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따로 팝니다
롤리 윈스턴 지음, 박아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내가 이 책의 첫장을 펴보기도 전에 신랑이 먼저 이 책을 개시(?)했다. 
내가 잠깐 컴퓨터에 빠져있는 사이, 책에 이쁘게 둘러진 분홍색 띠지에 우리 신랑의 땀과 침이 얼룩져서 그 이뻤던 띠지가 찢겨지고 구겨져 책을 읽기도 전에 기분이 확 상해버렸다.500페이지에 가까운 두툼한 책이 우리 신랑한테는 푹신한 베개쯤으로 보였나보다. 한창 삐걱거리고 있는 엘리너와 테드 부부 이야기를 읽고 우리 부부 생활의 문제점도 뒤돌아보고 반성하고 또 고쳐나가는 소중한 기회로 만들고 싶었는데 말이다. 표지에 그려진 엘리너처럼 우리 신랑을 향해 소리쳤다."아직 난 이 책 첫장도 펴보지 않았다~~구~~~" 사과는 커녕 오히려 "그럴 수도 있지? 왜 화를 내고 그래?" 라고 같이 버럭대는 신랑을 보니 주인공 엘리너의 심정이 십분 이해가 갔다. 엘리너가 테드에게 화가 났던 건 바로 남자들의 이 무신경함 때문이다.아내 엘리너를 위해 저녁상을 손수 차려주고 아내가 하는 일이라면 무조건 따라주는 자상하고 배려심 깊은 남편이지만 정작 엘리너가 진정 원하는 일엔 반응이 영 시큰둥해서 불임치료도, 유산도, 입양도 엘리너와 테드 즉 우리가 아닌 엘리너 혼자만의 고민인 듯 해서 엘리너의 화를 돋운다. 어쩔 수 없이 엘리너의 말에 몸은 따르고 있지만 정작 거기엔 테드의 마음은 담겨있지 않아 엘리너의 빈정이 상했다고 할까~ (사실 뭐가 미안한지도 모르면서 남자들이 입으로만 미안하다는 말을 해서 안그래도 화가 난 여자들의 화를 더 돋우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아기를 진짜 갖고 싶은 엘리너와는 달리 테드는 아이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듯 했다.유산을 한 후 더이상 고통스런 불임치료를 받느니 입양을 해보자고 진지하게 고려해보는 엘리너와는 달리 테드는 입양은 다음으로 미루고 엘리너와 둘만의 시간을 당분간 갖길 바란다.물론 테드는 착한 남편답게 이런 자기 생각을 입밖으로는 단 한마디도 꺼내지 않는다.하지만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오감에 직감이라는 6번째 감각까지 갖고 있는 여자 중 한명인 엘리너가 테드의 이런 본심을 모를리 없다. 
그래서 서운하고, 그래서 원망스럽고, 그래서 테드한테 사사건건 짜증 부리고 툴툴댄다. (실은 테드도 이쁜 딸을 갖고 싶어했단걸 뒤늦게나마 엘리너도 알게 되지만 말이다. )툴툴대는 엘리너의 화를 풀어줄 길이 없다고 생각한 테드는 헬스클럽에서 몸만들기 프로젝트에 돌입하고 그곳에서 엘리너와는 전혀 다른 매력의 헬스클럽 트레이너 지나를 만나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고 만다. 사장에게 실리콘 밸리 최고의 국제고용법 변호사로 인정받는 엘리너는 유능하고 지적이고 아름답다기보단 사랑스럽고 귀엽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아담 사이즈의 여자인 반면 트레이너 지나는 허리까지 늘어뜨린 긴 머리에 탄력있는 몸매, 잘록한 허리까지 갖춘 남자들이라면 좋아할 수밖에 없는 미인이다.냉소적인 유머로 테드를 즐겁게 해주고 테드를 누구보다 잘 이해해줬던 엘리너는 2년동안 이어진 고통스런 불임치료와 유산으로 이제 테드에게 짜증만 부리기 일쑤지만 지나는 좀 무식하긴 해도 순수하고 주변사람을 잘 배려하고 요리를 못하는 엘리너와는 달리 요리도 잘해주고 엘리너와 더이상 잠자리를 못하게 된 테드의 성적욕구까지 꽉 채워주는 아주 뜨거운 여자다.하지만 테드가 지나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엘리너는 테드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지만 지나는 테드가 세상에서 제일 멋진 남자인 양 떠받들어주고 테드를 필요로 한다는거다.나의 편견인지 모르겠지만 남자들은 여자가 남자 위에서 군림하기보다는 남자가 약한 여자를 감싸주고 보호해주는데서 희열을 얻는것 같던데 여자인 내가 봐도 결단력 있고 능력까지 출중한 엘리너는 우유부단한 테드가 보호해줄 대상이 아니라 테드가 기대고 싶은 대상이라 정이 좀 덜 가는 것도 사실이다.