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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글이 구린 건 맞춤법 때문이 아니다 - 밋밋한 글을 근사하게 만드는 100가지 글쓰기 방법
개리 프로보스트 지음, 장한라 옮김 / 행복한북클럽 / 2020년 8월
평점 :
저자는 미국을 대표하는 글쓰기 전문가이자 전문 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글쓰기 학교 WRW(The writers retreat workshop)을 만든 사람이다. 소설, 전기, 기사와 같은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 경험을 통해 저자는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써서 독자들의 인기를 얻는지 100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원제는 "100 Ways to Improve your writing"이다.
책은 11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쓰지 않고도 글쓰기 실력을 기르는 방법, 2장 작가의 벽을 넘는 방법, 3장 강렬하게 글을 시작하는 방법, 4장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하는 방법, 5장 문체를 다듬는 방법, 6장 말에 힘을 싣는 방법, 7장 독자의 호감을 얻는 방법, 8장 문법 오류를 막는 방법, 9장 문장부호실수를 막는 방법, 10장 비호감을 사지 않는 방법, 11장 스스로 글을 고치는 방법이다.
글을 잘 쓰기 위한 준비부터, 어떻게 글의 구조를 구성하고, 문장을 쓰고, 독자의 호감을 얻는지, 또한 문법적인 실수를 줄이고, 퇴고를 하는지까지 잘게 나누어 설명하고 있으니 빠진 것이 없어 보인다.
글쓰기 전에는 어휘력을 늘리고, 무엇이든 다양하게 읽으라고 조언한다. 작은 공책을 준비해서 생각, 의견, 관찰한 것, 재치있는 내용을 적어두라고 하는데, "알쓸신잡"에서 김영하 작가가 작은 수첩을 꺼내 방금 들은 흥미로운 이야기나 단어를 적는 모습이 생각난다. 그 수첩이 저자가 말하는 작가의 공책이 아닐까한다.
글을 쓸 때는 짧게 쓰는 것을 강조한다. 긴 단어와 긴 문장은 명확한 의사 전달도 어렵고 독자를 지루하게 만들 수 있다. 짧은 단어와 짧은 문장 쓰기를 연습해야한다. 이를 테면, '한 달에 한 번'을 '매달'로 쓴다든지, 허약한 동사인 '보다'보다는 강력한 동사인 '눈여겨보다'나 '훔쳐보다'로 더 예리하게 표현한다든지, 일반적인 명사 '차'보다는 '재규어'와 같이 구체적인 명사를 사용하면,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부유한 사람임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 잘 쓰는 것이다.
퇴고 시에는 아래와 같은 질문을 꼭 던져 보라고 한다.
"소통을 잘 했나? 독자를 기쁘게 만들었나?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선사했나? 독자를 즐겁게 하고, 정보를 제공하고, 독자를 설득하고, 내 생각을 명확히 드러냈는가? 독자가 원하던 것을 주었나?(284쪽)" 이 질문에 전부 그렇다는 답이 나오면 성공적이다.
사실, 제목은 글쓰기에서 맞춤법이 중요하지 않다고 하는 듯 하지만, 저자는 철자와 문법, 문장부호에 대해서도 자세히 다루고 완벽하게 쓰도록 노력하라고 조언한다. 오타는 신뢰도를 떨어뜨려 글에 푹 빠져 있던 독자를 홀딱 깨버리게 하는 주범이기 때문이다.
보통의 미국 책들이 그렇듯 이 책도 설명을 하면서 흥미로운 사례와 이야기들을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어서 지루할 새가 없다. 또한 다양한 장르의 예문을 제시하면서 잘 쓴 글과 그렇지 않은 글을 비교 분석해 주기 때문에 읽고 이해하기 쉽다.
우리말로 글을 쓰는 사람뿐 아니라 영어로 글을 써야하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