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여행 중국어 : 베이징편 - 몰라도 간다
리시쩐.권미령 지음 / PUB.365(삼육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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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을 타고 베이징을 여행하면 어떨까? 전혀 생각해보지 않은 여행방법이다. 외국인이 북경 지하철을 타고 자유여행을 하려면, 지하철 노선도를 따라 어디에 뭐가 있고, 그 근처에서 무엇을 먹을지를 알려주는 정보와 더불어 약간의 중국어가 필요하다. 이 책은 이 두 요건을 만족시켜줄 교재다. 베이징 지하철을 타고 현지인들을 구경하며 낯설지만 흥분된 여행자의 기분으로 이 책을 살펴보자.

책 커버를 분리해서 펼쳐보면 베이징 지하철 노선도가 크게 그려져 있다. 베이징 지하철은 23개의 노선이 운행 중이고 중심지에서 교외까지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수많은 역 중에서 주요 '포토 스폿'을 지하철 노선 위에 표시하였는데, 친절하게도 낮에 가면 좋을 곳과 밤에 가면 좋을 곳을 각각 열 군데씩 표시하였다. 또한 추천 음식을 메뉴판처럼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책은 20개의 역과 중국어 표현을 소개한다. 중국어 표현은 여행 회화 위주로 주제를 잡아 다양하게 소개한다. 가장 어려울 수 있는 호텔 체크인 시 예약 확인하기부터 자기 소개하기, 음식 주문하기, 교통수단 이용하기, 날짜와 시간 묻기, 물건사기, 흥정하기, 휴대전화 사용하기, 은행업무보기, 사진찍기, 우체국 업무보기, 기분표현하기, 병원가기, 경험 말하기, 중국어로 인터넷 검색하기, 날씨표현하기, 공항 이용하기에 관한 표현을 배울 수 있다. 물론 '중국어 발음과 품사 정리'를 미리 간략하게 정리해주지만, 이 책의 수준으로 봐서는 어느 정도 중국어가 가능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기에 크게 필요해 보이지는 않는다.

각 장의 구성은 먼저 역에 대한 간단한 소개로 시작한다. 그리고 '공부하기'에서 단어와 중요한 문장, 회화를 소개하고, '실전여행'에서는 더 많은 표현과 여행 팁을 제시한다. '기억하기'에서는 테스트를 통해 공부한 것을 점검할 수 있다.

이 책의 특징은 SIM카드 사기, 웨이보로 맛집을 검색해서 내비게이션으로 찾아가기, 핸드폰, 셀카봉, 보조 배터리, 건전지, 비행기 탑승구와 같은 현실 여행에서 바로바로 쓸 수 있는 단어와 표현들을 예문에서 사용하고 있어서 기존의 일반 회화책과는 다르게 트렌디하다. 또한, 책과 함께 QR코드를 통해 동영상 강의를 이용하거나, 출판사 홈페이지에서 원어민 음성을 다운 받아 들으면서 공부할 수 있다.

여타의 책처럼 앞부분이 쉽고, 뒤가 점점 어려워지는 구조가 아니다. 오히려 처음 호텔 체크인을 위한 표현이 낯설어서 어려울 수 있고, 뒤에 나오는 시간 표현과 같은 것은 기초 회화에서 배우기 때문에 쉬울 수 있다. 책 전체로 보아 난이도는 초급을 마친 수준이면 되겠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중국어를 배우는 흥미로운 책이다. 어려워 보이는 문장을 완벽하게 말하지 못하더라도, 단어만이라도 올바르게 사용해서, 음식도 주문하고, 가고자 하는 장소도 물어보며 베이징 시를 여행해 보고 싶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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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15번의 무역전쟁 - 춘추전국시대부터 팍스 아메리카나까지
자오타오.류후이 지음, 박찬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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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은 세계 패권을 쥐고 있는 미국이 이에 도전하는 중국에 대한 제재를 통해 세계 최강의 자리를 지키고자하는 경제적 제재다. 이러한 무역전쟁은 세계사를 통해 여러번 나타나는데 군사를 동원한 무력전쟁이 아닌 무역전쟁의 관점에서 본다면 흥미롭겠다. 두 중국인이 쓴 이 책의 관점이 궁금하다.

