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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제2차 세계대전 만화 2권
굽시니스트 지음 / 애니북스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모든 면에서 딱 상권의 연장선상에 있는 만화. 즉 상권만큼 좋고, 상권만큼 나쁘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패러디로 살펴보는 2차대전사라는 아이디어 자체는 매우 참신하다. 그러나 그 아이디어를 담아내는 방법 면에서는 여전히 전작에서 나타난 역량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즉 패러디 소재를 모르는 사람도 쉽게 웃을 수 있는 패러디를 만들지 못하고, 그 패러디 소재 지나치게 일본의 애니메이션 또는 게임에 치우쳐 있다. 게다가 전작과 비슷한 볼륨의 하권에서 모든 이야기를 종결시켜야 한다는 점 때문인지 내용의 밀도가 상당히 짙어졌는데, 이로 인해 가독성 약화라는 문제가 새로이 발생했다.
2차세계대전의 종전을 1945년 4월 30일로 여기고 있거나, 표지에도 태평양전선 관련 인물은 단 한명도 없는 등, 유럽 중심 시각에 치우친 모습도 여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기록적인 판매고를 자랑한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의 젊은 세대가 알게 모르게 일본 서브컬처에 깊숙히 젖어 산다는 현실의 반영일 것이다. 또한 말미에 전쟁의 영향을 평가한 부분에서는 '역시 역사학도'라는 안도감이 든다.
책을 덮으며 이런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우에다 신이나 고바야시 모토후미 처럼 좀더 진지한 방식으로 제2차 세계대전을 그려낼 역량있는 만화가는 없는 것일까. 우리 환경에서 만들어지는 제2차 세계대전 만화는 이것 말고는 없을까 하는 의문이다.
*상권에도 없던 오탈자(심지어는 초판 사은품에까지 오탈자가 발생했다)의 빈발은 이 책의 진지함을 더욱 깎아먹는 요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