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데이 - 1944년 6월 6일, 노르망디 상륙작전
앤터니 비버 지음, 김병순 옮김 / 글항아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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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최악의 오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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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미 라센진의 육해공 대작전
하야미 라센진 지음, 진정숙 옮김 / 길찾기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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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무기들이 다 병身 같은데 尊나 멋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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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심리학
데이브 그로스먼 지음, 이동훈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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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매우 우연한 기회였다. 지난 2008년 일본의 밀리터리 만화가인 고바야시 모토후미 화백의 만화책 《무기와 폭약》을 보았는데, 그 책의 저자후기에 이 책이 소개되어 있었다. 아니, 그 저자후기 전체가 이 책의 독후감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이 책에 대해 길고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그 글을 보고 이 책에 대해 매우 큰 흥미를 느꼈다. 어떤 책인지 꼭 읽어보고 싶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크게 실망도 느꼈다. 당시만 해도 이 책이 일본에서는 번역되었는데(번역명 ??における「人殺し」の心理?, 역자 安原和見)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번역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슬슬 잊혀져 갈 때쯤 너무나 놀랍게도 이 책이 한국어판으로 나온 걸 알게 되었다.

 

저자는 인간은 본능적으로 동류 인간을 죽이기 싫어한다는 전제로부터 이 책을 시작한다. 그러나 인간은 한편으로 ‘살인에 관련된 사업’인 전쟁 또한 끊임없이 해왔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전시에조차 적을 향해 제대로 사격을 가하는 병사들의 비율이 20%가 안 넘더라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병사가 살인을 싫어하는 마음을 극복하고, 전시에 적을 향해 제대로 사격을 가하게 하기 위해 미군은 실전과 가급적 똑같은 환경에서 사격훈련을 할 수 있는 사격훈련 프로그램과 시설(한국군 용어로는 ‘자동화 사격장’이라고 한다)을 개발했다. 그 결과 베트남 전쟁에서 미군의 사격비율은 무려 90~95%까지 올라갔다.

 

또한 한편으로 미군은 베트남 전쟁 때부터 인사 배치의 효율화와 합리화를 추구해왔다. 과거의 전쟁, 예를 들면 제2차 세계대전 같은 경우 병력의 기초훈련과 전선 투입, 철수는 철저히 부대, 최소한 중대 단위로 이루어졌다. 병사가 기초훈련을 함께 받은 훈련소 동기들과 모두 함께 같은 날짜에 전쟁터에 갔다가 역시 모두 같은 날짜에 귀국한다는 얘기다. 부대원 간의 결속력이 크게 증대되는 심리적 효과는 있다. 그러나 번거롭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래서 기초훈련을 마친 신병을 개인 단위로 전지인 베트남에 보내고, 일정한 파견 기간이 끝나면 역시 개인 단위로 귀국시키는 새로운 방식을 적용했다. 병사를 그저 수치적 전투력으로만 파악되는 ‘자원’으로 여기는 시각으로 보면 이만큼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제도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정책은 병사들간의 결속력과 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심리적 안정이라는 무형의 이득을 날려버렸다. 그리고 전쟁터에서의 살인이라는 극한 체험에 따르는 후유증과 결합하여 전쟁 후 PTSD 환자의 대량발생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미국 사회를 강타했다.

 

저자는 이로부터 미국 사회의 폭력 증가의 원인을 찾는다. 미국 사회는 베트남 전쟁기에 군인들을 훈련시켰던 방법과 원리상 차이가 없는 방식으로 아이들의 살해에 대한 저항감을 없애고 있다는 것이다. 묻지마 식의 가혹한 폭력이 난무하는 영화와 드라마 등 대중매체, 일인칭 슈팅 게임(FPS), 광선총 사용 슈팅게임(LGS) 등이 그 구체적인 수단인 ‘살인 시뮬레이터’로 거론되고 있다. 그는 이러한 미디어와 게임은 물론 무기 보유의 자유를 규제해야 미국 사회의 폭력이 감소될 것이라고 하면서 논의를 마친다.

