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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욱 선생님이 들려주는 방정환 ㅣ 산하인물이야기 1
고정욱 글, 양상용 그림 / 산하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어른들에게 업신여김을 받았던 어린아이를
어른과 같은 사람으로 존중하는 의미로 쓰인 '어린이' 란 말을 널리 퍼뜨리고
어린이날을 제정해 우리 어린이들을 기쁘게 해주셨던 분.
어렸을적 위인전 속에서 만났던 방정환 선생님에 대한 기억은
이정도밖에 남아있지 않더군요.
그러던 차에 저와 아들이 평소 좋아하는 작가 고정욱 선생님이 쓰신 글로
어른이 된 지금, 아들과 함께 방정환 선생님을 다시 만나게 되니
감회가 참 새로웠습니다.
어린이날하니 제 어릴적 어린이날이 생각났어요.
어떤 장소였는지, 몇학년 어린이날이였는지는 기억조차 나지 않지만
책에도 나와있듯 오색풍선이 하늘을 수놓고
하늘에서 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갖가지 묘기를 부리는 비행기를
우와 소리 연발해가며 보고
노주현 아저씨가 키운다는 무지 큰 개가 아저씨가 팔에 찬 보호대를
미친 듯이 물고 늘어지는 장면을 보면서 무섭다고 느꼈던 기억만은
아주 또렷이 나네요.^^
지금이야 어린이날 선물을 뭐해줘야하나 제가 고민하는 입장이 됐지만
그때만 해도 어린이날 뭘 선물해달라고 할까, 어디 놀러가자고 해야하지 하고
행복한 고민을 했던 기억도 나고요. ^^
그런 행복한 고민을 할 수 있는 날을 어린이들에게 만들어주시고
어린이들을 위한 재미난 동화와 잡지 출판,
글을 못 읽는 사람들을 위한 동화구연와 강연까지
정말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애써주신 방정환 선생님이
33세의 짧은 생을 마감하는 장면에선 저도 모르게 마음 한켠이 아려왔습니다.
당신 병세가 악화되는걸 뻔히 알면서도 병원 갈 시간조차 쪼개 쓸만큼
어린이들을 위해 최선에 최선을 다해주신 방정환 선생님께
정말 무어라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할지 모르겠네요.
동료들이 괜찮냐고 걱정스레 물을 정도로 창백해진 안색으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애써주시는 것도 모자라
선생님의 일거수일투족을 늘 주시하는 일본순사들의 감시까지 이겨내셔야했다니
얼마나 수치스럽고 얼마나 고통스러우셨을지 감히 짐작해봅니다.
1931년 7월,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어린이들을 걱정하신 선생님의 그 따스한 마음을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방정환 선생님의 위대한 행보를
딱딱한 위인전이 아니라 마치 한편의 동화처럼 재미나게, 감동적으로 엮어주신
고정욱 선생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네요.
할머니께 옛 이야기를 듣는 듯, 편안하고 부드러운 말솜씨와
보통학교나 필명 등 아이들이 다소 어려워할 수 있는 단어까지 아주 쉽게 설명해주셔서
고정욱 선생님 역시 방정환 선생님처럼
아이들을 위해 참 많이 애쓰고 계신단 생각이 들어 정말 흐뭇했습니다. ^^
동화같이 재미나서 술술 읽히고
그래도 마지막엔 연보가 있었음 하는 제 바람을 듣기라도 하신 것처럼
흑백사진과 함께 수록해주신 방정환 연보는
방정환 선생님의 발자취를 다시금 느낄 수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
아동문학가이신 고정욱 선생님이
같은 분야의 한참 선배이신 방정환 선생님의 위인전을 쓰셨을때 느끼셨을
설레임과 막중한 책임감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정말 멋진 책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