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마우스 앤드 어글리걸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35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조영학 옮김 / 비룡소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요즘 들어 난 취미가 하나 더 생겼다.
밝히기는 좀 창피하지만 누워서 책 보다 졸기가 어느덧 내 취미생활이 돼버린지 오래다.
그런데 단한번도 졸지 않고 밤을 꼴딱 새워도 좋을만큼 재밌고 뒷맛까지 개운한 
거기에 생각거리까지 잔뜩 던져주는 아주 고마운 책을 만났다.
바로 빅마우스 앤드 어글리걸이다.

내용은 비교적 간단하다.
훈남에 유머감각까지 두루 갖춰 인기 있는 부반장 맷이 한번의 말장난 때문에
학교 폭파 테러리스트로 지목받아 경찰서에까지 잡혀가고
친한, 아니 친하다 믿었던 친구들과 선생님들까지 모두 그를 외면한 순간, 
맷과 잘 알지도 못하는 얼꽝 떡대 여자농구부 주장 어슐러의 증언으로 
맷은 누명을 벗게 되고 
이후 둘 사이에는 끈끈한 우정 이상의 감정이 새록새록 피어나게 된다는 내용이다.

내용은 간단해보이지만 작가가 전해주는 메시지는 결코 간단치 않다.
맷이 가장 친한 친구들한테 외면당하고 왕따에 괴롭힘까지 당하고 
맷의 부모님까지 고통받는 장면은
한번의 말장난 탓에 받게 되는 벌 치고는 무시무시하리만큼 가혹했다.
맷에게는 그런 말장난은 꿈에서라도 하면 안된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온갖 추악한 행동과 눈빛으로 표현하는 사람들이
정작 없는 사실까지 만들어내 맷과 그의 가족을 집요하게 괴롭히는 장면은
책에서도 표현됐듯 집단 히스테리로밖에는 보여지지 않았다.
무언가 끊임없이 뉴스거리를 만들어내고 
말로써 사람들을 말려죽이는걸 즐기는 잔인한 사람들이
책에서만이 아니라 실제로도 존재하기에 맷이 경험한 모든 일들이
더 가슴 아팠고, 나서서 도와주지 못해 안타까웠다.
맷은 절대 그런 아이가 아닌걸 안다면서도 
선뜻 작은 도움의 손길조차 내밀지 못하는 친구들과
자기 자식 장래에 행여나 누가 될까 노심초사하며 
맷과의 접촉 자체를 차단하는 부모들의 심정이 
나도 같은 부모로서 백분 이해가면서도 
조금의 손해도 보기 싫단 이유만으로 저렇게 남의 비참한 현실을 외면해버리면 
내가 정작 위험에 빠졌을때, 혹은 내 자식이 그런 위험에 빠졌을때 
뻔뻔스럽게 남에게 도와달랠 수 있을까 깊이 생각해보고 반성해보게 된다.

하지만 이 책에 이런 무거운 이야기만 가득한건 절대 아니다.
성격적으로나 외모로 볼때 도무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맷 도너기와 어슐러 릭스가 보여주는 끈끈한 우정은 
현실에서도 꼭 있었음 싶을 정도로 흐뭇함을 자아낸다.
맷은 180, 어슐러 179~ 키로만 따진다면 둘은 얼핏 어울리는 듯도 싶다,
하지만 맷은 비록 여드름투성이에 주근깨 가득한 얼굴이지만 
생생한 미소가 매력적인 (경주용 개처럼) 깡마른 훈남인데 반해
촌스런 옷차림, 어울리지 않는 메츠 모자, 인조 말가죽 부츠 차림,
얼꽝에다 덩치는 산만하지만 가슴만은 절벽인 어슐러 릭스는 
어슐러의 말을 그대로 빌려와도 못생긴 소녀 그 자체일만큼 
둘은 외모만 따져봐도 달라도 너무 다르다. 
성격은 또 어떤가? 
맷은 사교적이다 못해 사람들을 웃기지 못해 안달인 성격, 
즉 사람들의 관심을 끊임없이 받고  싶어하는 성격인데 반해 
어슐러는 남이 자기를 좋아하든 말든 전혀 개의치않고 남의 이목 따위는 관심도 없는 듯 
자기 소신껏 하고픈 말은 다 하고 
옳다 싶은 일은 불도저처럼 밀고 나가는 매사 당당함이 흘러넘치는 아이다. 
하지만 이도 웃긴 것이 실은 맷은 진지한 성격이지만 
사람들이 그를 좋아하게 만들기 위해 튀는 행동을 했던 것이고 
어슐러는 실은 남의 이목을 아주 중요시하지만 
어슐러와 못생긴 소녀를 철저히 분리해놓고 못생긴 소녀의 가면을 쓰고 다닌다는 점이다. 
칠흑의 검정, 불꽃의 빨강이라는 감정을 오가는 어슐러가 
맷을 만나고부터 불꽃의 빨강(한마디로 좋은 감정)일 때가 많고 
못생긴 소녀가 아닌 어슐러 자체의 모습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변화는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정말이지 흐뭇했다.  