 

내가 제일 먼저 느낀 것은 저자의 주장이 한국의 현실과 의외로 꽤 잘 오버랩된다는 것이었다. 나는 21세기인 지금도 군사 개발독재 시대의 망령이 이 나라 사람들, 특히 기성세대의 머릿속을 지배한다고 믿고 있다. 군사 독재정권은 전국을, 그리고 전국민의 마인드를 병영화시켰다. 그것은 북한과 절대 빈곤이라는 두 상존하는 위협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자신들의 취약한 정통성을 숨기고 지배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한 면모가 가장 유감없이 드러난 것은 이 나라의 교육계였다. 아직까지도 이 나라의 10대에게 주어진 유일한 선택지는 공부, 그것도 인간과 세상의 의미를 탐구하는 진정한 공부가 아니라 대학입학시험을 치르고 나면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공부 뿐이다. 그리고 공부를 가르치는 방식도 철저히 군대식이다. 가르쳐준 답을 시험에서 맞추지 못해 성적이 시원찮은 자에게는 ‘사랑의 매’를 빙자한 ‘무제한의 군대식 기합과 구타, 가혹행위’가 가해진다. 아이들은 이러한 ‘조건형성’을 통해 친구들과(아니, ‘대학입시 경쟁자’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하겠다) 무한경쟁만을 할 줄 아는 ‘원자화된 문제풀이 전사’로 변모하게 되고, 덤으로 폭력을 통해 문제를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는 것도 배우게 된다. 하지만 타인과의 원만한 관계를 이루기 위한 소통, 화합, 우정, 예절 같은 덕목들은 일절 배우지 못한다. 그리고 감수성 예민한 10대에 몸에 익힌 이러한 생활태도는 아이의 평생을 좌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오늘날 한국 10대, 아니 더 나아가 산업화 이후 모든 세대가 겪는 폭력, 일탈, 정신적 문제의 상당 부분은 오직 학업성적만을 강조하며 그 외에 모든 것을 경시한 교육과 사회 분위기에 기인할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저자는 비록 미국인이지만 그의 경고는 한국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저자의 의견을 더욱 무시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은 1990년대~2000년대 들어 시작된 한국 영화계의 심상찮은 분위기이다. 바로 이 시기부터 묻지마식 엽기적 범행을 저지르는 잔혹한 캐릭터, 또는 악당에게 초법적인 제재를 가하는 법집행기관 요원 캐릭터들이 충무로의 간판스타로 떠오른 것이다. 그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주유소 습격사건>의 주인공들, <쓰리 몬스터>의 유지호(이병헌 분)나 <공공의 적> 시리즈의 강철중(설경구 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박창이(이병헌 분)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의 특징은 저자도 지적한 '1970년대부터 미국 영화계를 주름잡던 폭력적 주역 캐릭터'의 그것과 정확히 일치한다. 특히 <공공의 적>의 강철중은 뭘로 봐도 한국판 <더티 해리>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한 시대의 대중문화는 그 시대 사람들의 집단 의식 및 무의식을 대표하는 척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한국의 미래는 심히 염려스럽다. 이제 우리도 1970년대 미국이 베트남 전쟁에서 철군하면서 앓았던 폭력 바이러스를 앓을 차례가 된 것인가?

 

하지만 이 책에서 나타난 저자의 주장 중 일부는 결코 가벼이 볼 수 없는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그의 결론, 즉 “폭력적인 미디어가 사회의 폭력 발생을 부추긴다” 라는 주장은 상당한 문제가 있다. 앞서도 말했듯이 대중문화는 그 문화를 낳은 사람들의 집단 의식 및 무의식의 소산이다. 때문에 대중문화는 사회에 일방적으로 영향을 주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사회로부터 영향을 받아 만들어지는 측면도 있는 것이다. 즉, 대중문화와 사회는 상호영향관계이다. 이유없이 잔혹한 범행을 저지르는 캐릭터가 인기 있는 것은 그만큼 대중이 이유없는 잔혹한 폭력에 크게 노출되어 있다는 증거이다. 초법적인 수단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캐릭터가 인기 있는 것은 그만큼 법의 권위가 실추되어 법을 지켜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세상에 대중들이 살고 있다는 증거인 것이다. 대규모 폭력 사태인 지난 1992년 LA 흑인 폭동의 경우를 살펴보더라도 폭동을 일으킨 직접적 원인은 백인 경찰이 흑인 청년인 로드니 킹을 가혹하게 구타한 것이었다. 그리고 간접적 원인은 미국 사회에 뿌리깊게 퍼져 있던 인종 갈등이라는 사회적 문제였다. 여기서 볼 수 있듯이 단순히 미디어만이 인간의 폭력 사용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다. 더욱 근본적인 사회적 불화와 모순이야말로 인간의 폭력 사용을 더욱 더 강하게 부추기는 요인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이러한 점에 대해 심도있게 다루고 있지 않다.