책은 3부로 나누어, 춘추시대부터 현재 미중 무역분쟁에 이르기까지 15번의 세계 무역전쟁의 쟁점과 결과를 정리한다. 1부 왕조의 흥망을 좌우한 무역전쟁(춘추전국부터 대항해 시대까지), 2부 전 세계 패권을 뒤흔든 무역전쟁(대륙봉쇄부터 대공황까지), 3부 바로 오늘의 무역전쟁(제2차 세계대전부터 미중무역전쟁까지)다.

무역전쟁의 원인은 처음에는 서로 보완하며 발전하던 두 나라가 경쟁우위가 같아지면 서로 무역마찰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발전한 나라에서는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덤핑을 시도하고, 개도국은 보호무역으로 대응한다. 그런 무역마찰과 충돌은 역사적으로 해당국이나 관련된 세계 여러나라에 손해를 끼치고 끝이 난다. 나아가 경제적 무역분쟁이 정치적 위기까지 초래하여 왕국이 망하거나 정권이 바뀌기도 한다.

15번에 걸친 무역전쟁 중에서 역사를 바꾼 무역전쟁은 첫째 명나라의 호시무역, 대항해시대를 연 '향료무역', 2차세계 대전을 촉발한 '관세전쟁'이다.

호시무역은 중국 중원을 차지한 왕조와 북방 유목민족간의 변경무역을 말한다. 한나라 때 시작되었고, 중국의 여러왕조를 거치며 잘 조정되었다. 그러나 인삼을 매개로 변방의 누르하치는 명나라를 몰아내고 중원을 차지하게 된다. 무력을 쓰지 않고 중원을 차지한 역사다.

대항해 시대는 서양의 여러나라가 동양의 향료를 차지하기 위한 무역전쟁이다. 세기 별로 독점국이 바뀌어 가며 이어진다. 16세기에는 포르투갈이, 17세기에는 네덜란드가, 18세기에는 영국이 주도권을 차지한다.

두 번에 걸친 세계대전은 먼저 유럽의 관세전쟁으로 상대국에 손해를 입히며 1차대전이 발발하였고, 2차대전 역시 미국이 수입관세를 올리며 시작되었다. 관세전쟁에 이어 덤핑전쟁도 일어났는데, 1930년대 일본은 전세계에 상품 덤핑을 시행하고, 독일은 석탄과 시멘트 덤핑으로 수출을 늘렸다. 또한, 상대국의 화폐를 위조하여 경제시스템을 붕괴시키려는 시도도 있었는데 독일이 영국 파운드를, 일본이 중국 법폐를 위조하여 화폐전쟁을 몰고 왔다.

현대로 오면서 미국의 무역전쟁 범위는 점차 넓어지는 듯하다. 한국전쟁 때 미국의 '중국봉쇄'는 소련을 비롯한 중국봉쇄 비참여국들의 비협조로 실패로 돌아갔다. 미소냉전 시 소련을 붕괴시킨 것도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간의 유가하락 정책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소련의 안이함 때문이다. 세계 2인자가 되려는 일본의 성장에 미국은 플라자합의와 301조를 동원하여 일본경제를 침체에 빠뜨리게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미국의 대일무역은 여전히 적자다. 중남미의 바나나에 얽힌 EU와의 WTO제소와 철강수출에 대한 WTO제소 역시 미국이 벌이고 있는 무역전쟁의 일부였다. 수많은 무역전쟁을 치룬 미국이지만 대부분 큰 이익을 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무역전쟁을 일으키는 이유는 패권이 약해진다고 느낀 탓에 공격적이게 된다고 저자는 평가한다. 현재의 미중무역분쟁 역시 이러한 맥락이다.

현재 미중 무역전쟁이 진행 중인 이때, 중국인의 관점에서 세계 무역전쟁사를 훑어보고 내린 결론은 무역전쟁이 양국은 물론 세계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이 패권을 지키고 싶지만 스스로 약해진다고 느낄 때 상대를 제압하는 용으로 무력전쟁 대신 무역전쟁을 시도하는 것이다. 무역전쟁의 실효는 높지 않다. 그러나, 역사 속에서 무역전쟁으로 명나라가 망하고, 소련이 무너지는 등의 막강한 파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으로서는 대응에 있어 소홀해서는 안될 것이다.