반면 지나는 여리고 순수하고 결혼도 안한 남자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열살짜리 아들 토비까지 떠맡게 돼서 말썽쟁이 아들 때문에 하루도 맘 편할 날이 없으니 안그래도 아이가 안생겨 속상한 테드가 매력적인 지나와 안쓰러운 토비를 돌봐주고 싶은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같은 여자니까 불임과 유산으로 고통받고 있는 아내를 남겨두고 자기 욕심만 채우는 테드가 미울 법도 한데 짜증내는 엘리너를 받아주느라 힘들었을 테드를 생각하니 엘리너가 그랬듯 나도 테드에게 슬며시 연민이 생긴다.유부남인줄 뻔히 알면서 테드를 유혹하고 아들 토비의 수학과외까지 테드에게 떠맡기는 뻔뻔스런 지나야말로 내가 마르고닳도록 미워해야할 대상이지만 매력은 넘치면서도 이제껏 결혼한번 못해보고 지나를 필요로 하는 남자친구는 많지만 변변한 사랑 한번 받지 못한채 박봉에 시달리고 졸지에 말썽쟁이 아들 양육까지 떠맡게 된 지나도 너무 안쓰러웠다.엄마를 무식하다고 사사건건 무시하고 어른들한테도 입바른 소리만 해대고 유부남인줄 뻔히 알면서도 테드가 자기 아빠가 돼주길 바라는 버르장머리 없는 토비는 어른으로서 정말 이해도 안되고 뭐 저런 아이가 다 있냐고 순간순간 화도 났지만 나중엔 열살 아이다운 대책없는 순수함에 슬며시 동정이 갔다.잘 나가는 커리어우먼이지만 원하는 아기는 안생기고 남편은 바람까지 피우는 엘리너의 심정은 뭐 말할 것도 없이 백분 이해되고 말이다."속수무책으로 공감하고 이해하며 등을 토닥여주고픈 충동을 느낀다." 는 박아람님의 역자후기에 담긴 글처럼 이 책의 등장인물은 하나같이 그 우유부단함과 짜증, 질투, 연민 등등 때문에 모두 지긋지긋하고 넌덜머리나지만 한편으론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고 인물 하나하나, 내 작은 품으로나마 안아주고 보듬어주고 싶을만큼 모두 여리고 안쓰럽다. 한편으론 등장인물 모두 그런 숱한 일을 겪으면서 멍해있기보다는 저렇게 잠시도 쉬지도 않고 끊임없이 생각할 수도 있단 사실이 놀랍기도 했다. 엘리너와 지나, 두 여자를 동시에 사랑하면서 두 여자 사이에서 갈팡질팡, 갈피를 잡지 못하는 바람에 두 여자와 지나의 아들 토비에게까지 깊은 상처를 줬던 테드가 지나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청산하고 엘리너에게만 충실했다면? 혹은 엘리너와 이혼을 하고 지나와 토비를 돌보는데 주력했다면 어땠을까? 생각도 해봤지만 그렇게 빠른 결정을 내렸다해도 어리석은 인간이기에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섭섭함은 그래도 평생 두고두고 남을 것 같다. 엘리너의 불임치료, 유산, 남편의 불륜 등등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내가 가보지 못한 길, 영원히 가지 못할 길에 미련을 두기보다는 지금 내가 가고 있는 길을 이쪽저쪽 살피고 뒤도 돌아보고  찬찬히 앞도 살피면서 지금 가진 것에 감사하고 만족할 줄 알아야겠단 생각이 들게 만들어준 책이다. 자상한 테드의 손길을 거부하고 테드에게 짜증만 부려 미안했다는 엘리너의 마음이, 늘 무뚝뚝한 말과 행동으로 내게 상처를 주지만 둘째 사위인데도 친정 대소사엔 늘 발벗고 나서주는 고마운 우리 남편을 떠올리게 해줘서 나한테는 더없이 고맙고 좋은 책이었다. 나 역시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할 줄 모르는 어리석은 인간이지만 이 책을 통해 만족의 미덕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어 참 좋았다. 아홉을 가 있는 동안 하나만 가진 사람은 그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 것처럼 행복은 절대적이 아니라 상대적이라 나같이 평범한 사람한테도 허락된 사치이기에 참 다행이다 여기게 해준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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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원이 황금알을 낳는 경제 이야기 - 올바른 경제개념을 심어주는 어린이 경제 풀과바람 지식나무 13
김남길 글, 심차섭 그림 / 풀과바람(영교출판)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어린이 경제도서 베스트셀러인 [10원으로 배우는 경제 이야기]를 
오늘날 경제 상황에 맞게 확장한 어린이 경제 책"
출판사의 서평을 읽어보고 정말 믿음이 가는 책이었는데
읽어보니 역시나 제 기대에 100% 부응하는 책이었습니다. ^^