 

또한 이 책을 접한 군대와 법집행기관의 일부 간부들은 자신들의 이론적 및 현장 경험에 비추어, 저자 연구의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2001년 8월, 당시 미국 경찰정책연구회 의장이던 토마스 J. 아베니는 저자와 이메일을 통한 수십 차례의 논박을 치르며 이 책의 정확성을 맹비난하기도 했다(원문은 http://www.theppsc.org/Grossman/Main-R.htm을 참조하라). 저자의 주장과 아베니의 주장 중 어느 쪽이 더욱 진실에 가까운지는 독자 여러분들이 판단할 문제이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이는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한(저자도 인정했듯이) 살해학이 더욱 완전한 모습으로 커 나가기 위한 통과의례일 수도 있다.

 

아무튼 앞으로도 그로스먼의 저서를 포함해 이 분야에 관련된 책이 국내에 많이 소개되기를 바란다. 저자의 말마따나 죽음과 살해는 생각하기조차 섬뜩한 일이지만, 동시에 삶의 일부이기도 하다. 그리고 세상에 알아야 할 가치가 없는 지식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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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오브 브라더스
스테판 앰브로스 지음, 신기수 옮김 / 이미지앤노블(코리아하우스콘텐츠)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지난 2002년에 나온 이 책의 초판본을 보고, 너무나 어이없는 군사용어 번역에 헛웃음이 나왔다. 필자는 당시 이런 글을 썼다.


 

기관단총(sub machine gun)과 경기관총(light machine gun)을 헷갈리는, 비교적 ‘애교로 봐 줄 수 있는’ 오역은 그렇다 치더라도, 여러분은 도대체 ‘반자동 기관총’이나 ‘톰슨 45구경 캐리버 경기관총’이라는 이름의 무기체계를 구경이나 해 본 적이나 있으신지? 기갑, 전차를 다 의미하는 독일어 panzer의 적당한 용례와 해석예를 몰라서인지 ‘팬저여단’ ‘적의 팬저들이 몰려온다’식의 글이 적혀있고, 타이거 I 사진에 ‘타이거 로열-이것도 로열 타이거, 즉 킹타이거의 오기로 짐작되지만-‘이라는 주석을 붙여놓거나, 카빈 소총 사진에 ‘M1 개런드’라는 주석을 붙였다던지 하는 식으로, 그림과 글이 따로 노는 것도 여러 번 봤고, ‘MG-42가 9밀리탄을 분당 750발씩 사격하고 이 총이 개량되어 MG-34가 되었다(!)’하는 식의, 사실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주석을 태연히 적어놓은 것은 그 중에서도 정말 하이라이트라고 할 만 했다. 철십자 훈장을 의미하는 영어 cross of iron을 몰라서 ‘철제 십자가’라고 번역해 놓은 곳도 있었다. 이것 외에도 2차대전 기본상식만 있다면 발견할 수 있는 버그가 여러 곳이 있지만 일일이 다 적지는 않겠다. 드라마의 명성을 믿고 뛰어난 번역상태를 기대했던 필자에게는 큰 실망이었다. 


 

이런 글을 쓰고 나서 8년이 지났다. 그런데 이 책이 개역이 돼서 새로 나왔다고 했다. 그래도 2002년판에 비해서는 번역이 나아졌겠지 하는 기대감에 한번 비교해 보고자 2002년판을 들고 서점으로 달려갔다.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데는 채 5분도 걸리지 않았다. '9mm 탄을 분당 750발씩 쏘는 MG-42와 그 후계기종인 MG-34', 그리고 '톰슨 캘리버 45구경 반자동기관총', '팬저여단', '타이거 로열' 등은 2010년판에도 그대로 나온다! 물론 2002년판의 '연료전차'를 '연료탱크'로 고치거나, '철제 십자가'를 '철십자 훈장'으로 고치는 등 일부 나아진 부분도 있긴 하지만 2002년판에서 문제가 되었던 부분 몇 군데만 골라 부분 검수해본 결과 고쳐지지 않은 번역오류들이 더욱 많은 것 같다.

2002년 이래 번역의 오류를 바로잡을 시간이 무려 8년이나 있었다. 정 번역자 개인의 능력으로 해결이 안 되었다면 다른 사람의 힘을 빌릴 시간도 충분했을 터이다. 아무리 출판계가 어렵다지만 정말 이래도 되나? 