간결한 문체와 세계무역전쟁사라는 주제에 충실하고 있어서 집중하기 좋은 책이다. 서구 중심의 책을 주로 읽었다면 다른 한 편에 있는 중국 관점의 책으로 읽기 좋겠다. 비교적 객관적인 서술 때문에 저자의 주관적인 스탠스를 찾기 어렵다. 단지 많이 알려지지 않은 중국의 무역전쟁이 역사를 바꾸었다고 포함시킨 것이 조금 치우쳤다면 치우쳤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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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편한 혼밥 - 세상 어디에도 없는 1인분 레시피 세상 편한 혼밥
박미란 지음 / 대경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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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독립하게 된 아이에게 한 권 건네고 싶은 요리책이 필요한가? 아니면 이제 막 결혼한 신혼부부에게 쉬운 요리책을 권하고 싶은가? 그것도 아니면 자녀들을 출가시키고 둘만 남은 부부만에게 딱 먹을 만큼만 해먹고 싶은 메뉴를 모은 책을 구하고 있다면 반가울 책이다.

이 책은 집에 있는 재료로 혹은 가까운 수퍼에서 간단한 재료를 사다가 한 끼 뚝딱 해 먹을 수 메뉴만 모은 요리책이다. 주로 한식으로 구성되어 있고, 갈비찜과 같은 거창한 요리는 포함되지 않는다. 만들기 쉽고 간단하게 뚝딱 해먹을 수 있는 메뉴 50가지를 소개한다.

메뉴에는 탕과 찌개, 밥요리, 면과 파스타, 구이요리, 모닝메뉴, 샐러드, 볶음과 조림, 부침요리, 김치요리가 있다. 주재료는 요리 하나에 5가지를 넘지 않는다. 그것도 시판되는 면과 우동 같이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에 고기나 새우, 골뱅이 같은 재료를 추가해 뚝딱 차려내면 된다. 그대신 양념은 간장을 비롯해 미림, 고추장, 참기름 등 한식에 필요한 것들은 다 갖추어야한다.

아침에 간단한 샐러드나 프렌치 토스트, 오무라이스부터 점심에 간단한 면요리나 볶음밥류와 저녁을 위해 골뱅이무침이나 생선구이 등을 차리면 삼시세끼로 만족스럽다. 매 끼 뭘 먹을까로 고민하지 말고 이 책을 후루룩 펼쳐보면 뭘 먹을지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의 레시피를 따라 엄마인 내가 골뱅이비빔라면을 만들고, 아이가 오무라이스를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쉽고 금방이어서 놀랍다. 간은 싱겁게 먹는 우리집 입맛에는 조금 강한 듯하다. 몇 번 해 보면서 집집의 입맛에 따라 간조절을 하면 자기만의 레시피로 정착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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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글이 구린 건 맞춤법 때문이 아니다 - 밋밋한 글을 근사하게 만드는 100가지 글쓰기 방법
개리 프로보스트 지음, 장한라 옮김 / 행복한북클럽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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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미국을 대표하는 글쓰기 전문가이자 전문 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글쓰기 학교 WRW(The writers retreat workshop)을 만든 사람이다. 소설, 전기, 기사와 같은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 경험을 통해 저자는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써서 독자들의 인기를 얻는지 100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원제는 "100 Ways to Improve your writing"이다.

책은 11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쓰지 않고도 글쓰기 실력을 기르는 방법, 2장 작가의 벽을 넘는 방법, 3장 강렬하게 글을 시작하는 방법, 4장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하는 방법, 5장 문체를 다듬는 방법, 6장 말에 힘을 싣는 방법, 7장 독자의 호감을 얻는 방법, 8장 문법 오류를 막는 방법, 9장 문장부호실수를 막는 방법, 10장 비호감을 사지 않는 방법, 11장 스스로 글을 고치는 방법이다.

글을 잘 쓰기 위한 준비부터, 어떻게 글의 구조를 구성하고, 문장을 쓰고, 독자의 호감을 얻는지, 또한 문법적인 실수를 줄이고, 퇴고를 하는지까지 잘게 나누어 설명하고 있으니 빠진 것이 없어 보인다.

글쓰기 전에는 어휘력을 늘리고, 무엇이든 다양하게 읽으라고 조언한다. 작은 공책을 준비해서 생각, 의견, 관찰한 것, 재치있는 내용을 적어두라고 하는데, "알쓸신잡"에서 김영하 작가가 작은 수첩을 꺼내 방금 들은 흥미로운 이야기나 단어를 적는 모습이 생각난다. 그 수첩이 저자가 말하는 작가의 공책이 아닐까한다.