책을 받아들자마자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대체 재질이 뭘까?' 궁금해질만큼 책이 아주 말랑말랑하다는거였어요.
말랑말랑한 책의 감촉만큼이나 
어려울 것만 같은 경제공부가 정말 말랑말랑해지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

저희 아들은 아직 초등학교 3학년이라 
사회에서 경제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배우지 않았지만 곧 배우게 될거라 
안그래도 울아들은 사회를 어려워하는데다 
엄마인 저한테도 어렵기만한 경제를 어떻게 또 설명해줘야하는 고민을 하던 차에
이렇게 좋은 책을 만나 어찌나 반갑던지요~ ^^

수요 : 사람들이 상품을 이용하는 양.
공급 :  필요한 상품을 만들어내는 것.
제가 어렸을때만 해도 사회공부를 이런 식으로 딱딱하게 접해서
사회는 이해보다는 암기과목이라고 생각되던 탓에
그저 달달 외워 시험을 봤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요즘은 현명한 부모님도 많으시고 부모님보다 더 똑부러진 아이들도 많아서
굳이 저희때처럼 사회를 단순한 암기과목으로 여기고 
외우느라 힘들어할 필요가 없는 것 같아 정말 다행이예요. ^^
다만, 어떤 책을 선택해주느냐에 따라 
우리 아이들이 사회를 어려워하고 싫어하게 될지, 
아니면 쉽고 재밌게 배울지가 결정되는데
이 책은 아주 쉽고 재미나게 설명돼있어서 저로선 정말 대만족이었습니다. 
앞서 말한 수요와 공급 같은 설명만 봐도
저렇게 딱딱하게 설명돼있는게 아니라 
물 흐르듯, 친절한 선생님이 바로 옆에서 조근조근 이야기해주는 것처럼
찬찬히 설명해줘서 쉽고 재미나게 공부할 수 있어 정말 좋더라구요. ^^
 
아이들의 이해를 돕는데 아주 확실한 보탬이 되는 재미난 삽화도 
정말 제 마음에 쏘옥 들었습니다. ^^
책이 아무리 쉽게 설명돼있어도 뭔가 더 설명이 있었음 하고 바라는 아이들에게
풍부하게 실린 삽화가 아주 확실한 도우미가 돼줄거예요. ^^
앞서 배운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점검해볼 수 있도록 마련된
도전! 골든 벨 100은 간단한 ○X 문제로 구성돼있어
심심풀이 땅콩처럼 아주 재미나게 즐길 수 있고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하는 경제 용어 해설은
어린이 경제 책이란 타이틀에 걸맞는 아주 깔끔한 마무리를 보여줍니다. ^^

어려운 경제가 말랑말랑해지는 책,
우리 아이들 경제공부에 아주 확실한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자신있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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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욱 선생님이 들려주는 방정환 산하인물이야기 1
고정욱 글, 양상용 그림 / 산하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어른들에게 업신여김을 받았던 어린아이를 
어른과 같은 사람으로 존중하는 의미로 쓰인  '어린이' 란 말을 널리 퍼뜨리고 
어린이날을 제정해 우리 어린이들을 기쁘게 해주셨던 분.
어렸을적 위인전 속에서 만났던 방정환 선생님에 대한 기억은 
이정도밖에 남아있지 않더군요. 
그러던 차에 저와 아들이 평소 좋아하는 작가 고정욱 선생님이 쓰신 글로 
어른이 된 지금, 아들과 함께 방정환 선생님을 다시 만나게 되니 
감회가 참 새로웠습니다.