 

리뷰를 쓰고 나니 누가 '친구 없는 오타쿠'라고 하는데...

이 책의 번역은 군사적인 지식 및 전문용어 번역을 차치하고서라도 충분히 졸역이다.

필자가 서문 1페이지를 리뷰한 내용을 아래에 올릴 테니 읽고 판단하시라.



밴드 오브 브라더스 번역 비평



이 글은 한국어판 <밴드 오브 브라더스>(스티븐 앰브로스 지음, 신기수 옮김, 코리아하우스 2010년 출간)의 번역 품질을 비평하기 위해 작성된 글이며, 원문 관련 각종 사항은 Stephen E. Ambrose, Band of Brothers, Simon & Schuster, 2001을, 번역문 관련 각종 사항은 앞서 말한 한국어 번역서를 기준으로 삼았음을 밝힌다.



*일단 헌사 번역에서부터 문제가 있다.



원문: To all those members of the Parachute Infantry, United States Army, 1941-1945, who were the Purple Heart not as a decoration but as a badge of office.

번역문: 훈장이란 의미를 넘어 참군인의 상징으로 ‘Purple Heart’를 받은 1941년부터 1945년, 미합중국 육군 공수부대원들 모두에게 바칩니다.

비평자 코멘트: office에 언제 참군인이라는 뜻이 있던가? 게다가 ‘1941년부터 1945년’이라는 표현도 대단히 어색하다. 필자라면 약간의 의역을 섞어 이 문장을 이렇게 번역하겠다.

추천 번역문: 1941년부터 1945년 사이에 복무했던 모든 미 합중국 육군 공수부대원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엄청난 희생을 치른 그들에게 전상장은 누구나 갖고 있던 신분증일 뿐, 절대 훈장이 아니었습니다.



*지도에 나오는 지명이 일절 번역되지 않았다. 알아서 보라는 뜻일까?



*원서의 색인(Index)이 번역되지 않았다.



*들어가는 말(Foreword)부터 오역 투성이이다.



원문(13p): They got a lot of attention from visitors, members of board, reporters, TV cameras-the works.

번역문(14p): 그들의 방문은 주위의 관심을 끌었는데,

비평자 코멘트: visitors, members of board, reporters, TV cameras가 일절 번역되어 있지 않다. 그리고 They는 the works, 즉 행사를 의미한다.

추천 번역문: 그 행사는 방문객들, 행사 진행위원들, 기자들, TV카메라맨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원문(13p): There were thousands of World War II veterans at the various events-most of all in a two mile long parade where they rode in army trucks, waving to the hundreds of thousands of people lining the streets, may holding signs they said, simply, "Thank you," others holding up the front page of New Orleans Times-Picayune from V-E Day or V-J Day.

번역문(14p): 그곳에서는 수천 명의 참전용사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가 진행 중이었다. 용사들은 군용트럭을 타고 약 3km에 이르는 퍼레이드를 하였고, 연도에 늘어선 사람들은 뉴 올리언즈 타임즈의 표지를 장식했던 대독전(代獨戰, V-E/Victory Europe)과 대일전(代日戰, V-J/Victory Japan) 승전을 알리는 푯말과 함께 ‘감사합니다’라는 문구가 쓰여진 판을 들고 환호했다.

비평자 코멘트: 딴 건 그렇다 쳐도, 용어 설명에서 한자 표기 및 해설까지 틀렸다. 원어의 V-E Day 및 V-J Day는 각각 Victory in Europe Day, Victory in Japan Day의 약자이며, 유럽전쟁 승전 기념일, 태평양전쟁 승전 기념일 정도로 번역되어야 옳다. 게다가 대일전 및 대독전의 대는 代가 아니라 對이다.

추천 번역문: 수천 명의 제2차 세계대전 참전 용사들이 다양한 행사를 벌였다. 그들 중 대부분은 군용트럭을 타고 3km가 넘는 행렬을 지어 퍼레이드를 벌이며 거리를 따라 늘어선 수십만 명의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구경꾼들 중 많은 사람들은 ‘감사합니다.“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었다. 유럽전쟁 승전, 또는 태평양전쟁 승전 내용을 담은 뉴 올리언즈 신문 <타임 피카윤> 지의 제1면을 들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원문(13p): It was the biggest military parade-bands, marching units, reenactors, fly overs, and, of course, veterans-since World War II.

