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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아이 ㅣ 길벗어린이 작가앨범 10
김동성 그림, 임길택 글 / 길벗어린이 / 2008년 7월
평점 :
도회지에서만 살아오던 김 선생님이 첫 발령을 받아간 곳은
면 소재지의 열두 학급짜리 아담한 학교였습니다.
발령이 난 이듬해에 김 선생님은 6학년을 맡게 되셨죠.
선생님이 맡으신 반에는 보선이란 '들꽃 아이' 가 있었어요.
지각이 잦고 공부는 뒤떨어지지만 맡은 일을 열심히 하고
무엇보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매일매일 들꽃을 꺾어와 선생님 책상 화병에 꽂아주니
김 선생님이 가장 먼저 익힌 아이였지요.
아이들이 꽃 이름이 궁금해 자신에게 물어와도
대답 한번 시원하게 못해주는 자신이 싫어
김 선생님은 식물 도감까지 사들고 꽃이름을 공부하십니다.
그러던 어느 날,
김 선생님은 장심부름을 다녀오느라 5교시 수업에 늦은 보선이를 혼내시게 되네요.
종숙이가 보선이가 손전등을 가지고 학교에 다닌다는 말을 전해 듣고 깜짝 놀란 선생님은
여름방학하기 며칠 전 보선이네 집에 직접 찾아가 보시기로 합니다.
보선이네 집으로 가는 숲속길을 걷는 동안
보선이 얼굴이 생각나게 하는 수많은 들꽃들로 너무나 즐거워하시는 선생님~~
두 갈래 길을 만난데다 어둠까지 짙게 깔려 무섭기도 했지만
손전등을 가지고 다녀야 할만큼 이렇게 먼 길을 보선이 혼자서 다녔다는걸 알고
늘 지각하고 손전등을 가지고 다니는 보선이를 이해하게 되시죠.
어렵사리 찾아간 보선이네 집에서는 다섯 집뿐인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선생님께 각종 귀한 음식들을 대접하며 환영해줍니다.
보선이와 선생님은 남은 6학년 생활도 잘 지낼 수 있을까요?? ^^
여러분도 저마다 학교가는 길에 대한 재밌고 소중한 추억이 있으실꺼예요.
저같은 경우엔 365일이면 300일 정도는 감기를 달고 살아서
저학년때까지만 해도 엄마가 늘 업어서 학교 문앞까지 데려다 주시곤 했답니다.
엎어지면 코 닿을만큼 가까운 거리였는데도 말이죠.
엄마가 고생하시는걸 몰랐던 철없던 시절이라 학교 문앞에 가면
엄마 등에서 내리겠다고 발버둥을 쳤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네요. ^^;;
전 그렇게 가까운 거리에 있는 학교도 제 발로 걸어가지 않았는데
보선이는 얼마나 힘겨웠을까요??
학교가 파하고 집에 갈때면 조금만 늑장을 부려도
숲속길이 금세 칠흑같이 어두워졌을테니
손전등을 늘 들고 다녔던게 이해가 됩니다.
6학년이면 아직도 어린데 그 먼길을 혼자 다녔으니
밤이 되면 울어대는 부엉이나 각종 짐승들 소리, 나뭇잎을 스치는 소리만 들어도
혼자서 얼마나 놀라고 무서웠을까요??
그런 무섭고 외로운 등하교길을 수많은 들꽃들을 길동무 삼아
흥겨운 콧노래까지 부르며 다녔을 보선이모습을 생각하니
기특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안쓰럽기도 하네요.
들꽃들 이름을 가르쳐주기 위해 식물 도감까지 사서 공부하시고
보선이의 어려움을 이해하기 위해 그 먼 길을 서슴없이 달려가는
김 선생님의 제자를 사랑하는 따스한 맘이 느껴져 이 책이 더 정겨웠어요.
책의 내용도 더없이 따스하고 정겨웠지만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수많은 들꽃들과
보선이네 집을 찾아가는 김 선생님이 거니시는 숲속길의 그림이였어요.
이 책의 그림작가이신 김동성 선생님께서 얼마나 정성을 다해 그리셨는지
수많은 들꽃들이 실제로 향기를 풍기고
김 선생님과 같이 숲속길을 저도 함께 걷는 기분이 들었답니다.
보선이가 매일 꺾어다준 들꽃들이
김 선생님과 같은 반 아이들의 마음을 환하게 밝혀주었듯이
'들꽃 아이'의 그림들이 제 맘까지 환하게 해주는 것 같았어요.
보선이의 해맑은 웃음도 제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것 같았고요. ^^
선생님이 꽃들의 이름을 몰라 답답하셨듯이
저도 이 책을 보면서 그 꽃 이름을 알려주셨으면 어땠을까
약간은 아쉬운 맘이 들었어요.
마지막 페이지에 책에 소개된
각종 들꽃들의 사진과 간단한 설명만 덧붙여주셨더라면
더 완벽한 책이 됐겠단 생각을 했답니다.
요즘 들어 몸도 마음도 힘든 제게
가뭄에 내리는 단비처럼 정말 제 맘을 시원하게 해주는 책이었어요.
책 내용뿐 아니라 한편의 화집을 장만한 뿌듯함까지 들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