어린이날하니 제 어릴적 어린이날이 생각났어요.
어떤 장소였는지, 몇학년 어린이날이였는지는 기억조차 나지 않지만 
책에도 나와있듯 오색풍선이 하늘을 수놓고
하늘에서 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갖가지 묘기를 부리는 비행기를 
우와 소리 연발해가며 보고
노주현 아저씨가 키운다는 무지 큰 개가 아저씨가 팔에 찬 보호대를
미친 듯이 물고 늘어지는 장면을 보면서 무섭다고 느꼈던 기억만은 
아주 또렷이 나네요.^^
지금이야 어린이날 선물을 뭐해줘야하나 제가 고민하는 입장이 됐지만
그때만 해도 어린이날 뭘 선물해달라고 할까, 어디 놀러가자고 해야하지 하고
행복한 고민을 했던 기억도 나고요. ^^
그런 행복한 고민을 할 수 있는 날을 어린이들에게 만들어주시고
어린이들을 위한 재미난 동화와 잡지 출판, 
글을 못 읽는 사람들을 위한 동화구연와 강연까지
정말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애써주신 방정환 선생님이
33세의 짧은 생을 마감하는 장면에선 저도 모르게 마음 한켠이 아려왔습니다.
당신 병세가 악화되는걸 뻔히 알면서도  병원 갈 시간조차 쪼개 쓸만큼 
어린이들을 위해 최선에 최선을 다해주신 방정환 선생님께
정말 무어라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할지 모르겠네요.
동료들이 괜찮냐고 걱정스레 물을 정도로 창백해진 안색으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애써주시는 것도 모자라
선생님의 일거수일투족을 늘 주시하는 일본순사들의 감시까지 이겨내셔야했다니 
얼마나 수치스럽고 얼마나 고통스러우셨을지 감히 짐작해봅니다.
1931년 7월,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어린이들을 걱정하신 선생님의 그 따스한 마음을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방정환 선생님의 위대한 행보를 
딱딱한 위인전이 아니라 마치 한편의 동화처럼 재미나게, 감동적으로 엮어주신 
고정욱 선생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네요.
할머니께 옛 이야기를 듣는 듯, 편안하고 부드러운 말솜씨와
보통학교나 필명 등 아이들이 다소 어려워할 수 있는 단어까지 아주 쉽게 설명해주셔서 
고정욱 선생님 역시 방정환 선생님처럼
아이들을 위해 참 많이 애쓰고 계신단 생각이 들어 정말 흐뭇했습니다. ^^
동화같이 재미나서 술술 읽히고
그래도 마지막엔 연보가 있었음 하는 제 바람을 듣기라도 하신 것처럼
흑백사진과 함께 수록해주신 방정환 연보는 
방정환 선생님의 발자취를  다시금 느낄 수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

아동문학가이신 고정욱 선생님이 
같은 분야의 한참 선배이신 방정환 선생님의 위인전을 쓰셨을때 느끼셨을
설레임과 막중한 책임감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정말 멋진 책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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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미네이터 몬스터미네이터 1
아멧 자파 지음, 이영 옮김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감독 제리 브룩하이머가 영화로 제작중이고
출간 즉시 월트디즈니 영화사에서 판권을 사가고~
이야~ 책 표지에 둘러진 빨간 띠 내용만 읽어봐도 충분히 호기심이 생기더라구요. 
아직 영화가 다 만들어진 것도 아니라 영화가 상영되기 전, 
누구보다 먼저 시나리오를 받아 읽어보는  듯한,
그런 묘한 만족감이 스멀스멀 올라왔답니다. ^^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라지만 
이 책에서만큼은 그 말이 아주 전혀 통하지 않더라구요.
제가 상상했던 것의 두배만큼은 재미있었고
아멧 자파의 다소 잔인하지만 무한한 상상력에 흠뻑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
책의 마지막 한줄은 2편에 대한 호기심을 마구 자극해서
2편이 언제 나올지 가슴 두근거리며 손꼽아 그날만을 기다리게 만드네요. ^^