번역문(14p): 이는 지금까지 그 어떤 군사행렬보다 큰 규모였으며, 붕대를 감고 당시 군복을 입은 배우들과 커다란 풍선까지 동원되어 장관을 연출했다.

비평자 코멘트: 어떻게 해석하면 ‘bands, marching units, reenactors’가 ‘붕대를 감고 당시 군복을 입은 배우들’로 해석되는 걸까?

추천 번역문: 군악대, 도보부대, 역사 재현가, 축하 비행, 그리고 물론 참전용사들까지 어우러진 이 행사는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최대 규모의 분열식이었다.



원문(13p): When a group of rangers marched by, Tom leaped out of reviewing stand to shake their hands and ask for photographs

번역문(14p): 특히 의 주인공 레인저 부대가 모습을 드러내자 톰 행크스는 사열대를 뛰어내려가 그들에게 악수를 청하고 함께 사진 찍어줄 것을 요청했다.

비평자 코멘트: ‘의 주인공’에 해당되는 말은 원문에 없다.

추천 번역문: 레인저 부대가 행군해 오자 톰은 사열대에서 뛰어내려 그들에게 악수를 청하고 함께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했다.



원문(13p): Steven also went up to veterans to ask for auotographs and photographs.

번역문(14p): 스필버그 역시 뒤따랐다.

비평자 코멘트: 스필버그가 레인저 부대원들이 아닌 참전용사들의 사인과 사진을 요구했다는 원문의 내용은 번역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추천 번역문: 스필버그 역시 참전용사들에게 달려가 사인을 해 주고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했다.



원문(13p): They sent me scripts for each episodes.

번역문(p): (번역하지 않았다)

비평자 코멘트:

추천 번역문: 그들은 내게 각 화의 대본을 보내 주었다.



원문(13p): They paid attention to my comments and suggestions-although I must say that in no way am I a scriptwriter.

번역문(14p): 본인은 비록 그 드라마의 작가는 아니었지만, 그들의 요청에 의해 원고와 주연배우들에 대한 나의 조언을 충분히 반영해 주었다.

비평자 코멘트: 원문과는 지극히 동떨어진 번역문이다.

추천 번역문: 나는 비록 드라마 극본작가는 아니었지만, 그들은 나의 조언과 제언에 귀를 기울였다.



원문(13p): I know how to write books, not how to make a series or a movie.

번역문(p): (번역하지 않았다)

비평자 코멘트:

추천 번역문: 나는 책을 쓰는 방법은 알지만, 드라마나 영화를 만드는 법은 모른다.



원문(13p): They also sent scripts to the leading personalities in the story.

번역문(p): (번역하지 않았다)

비평자 코멘트:

추천 번역문: 그들은 이 이야기의 실제 주인공들에게도 대본을 보내 주었다.



원문(13p): Even more, the actors began calling the men they were portraying. How did you feel, they would ask, after this or that happened? Did you smile? Were you elated? Were you depressed? And more.

번역문(14~15p): 해당 배우들도 배역을 파악하기 위해 직접 전화를 하며 당시의 상황과 느낌을 물어보기도 했다.

비평자 코멘트: 차와 포를 너무 많이 떼었다! 이 정도면 번역문이 아니라 차라리 요약문이다.

추천 번역문: 더구나, 배우들도 자신이 연기하는 실존 인물들을 찾아 이런저런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이 사건이 벌어진 후에 어떤 기분이 드셨나요?” “이 때는 미소를 지으셨나요?” “이 때는 신이 나셨나요?” “우울해 하셨나요?” 등의 것들을 물어 보았다.



원문(13p): I've already told, in the Acknowledgements of this book, how I came to write about Easy Company.

번역문(15p): 내가 어떻게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는가는 이미 책에서 소개하였다.

비평자 코멘트: 역시 차와 포를 너무 많이 떼었다.

추천 번역문: 내가 이지 중대에 대한 책을 쓰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책의 ‘감사의 말’ 부분에서도 다루고 있다.



원문(13p): Tom and Steven read the book and decided to make a series out of it, but things weren't quite that simple.

번역문(15p): 행크스와 스필버그는 이 책을 읽고 곧바로 드라마 제작을 결정했는데,

비평자 코멘트: but things weren't quite that simple. 부분이 번역되지 않았다.

추천 번역문: 이 책을 읽은 행크스와 스필버그는 이 이야기에 기반한 드라마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일은 그렇게 간단하게 풀려주지 않았다.



