결방안을 제안한다. 1부의 케이스 스터디보다 좀더 경영학적인 이론을 설명하므로 조금 딱딱하게 느껴진다. 주로 기업의 입장에서 성공전략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플랫폼 기업에 기반을 둔 노동자의 열악한 상황에 대한 문제점을 언급한 부분에서 많이 공감이 된다. 배달앱을 통해 배달을 하는 노동자의 경우, 비정규직 근로자보다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다. 이들은 특정업체에 속한 전속성이 없이 다양한 플랫폼에서 일을 받기 때문에 산재보험을 받기 어렵다. 또한, 노동권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불법 파견, 소득 불안정, 계약 미체결, 인권침해, 초과근무, 시간압박 등에 노출 되어있고, 실업급여, 유급병가와 같은 보호를 받을 수 없다. 관련 제도와 법이 조속히 준비되어야하는 이유다.

책을 통해서 디지털 경영에 관한 용어와 개념을 많이 배울 수 있다. 멀티호밍(여러 플랫폼을 동시에 거래함), CPND(Contents, Platform, Network, Device), 풍요의 역설(양이 많아지면 좋은 것을 발견하기가 오히려 어려움), 쏠림현상(tipping), 긱(Gig, 직장과 직업없이장롭게 일하는)과 같은 용어는 플랫폼 비즈니스에 관한 자료를 볼 때 많이 나오므로 알아두면 좋겠다.

코로나19 이후 세 가지 트렌드가 세계 경제를 지배할 것이라고 정리한 부분도 흥미롭다. 세 가지 트렌드는 디지털 전환,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독과점 현상 심화다. 대면 접촉을 피하기 위해 집에서 전자상거래로 물건을 주문하고, 온라인 강의를 듣고, 핀테크로 송금과 결재를 하는 디지털 생활이 코로나19 이후로도 계속 될 것이다. 또한, 여러 나라에서 생산한 부품을 한 곳에서 조립하는 글로벌 물류 체인 시스템과 중국 공장에 많이 의존하던 경향에서 코로나19의 진원지로 중국공장의 생산에 차질이 생기자, 탈 중국화와 국가가 통제하는 관리무역체제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또한, 새로운 산업은 인수합병을 통해 끝까지 살아남은 하나 둘의 기업이 해당 시장을 독식하는 현상이 심화되어 기업간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다.

다양한 논문과 책을 통해 국내외 초우량 플랫폼 기업의 최신 동향을 집중 분석하고, 문제점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안한 책이다. 플랫폼 비즈니스에 관심이 있다면 일독할 만한 흥미로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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