사람들을 잡아먹는 몬스터들을 처단해 인간세상을 보호해왔던 몬스터미네이터 가족인
맥피어리스 가문에 최대의 위기가 닥쳐옵니다.
5대조 할아버지부터 아빠까지 조상대대로 몬스터미네이터 일을 해왔던 걸 
이저세야 알게된 미네르바와 맥스는 몬스터들의 습격에서 간신히 목숨을 구하지만
불행히도 아빠는 몬스터들의 왕 자마글로그 앞으로 끌려가 갖은 고문을 당하게 됩니다.
다행히 아빠 몰래 말하는 사전 "몬스트라노미콘" 에 있는 내용을 모두 읽어
틈틈이 몬스터 퇴치 주문과 퇴치약 조제법을 외웠고
어디선가 짠하고 나타난 애꾸눈 코요테, 데빌스톤이 
아빠를 구할 수 있게 도와주겠다 자청하지만
데빌스톤은 왠지 미덥지 못하고 
아직 몬스터미네이터 초짜인 남매가 그 흉악한 몬스터들을 물리치고 
무사히 아빠를 구해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데다 두렵기만 합니다.

동생 맥스는 누나 미네르바를 사사건건 괴롭히고
누나가 그렇게 부르는걸 얼마나 싫어하는줄 뻔히 알면서도
누나 키가 좀 작다고 미니 누나라고 놀려대고
누나 미네르바는 그런 동생이 너무 얄미워서
혹시라도 자기가 맥스를 뒤에서 밀었을때 뼈가 부러지지 않는다면
아주 실망할거라는 무시무시한 말을 거침없이 내뱉는 조금 살벌한 남매예요.
이렇게 사이가 좋지 못한 남매가 아빠를 구하러 모험을 떠나는 과정에서
서로를 위해주고 서로를 걱정해주는 장면은 어찌보면 흔한 내용이지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전해준답니다. ^^
(미네르바가 남자아이들이나 좋아하는 거라며 한심하게만 여겼던)
항해와 해적에 대한 이야기를 누구보다 많이 읽었던 맥스가 
후에 그 재주를 십분 발휘하는 장면이라든지
누구보다 똑똑하다고 자부했던 미네르바가 그 좋은 머리를 활용해
몬스터들을 약올리고 시간을 끄는 등의 기지를 발휘하는 장면은
짜릿한 재미와 흥분까지 안겨줍니다.

책 중간중간 등장하는 몬스터 퇴치법은 동화책이나 만화, 은 영화에서 봤던 마녀들이 
주변의 온갖 이상한 것들을 그러모아  마법의 묘약을 만들 때처럼
재료도 희한하고 제조법도 요상해서
우리 아들이 이런 퇴치약을 직접 만들겠다고 하면 어쩌나 걱정되더라구요. ^^;;
하지만 정말 묘한 것은 '이런 퇴치약이 정말 언젠가는 쓸모가 있겠다.'
어른인 제게도 이렇게 믿게 만들만큼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설명돼있어서
왠지모를 흥분을 느끼게 해준답니다. ^^
정말 괴상한 생김새의 각종 몬스터들의 그림과 자세한 설명은
아이들 호기심을 마구 자극하기에 충분했고
책 사이사이에 있는 세피아풍의 실사는 영화의 한장면을 실제로 보는 것 같아
책을 읽으면서 동시에 영화 한 편을 보고 있는듯한 착각까지 불러일으킵니다.
단 한페이지도 거르는 법 없이 책 구석구석
장난스레 그려진 몬스터들과 각종 벌레와 나뭇잎,열매들은 
보는 재미를 배가시켜주고요. ^^
몬스터들의 끔찍스런 행동이 너무나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묘사돼있는데다
세피아 풍의 사진까지 첨부돼 있어 순간순간 오싹한 기분이 들긴 했지만
정말 숨막히게 재밌습니다. ^^