글을 쓸 때는 짧게 쓰는 것을 강조한다. 긴 단어와 긴 문장은 명확한 의사 전달도 어렵고 독자를 지루하게 만들 수 있다. 짧은 단어와 짧은 문장 쓰기를 연습해야한다. 이를 테면, '한 달에 한 번'을 '매달'로 쓴다든지, 허약한 동사인 '보다'보다는 강력한 동사인 '눈여겨보다'나 '훔쳐보다'로 더 예리하게 표현한다든지, 일반적인 명사 '차'보다는 '재규어'와 같이 구체적인 명사를 사용하면,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부유한 사람임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 잘 쓰는 것이다.

퇴고 시에는 아래와 같은 질문을 꼭 던져 보라고 한다.

"소통을 잘 했나? 독자를 기쁘게 만들었나?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선사했나? 독자를 즐겁게 하고, 정보를 제공하고, 독자를 설득하고, 내 생각을 명확히 드러냈는가? 독자가 원하던 것을 주었나?(284쪽)" 이 질문에 전부 그렇다는 답이 나오면 성공적이다.

사실, 제목은 글쓰기에서 맞춤법이 중요하지 않다고 하는 듯 하지만, 저자는 철자와 문법, 문장부호에 대해서도 자세히 다루고 완벽하게 쓰도록 노력하라고 조언한다. 오타는 신뢰도를 떨어뜨려 글에 푹 빠져 있던 독자를 홀딱 깨버리게 하는 주범이기 때문이다.

보통의 미국 책들이 그렇듯 이 책도 설명을 하면서 흥미로운 사례와 이야기들을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어서 지루할 새가 없다. 또한 다양한 장르의 예문을 제시하면서 잘 쓴 글과 그렇지 않은 글을 비교 분석해 주기 때문에 읽고 이해하기 쉽다.

우리말로 글을 쓰는 사람뿐 아니라 영어로 글을 써야하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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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엠파티쿠스가 온다 - 초연결 시대를 이끌 공감형 인간
최배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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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엠파티쿠스는 공감하는 인간이다. 4차산업혁명이라고 일컫는 초연결시대를 이끌 인재형이다. 영국중심의 1차산업혁명과, 미국중심의 2차산업혁명을 거쳐, IT혁명의 3차산업혁명에서 이제 초연결 시대인 4차산업혁명으로 이행하는 시기다. 이 시기는 누구에게나 '새로운 처음'이다. 그에 맞는 산업전반의 개편은 물론, 새로운 산업이 요구하는 인재가 필요한 때이다. 4차산업혁명이 현재 어떠한 상황인지 알아보고, 이 시기에 어떠한 인재를 원하는지 알아보자.

책은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초연결 세계의 문이 열리다, 2부 공감, 초연결 세계의 가치가 되다, 3부 호모 엠파티쿠스가 온다, 4부 K방역, 한국의 미래가 되다.

1차산업혁명이 시작된 이래로 현재까지의 경제사를 훑는 듯한 느낌이다. 4차 산업혁명은 탈공업화, 금융화, IT혁명을 거치며 태어났지만,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시대다. 언뜻 IT로 대변되는 3차혁명과 초연결 디지털 시대로 대변되는 4차혁명이 서로 비슷해보이지만 큰 차이가 있다. 바로 사람이다. 이를 테면, 삼성전자는 3차산업혁명을 대표하는 제조업자로서 기술이 좋은 핸드폰을 양산하는데 머물지만, 애플은 핸드폰에 다양한 앱을 통해 사람들을 불러 모으며 그 구축된 데이터를 자원으로 이용하는 것이 다르다. 삼성전자는 3차산업시대에 머물러 있고, 애플은 4차산업시대에 있는 것이다.

3차 산업혁명시기의 한국의 닷컴기업은 미국의 구글, 아마존, 애플과 같은 플랫폼기업으로 진화하지 못했다. 사람을 연결하는 것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야후의 경우 검색엔진으로 선발자였지만 서비스를 유료화하며 사람들의 트래픽을 끊어 버렸다. 후발주자인 구글은 유튜브와 어스 지도와 같은 다양한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함으로써 사람들을 연결하고 쌓인 빅데이터를 이용해 광고와 쇼핑의 분야로까지 확장시켜 최고의 플랫폼 기업이 되었다.