친하다 생각했던 사람들이 자신이 어려움에 처하자 모두 외면했을때
배신감에 치를 떨었을 맷을 백마 탄 공주님처럼 구원해준 어슐러의 따뜻한 손길,
그리고 책소개에도 나왔듯 
성격적으로 문제가 있는 맷과 외모적인 문제가 있는 어슐러가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주며 끝까지 같이 해주는 모습은 눈물겹도록 감동적이었다.
깡마른 맷과 뚱뚱한 어슐러를 합쳐 반으로 나누면 온전한 두사람이 된단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이렇게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외모를 설정한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농구할때 피어올랐던 불꽃의 빨강(어슐러의 좋은 감정)이
빨간 머리를 가진 맷을 만나 자주 모습을 보인다는 설정도 정말 기발해보였다.

감동과 재미가 완벽하게 균형을 이룬 보기 드문 작품이란 
미국 도서관 협희의 평이 더도 덜도 아니고 정말 딱이다 싶을 정도로 
재미나고 감동적인 소설이었다.
지금 당장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 더 읽는다해도 똑같은 감동과 재미를 줄지
궁금할 정도로 한번 더 읽고 싶고 
순식간에 읽을 수 있는 재미와 감동이 흘러넘치는 정말 멋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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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명의 아버지가 있는 집 레인보우 북클럽 14
마인데르트 드용 지음, 이병렬 옮김, 김무연 그림 / 을파소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본다.
’6.25와 같은 전쟁이 다시 일어난다면 난 어떻게 할까?
 어차피 피난을 가봤자 비참하긴 마찬가지일테고 집에서 조용히 죽음을 맞이해야겠다.’

하지만 "60명의 아버지가 있는 집" 의  주인공 티엔 파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렇게 나약한 생각을 해왔던 내 자신이 참 부끄럽게 느껴졌다.
끝없는 절망 속에서도 단 한순간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티엔 파오의 이야기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감동과 희망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아직 어린 티엔 파오가 견뎌내기에는 너무나 잔인한 현실이었지만
티엔 파오의 용기와 영민함, 포기를 모르는 강한 의지가 느껴져
슬프다기보다는 나도 모르게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그런 흐뭇한 내용으로 가득했다.

중일전쟁의 발발로 불바다가 된 마을을 등지고
티엔 파오와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동생 ’공화국의 미인’ 은 삼판을 타고
헝양에 도착한다.
무일푼으로 새끼 오리 3마리와 새끼 돼지 1마리만 간신히 데려온터라 
먹을거리가 필요했던 티엔 파오의 부모님은 비행장에 일을 하러 가시고 
티엔 파오는 삼판에 홀로 남겨진다.
그때 한 미군 조종사가 티엔 파오의 삼판 위로 올라오고
큰 돈을 줄거라는 이웃 아주머니의 말에 혹해 
미군 조종사를 건너편 강으로 데려다주고 다시 원래의 장소로 되돌아오면서 
200엔의 큰 돈을 벌게 된다.  
티엔 파오가 사라져서 걱정을 많이 했던 엄마, 아빠는 불같이 화를 내고
티엔 파오가 다시는 삼판을 끌고 나가지 못하게 노를 이웃집에 맡겨놓으시기까지 한다.
다음날, 엄마, 아빠는 비행장으로 일을 하러 가시고
홀로 남겨진 티엔 파오가 잠깐 잠든 사이, 
비에 젖은 땅 위에 약하게 박혀 있던 제방의 말뚝이 뽑혀버린다.
천천히 표류해가던 티엔 파오는 졸지에 전쟁 고아가 되고
끝없는 굶주림과 공포에 시달리면서도  
부모님과 동생을 다시 만나리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선행 때문에 일본군에 들켜버려 소총 공격을 받기도 하고
티엔 파오의 유일한 친구이자 버팀목이 돼준 새끼 돼지 "공화국의 영광"을 
빼앗길뻔하기도 하지만 티엔 파오는 특유의 영민함과 착한 마음씨, 용기와 희망으로
이 모든 어려움을 차례차례 극복해나간다.