2편은 도대체 언제 또 출간될까요??
몬스터의 왕 ’자마글로그’가 종으로 부리는 스와글러를
저도 이순간엔 아주 잠깐 종으로 삼고 싶네요.
잔인한 이야기일수도 있겠지만
상대의 뇌를 빨아 원하는 정보를 빼낼 수 있는 스와글러를 
제 종으로 삼아 작가 아멧 자파에게서 2, 3편의 내용을 마저 듣고 싶거든요.
스와글러의 대화 방식 그대로 아멧 자파에게 제 말을 전해봅니다.
"스스스 2, 3편 내용이 스스스 정말 궁금합니다. 
스스스 빨리 스스스 출간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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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양반 - 권정생 선생님이 남북 어린이에게 남긴 이야기 2
권정생 지음, 김용철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권정생 선생님이 남북 어린이에게 남긴 이야기 란 부제만으로도
이 책을 선택할때 아무 주저함이 없었어요.
권정생 선생님의 작품을 읽고 있으면 
항상 마음이 따뜻해졌고 고향에 돌아온 것 같은 푸근함이 느껴졌거든요.
제 고향은 서울이고 태어나서 지금까지 죽 서울에서 살고 있지만
고향에 돌아간다면 저런 온기가 느껴지진 않을까 생각되더라구요.
남북어린이를 위해 이야기를 써주십사 하는 부탁에
편찮으신 몸인데도 5개의 이야기를 써주신 선생님의 이야기 중
책으로 출간된 4개의 이야기 중 이 책에선 두편의 재미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답니다.
두편 모두 우리가 익히 아는 내용이지만 
권정생 선생님 특유의 따뜻함이 더해져 더 재밌어지고, 더 감칠맛이 느껴지네요. ^^
같은 시나리오로 영화를 만든다해도 어떤 감독이 메가폰을 잡느냐에 따라
영화의 깊이와 그 맛이 달라지는 것처럼 말이죠. ^^

첫번째 이야기인 똑똑한 양반은 분명 똑똑하고 지혜롭긴 하지만 
노력해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기보다는 
그냥 운이 억수로 좋은 게으름뱅이의 이야기 같아서
이 책 마지막 페이지에 추천사를 써주신 이재복님의 말씀처럼 
권정생 선생님이 왜 이런 이야기를 선택하셨을까 
저 역시 잠시 고개가 갸우뚱해지더라구요.
어찌보면 숨쉬는 것조차 귀찮아할 것 같은 게으름뱅이 총각이
결국 그 게으름 때문에 자기 집에서조차 쫓겨나고  
아버지가 주신 새끼 서 발을 다른 물건으로 교환하고, 
그 물건을 다시 다른 물건으로 교환하면서 
결국엔 부자가 되고 이쁜 색시까지 얻게 된단 이야기인데
이제 꺾어진 60이 된 저에겐 
이런 요행수가 실제로도 존재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어.
다른 물건을 또 다른 물건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분명 뛰어난 기지를 발휘했고 
'나라면 저렇게 순발력 있게 머리회전이 빨리 됐을까?' 싶어 감탄스럽긴 했지만
어찌보면 총각의 어설프기 짝이 없는 수단에 농락당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다는 것부터가 이해가 되질 않더라구요. ^^;;
전래동화 한 편을 읽으면서 그냥 재미있게 읽고 교훈을 얻으면 될텐데
너무 많은 생각을 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요. ^^;;
권정생 선생님이 이 작품을 선택하신 그 깊은 뜻을 
저 같은 사람이 100%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고 게으름뱅이라고 업신여김을 당하는 총각이라도
그 나름대로 똑똑하고 분명 잘하는 게 있으니 
지금 당장은 미덥지 못한 사람이라도 그 사람만의 숨겨진 장점을 찾아내 
그 가능성을 믿고 기다려준다면
언젠간 누구보다 훌륭한 일을 해낼 수도 있을거란 그런 교훈이 숨겨진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 

두번째 업이하고 가재하고는 
우리 전래동화에서 가장 많이 전해주는 교훈 중 하나인 보은(報恩)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내일밤 호랑이에게 잡아먹힐거라는 스님의 말씀을 듣고 집을 떠나오게 된 업이가
가재를 구해주게 되고 그 가재가 업이에게 입은 은혜를 갚는단 이야기인데
가장 흔한 교훈일 수도 있지만 가장 깊은 가르침을 주는 이야기였어요.
보잘것 없는 미물이라 할지라도 생명은 다 소중하다는 
권정생 선생님의 가르침이 그대로 녹아있는 작품이였습니다. ^^

게으름뱅이 총각의 꺼벙해보이는 멍한 표정의 눈,
가재를 구해준 업이의 착하디 착한 커다란 눈망울과
우리네 민화에서 봄직한 호랑이의 무섭지만 정겨운 그림은
지혜와 생명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이 책과 정말 잘 어울렸어요. ^^

권정생 선생님의 작품을 더이상 만날 수 없단 현실이 정말 안타까웠는데
이 책을 통해 선생님의 따스한 숨결이 더해진 재미난 작품을 
두 편이나 만날 수 있어 정말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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