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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리 서양철학사 - 소크라테스와 플라톤부터 니체와 러셀까지
프랭크 틸리 지음, 김기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3월
평점 :
이 책의 저자인 프랭크 틸리 교수는 프린스턴대학교에서 철학교수로 학생을 가르쳤고 1939년에 타계했습니다. 20세기 전반에 걸쳐 미국 주요 대학의 철학 교재와 일반 독자들의 교양서로 널리 읽혔다는 이 책은 지금으로부터 백 년도 더 전인 1914년에 초판이 발행됐고 수차례에 걸쳐 개정을 거친 오랜 역사가 담긴 책입니다. 그래서 당연하게도 현재의 시점에서 '현대' 철학이라고 할 만한 내용은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한 '현대'란 20세기 초를 의미한다는 점을 미리 주의해서 읽어야 하죠.
저명한 철학자인 저자가 심혈을 기울여 쓴 총 800여 쪽 분량의 이 책은 크게 그리스 철학, 중세 철학, 근대 철학의 3부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여기에는 소크라테스와 플라톤부터 데카르트와 스피노자, 니체와 러셀까지 우리가 한 번쯤 들어 알 만한 철학자들의 철학이 집대성돼 있지만, 분량으로 보았을 때 근대 철학의 태동기인 르네상스 시대부터 대륙 합리론과 영국 경험론, 계몽 철학, 칸트와 헤겔을 거쳐 현대 실증주의와 실용주의, 분석철학까지 다룬 근대 편이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합니다. 저자는 철학사에서 나중에 등장하는 체계들이 앞선 학파에 대해 아주 훌륭한 비판을 제공한다고 보고 자신의 비판은 최소한으로 줄였다고 하는데서 이러한 조금 편중된 분량의 배중 이유를 찾을 수 있겠습니다.
또 저자 스스로 철학자들과 그들의 관계에 대한 이해를 명료하게 하려는 목적으로 책을 쓴 만큼 문체의 명료함과 단순함을 추구했다고 하는데, 워낙 그 내용이 방대하고 쉽게 접근하기에 어려운 개념들이 많아서 요즘 쏟아져 나오는 철학 요약서들처럼 페이지를 쓱쓱 넘기기는 힘들었네요. 이 책은 크게 그리스 철학, 중세 철학 그리고 근대 철학의 3부로 구성되어 있어요. 여기에는 근대 철학의 태동기인 르네상스 시대부터 대륙 합리론과 영국 경험론, 계몽 철학, 칸트와 헤겔을 거쳐 현대 실증주의와 실용주의, 분석철학까지 다룬 근대 편이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합니다.
이렇게 이 책은 그리스 자연철학에서부터 저자가 살았던 20세기 초 실증주의, 분석철학까지 모두 22장에 걸쳐 물 흐르듯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막힘없이 연결되어 탈레스와 피타고라스를 거쳐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를 짚고 푸앵카레와 존 듀이까지 이어집니다. 이 책에서 인상적인 부분을 예를 들면,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에 대한 설명에서 저자는 사르트르의 실존주의는 스승 하이데거의 실존주의처럼 신학적이라기보다, 신은 죽었다는 니체의 무신론적 공식에 영향을 받아 세속적이며 무신론적이며, 또 샤르트르의 의식 개념은 데카르트적 기원을 가지고 라고 지적해요.
미국 각 대학에서 20세기 전반에 걸쳐 철학 교재로 많이 채택된 책이라는 이 책에 대한 소문은 들었지만,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네요. 이전에 읽은 철학사에 대한 기억이 가물가물한 데요. 이 책을 통해서 다시 철학 개념을 살려볼 수 있었어요. 특히 저명한 철학 개론서로서 비교적 쉽게 서술되어 있어서 곁에 두고두고 철학자들에 대해서 찾아보며 이해하기에 정말 좋은 책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