원문(13p): First of all, there are hundreds, indeed thousands, of books on World War II.

번역문(p): (번역하지 않았다)

비평자 코멘트: 이쯤 되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추천 번역문: 우선,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책은 수백 권, 아니 수천 권이나 있다.



*총평

원서의 제13페이지, 그러니까 들어가는 말의 첫 페이지 번역에서만 제대로 번역되었다고 볼 수 없는 문장 또는 누락된 문장이 무려 13개나 나왔다. 원서의 제13페이지에 적힌 한 문장으로 볼 수 있는 글 덩어리의 개수는 채 20개가 안 된다. 특히 원문의 내용 누락은 대단히 심각한 수준이다. 원고 첫 부분에서만 이쯤 되면 나머지 부분은 더 볼 필요도 없다는 것이 비평자의 솔직한 심정이다.

번역자인 신기수 씨는 2002년에도 박순채 씨와 같은 책을 공역하였으며, 이번 2010년판에는 “...공동번역으로 인한 상이한 문체라든가 이름, 관점 등을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꽤 정리했다. 또한 부끄럽지만 오역부분도 다시 검토하여 수정하였다.(번역서 343p)”라고 했는데, 이게 대체 어디를 봐서 그만큼 고친 원고란 말인가?

리뷰한 부분에는 나오지 않지만 비평자가 스팟 체킹한 결과 각종 군사용어의 오역(9mm탄을 쏘는 MG-42, 톰슨 45구경 캘리바 반자동기관총, 타이거 로열 등...)도 2002년판과 거의 차이가 없던데, 도대체 뭘 믿고 독자들에게 이걸 ‘개역판’으로 봐 달라는 것인가?

지난 2002년판을 보고 어떤 독자가 이런 평을 남겼다. “원서와 드라마에서 느낀 감동은 전혀 느낄 수 없는 번역본”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서문 부분을 비교해 보니 2002년판과 2010년판은 별로 달라진 게 없었다.

한국의 독자들은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진정한 감동을 느낄 기회를 이렇게 박탈당해야 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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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선이입니다 2025-02-01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사실이면 그냥 오역 수준이 아니고아에 다른 책을 창작한건데요?심각하네

케로로 2025-02-02 17:20   좋아요 0 | URL
이런 꼴 보기 싫어서 종이 장사판에 뛰어들었는데, 아직도 이런 문제가 개선이 안 되고 있습니다. 참 한심스러운 일입니다.
 
본격 제2차 세계대전 만화 2권
굽시니스트 지음 / 애니북스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모든 면에서 딱 상권의 연장선상에 있는 만화. 즉 상권만큼 좋고, 상권만큼 나쁘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패러디로 살펴보는 2차대전사라는 아이디어 자체는 매우 참신하다. 그러나 그 아이디어를 담아내는 방법 면에서는 여전히 전작에서 나타난 역량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즉 패러디 소재를 모르는 사람도 쉽게 웃을 수 있는 패러디를 만들지 못하고, 그 패러디 소재 지나치게 일본의 애니메이션 또는 게임에 치우쳐 있다. 게다가 전작과 비슷한 볼륨의 하권에서 모든 이야기를 종결시켜야 한다는 점 때문인지 내용의 밀도가 상당히 짙어졌는데, 이로 인해 가독성 약화라는 문제가 새로이 발생했다.  

2차세계대전의 종전을 1945년 4월 30일로 여기고 있거나, 표지에도 태평양전선 관련 인물은 단 한명도 없는 등, 유럽 중심 시각에 치우친 모습도 여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기록적인 판매고를 자랑한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의 젊은 세대가 알게 모르게 일본 서브컬처에 깊숙히 젖어 산다는 현실의 반영일 것이다. 또한 말미에 전쟁의 영향을 평가한 부분에서는 '역시 역사학도'라는 안도감이 든다.

책을 덮으며 이런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우에다 신이나 고바야시 모토후미 처럼 좀더 진지한 방식으로 제2차 세계대전을 그려낼 역량있는 만화가는 없는 것일까. 우리 환경에서 만들어지는 제2차 세계대전 만화는 이것 말고는 없을까 하는 의문이다.

*상권에도 없던 오탈자(심지어는 초판 사은품에까지 오탈자가 발생했다)의 빈발은 이 책의 진지함을 더욱 깎아먹는 요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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