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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트-원 3 - 완결
장우룡 지음 / 길찾기 / 201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수많은 산고 끝에 장우룡 화백의 만화 <바우트 원>의 제1부가 마무리되었다.
전쟁 만화, 아니 만화라는 스토리텔링 장르 자체가 고사 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의 현실에서, 사실적인 필치로 진중하기 그지 없는 성인용 전쟁 만화를 지향하는 장우룡 화백의 <바우트 원>은 그 존재만으로도 매우 소중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바우트 원> 제1부를 끝까지 다 읽은 필자는 장우룡 화백이 어떤 면에서는 일본의 전쟁만화가 '고바야시 모토후미' 화백보다도 더욱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바야시 모토후미 역시 전쟁의 참상을 실감나다못해 드라이한 필치로 묘사한다. 그러나 장우룡 화백의 <바우트 원>, 특히 제1부 제3권에서는 피상적인 전쟁의 묘사 뿐만 아니라, 전쟁이라는 수레바퀴로 인간을 짓뭉개며 전진하는 역사라는 괴물의 그림자는 물론, 그러한 현실에 대한 화백의 안타까움이 보였다. 더구나 그 역사는 다른 나라도 아닌 우리 한국인의, 그것도 채 70년이 지나지 않은 역사이기에 우리 독자의 가슴에 더욱 깊이 다가온다.
이 만화의 '표지만 본' 수많은 사람들이 되도 않는 정치적 색깔론을 들이밀고 있는 모양이지만, 이 책을 '제대로 본' 독자라면 <바우트 원>이 결코 북한의 침공을 정당화하지도, 그렇다고 해묵은 반공 이데올로기를 맹목적으로 찬양하지도 않는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렇게 중용을 지키고, 전쟁이라는 비극에 희생당하는 인간 군상들(다른 사람도 아닌 바로 우리 한국인의 조상들이다. 그리고 또 전쟁이 벌어진다면 바로 우리가 그런 인간 군상이 되어야 한다!)을 부각시켰기에 이 작품의 가치는 더욱 소중하다고 할 수 있다.
또 한편으로, 리얼한 그림체는 물론, 자신이 다루는 소재에 대한 철저한 탐구 정신까지 느껴 더욱 보기가 좋았다. 만화가들이 본인의 군생활을 소재로 그리는 군대 만화에서조차도 군장비나 군복식이 사실과는 크게 다르게 변형되는 점을 감안한다면 놀랍다.
이런 만화가 나올 수 있다는 데 감탄하며, 그러나 이런 만화를 밀어주지 않는 현실에 개탄하며, 어설픈 리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