이러한 '디지털 생태계'에서는 어떠한 인재가 필요한가? 근대교육은 지식의 주입에 초점을 맞추지만, 지금은 정보를 기반으로 사람을 이해하고 세상을 해석하는 능력이 필요한 시대다. AI가 축적된 빅데이터를 인간보다 훨씬 빠르게 습득하고 분석하므로, 인간은 AI가 만들어 놓은 분석을 기반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해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 내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필요한 능력이 4C(Creativity 창의성, Critical thinking 비판적사고, Communication 소통, Cooperation협력)다. 데이터를 이용하여 좋은 아이디어로 문제를 찾아내고 다른 사람과 협력하여 문제 해결하는 역량이다. 개인주의 성향의 경제적 인간(호모 이코노미쿠스:이기적인 경제인)은 이익공유를 매개로 자원을 연결하여 가치를 창조하는 디지털생태계 인간형으로는 적합치 않다. 공감하는 인간(호모 엠파티쿠스), 자율적인 인간(호모 오토노모스)이 21세기 인간형이다. 이들은 공감, 자율을 디지털 생태계에 담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점은 플랫폼 기업은 기존 제조기업보다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만들어내는 일자리도 저임금 일자리다. 경쟁에서 승리한 기업들에게 부가 몰리는 승자독식 시장구조와 앱기반 긱경제의 새로운 플랫폼노동자는 노동권조차 보장되지 않는 양극화가 문제다. 이 해결책이 기본소득, 혹은 사회배당금이다. 기본소득만으로는 충분치 않아 다른일을 해야할 정도의 금액이라면 좋다. 또한 노동시간을 줄이고 일자리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한데, 미래에는 주3일 근무가 정착될 것으로 보는 미래학자(제레미 리프킨)도 있다. 나머지 시간은 자신의 인생에서 도움을 줄수있는 일을 하면 된다.

초연결의 또다른 문제는 전염의 문제다.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K방역'은 개방성-투명성-연대-신뢰-자발적 협력으로 세계를 리드했다. 반면 선진국인 이탈리아, 스페인, 미국, 프랑스는 '중심주의'와 '개인주의' 문화로 그 한계를 드러냈다. 자신들은 주변국에 영향을 미칠 수있으나 영향은 받지 않겠다는 '중심주의' 사고,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감염자 추적시스템 도입을 거부하는 '개인주의' 문화로 거대한 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경제적으로도 한국은 봉쇄나 강제 자가격리를 하지 않아 이들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입지 않았다. 흥미로운 것은 한국의 '눈치문화'는 사회전체 분위기를 읽고 개인의 행동을 자제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는 말인데, 이에 동의한다.

부동산에 대한 저자의 의견은 꽤 급진적이다. 부동산에서 얻는 불로소득은 개인뿐아니라 기업도 상당하다. 이러한 소득은 부동산을 소유하지 못한 하위계층에서 이전된 소득이므로 경제적 비효율성과 부도덕함을 내포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구글시대의 정전제를 도입하자고 제안한다. 토지를 국민공유제로 더이상 부동산에서 과도한 불로소득을 기대하지 않으면 부동산은 정상화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책은 4차산업혁명에 대한 세계석학들의 인터뷰를 담은 <거대한 분기점>에서 언급된 내용을 좀더 저자의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쓴 듯한 느낌이다. 저자의 방대하고 전방위적인 분석을 통해 좀더 한국 중심에서 세계를 보고, 세계 속에서의 한국을 이해하기에 좋다. 또한 참고문헌 자료는 저자의 주장에 신뢰감을 높인다. 이를 테면 현재의 토지 불균형이 조선시대보다 심하다고 언급하는데 그 근거로 참고문헌을 제시한다.

저자는 중간중간 질문을 자주 던진다. 이를 테면, 마스크 쓴 것에 대한 선택의 자유를 이야기할 때, 우리 한국인은 타인의 권익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우리가 가진 자유의 정도를 조정한다. 그런데 미국은 이것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왜일까? 라고 말이다. 그러면 독자는 잠시 생각하게 되고 저자의 논리에 따라 자신의 생각과 같은지 다른지를 살피며 읽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4차산업혁명에 대한 총정리 책이다.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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