티엔 파오라는 주인공에만 집중한 이야기를 200페이지 가까이 이끌어가는데도
지루하다거나 졸리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한명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다 그 이야기가 지루해질만하면 
다른 곳으로 카메라를 돌리는 여타의 드라마와는 달리 
(물론 티엔 파오 한명만 등장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티엔 파오가 처음부터 끝까지 극을 이끌어가는 듯한 
모노드라마와 비슷한 형식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행여 나쁜 사람을 만나지는 않을까., 일본군에게 들키지는 않을까 
유일한 친구인 공화국의 영광을 빼앗기진 않을까 티엔 파오와 같이 노심초사하게 되고
티엔 파오의 홀쭉해진 배에 어쩌다 따뜻한 밥이라도 한술 들어가면
내 배가 부른 것마냥 그렇게 흡족하고 기쁠 수가 없었다.
곰팡내 나는 낙엽을 먹기도 하고 굶주림 탓에 생긴 큰 풍선처럼 커지는 점이 
때때로 티엔 파오의 눈앞을 어지럽게도 만들었지만 그렇게 힘들고 허기진 상황에서도 
먹거리로 취급할 수 있는 공화국의 영광(새끼돼지)을 끝까지 지켜내고 
자기의 유일한 식량까지 굶주린 어린애를 위해 기꺼이 내줄 때는 
그 이쁜 마음 씀씀이가 너무 안쓰럽기도 했고 한편으론 기특하기도 했다. 

이 이야기가 허무맹랑한 허구가 아니라
작가 자신이 실제로 겪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과
뉴베리가 다섯번이나 선택한 작가가 쓴 책이란 점만으로도 
독자들의 호기심과 감동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지만
티엔 파오가 전해주는 감동적인 메시지가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닌가 싶다.
누구에게나 똑같은 현실, 불평불만만 늘어놓는 자들은 절대 누릴 수 없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을 때에만 맛볼 수 있는 짜릿하고 황홀한 경험을
절망 속에서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는 티엔 파오의 이야기를 통해 전달받을 수 있어
책을 읽는 내내 감사했고 행복했다.

마지막 60명의 아버지가 있는 집 들여다보기를 통해
작가를 알아보고 작품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며
중일전쟁과 난징대학살 등의 관련지식을 쌓고
생각 펼치기를 통해 작품이 던져준 생각거리를 한번 더 짚어보는 코너도 마련돼 있어
감동적인 내용 못지 않게 독후활동까지 확실히 책임지는, 
마무리 또한 끝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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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문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26
앙드레 지드 지음, 이충훈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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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욕심이 유난히 많으셨던 엄마 덕분에 난 어려서부터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었다.
위인전집, 세계명작동화전집, 한국문학전집, 세계문학전집, 
내가 어렸을때만 해도 흔하지 않았던 과학학습만화전집까지 항상 책장 가득 꽂혀있었다.
그 많은 책들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한권 한권 정복해가는 기분으로 읽는 것도
내 하루 일과 중 하나였다.

그런데 유독 내가 한권도 건드리지 않은 책이 있었다.
바로 좁은 문을 비롯한 외국고전문학전집이었다.
글밥은 왜 그리 많고 왜 그리 두꺼운지, 고풍스런 갈색을 띤 양장본을 볼때마다
왠지 어렵고 지루할 것 같단 편견에 나도 모르게 주눅이 들어서
한페이지는 커녕 몇줄 읽어내려가기도 싫을 정도였다.

그러다 이번에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26권 좁은 문을 읽게 됐다.
청소년을 위해 기획된만큼 나같이 고전을 처음 접하는 어른들에게도 
딱 맞는 시리즈란 생각이 들었고 그 예상은 적중했다.
"제 아무리 훌륭한 고전이라 해도 독자가 읽고 소화할 수 없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지나치게 방대한 분량과 길고 어려운 문장은 
 책을 읽으려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의지를 꺾을 뿐 아니라 
 좌절감마저 불러일으킨다."  [ 책 앞머리-기획위원의 말 中에서]
시간이 아무리 오래 걸리더라도 원문을 그대로 읽는게 가장 좋겠지만
안그래도 하루 24시간을 쪼개고 쪼개 써야하는 청소년들에게 징검다리 클래식은
고전을 보다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에서 아주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소설과 드라마에 길들여진 나에게
좁은 문은 사실 밋밋하게 느껴졌다.
고전이 이렇게 재밌는 거였나 싶을 정도로 초반부엔 책장이 술술 잘도 넘어가서
고전을 이제 와서야 읽기 시작한 내 자신이 원망스러울 정도였지만
후반부 알리사의 일기와 편지로 대신한 책내용이 왜 그리 지루하게 느껴지던지~
가속도가 붙어 한창 책장이 잘 넘어가다가 알리사의 일기 부분에서는
졸다 깨다를 반복하며 조금은 힘겹게 읽어내려갔다.
자기 감정에 솔직하지 못한 알리사의 일기와 편지를 보면서 왜 그리 답답하던지~
제롬을 자기 자신보다 더 사랑하면서도 그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알리사가
너무 답답해서 나도 이정도로 답답한데 제롬은 오죽했을까 싶을 정도였다.
자기자신을 위해 사랑의 결실을 맺기보다는
여동생인 쥘리에트의 행복을 위해 희생을 감수하고
개인의 행복보다는 주를 사랑하고 가난한 자들을 위해 평생을 살고 싶어한 
알리사의 뜻은 높이 사지만 
자기의 행복 없이 모든 것을 포기하려고만 드는 알리사를 
마지막 장을 넘길때까지 절대 이해할 수 없었다.  
"먼저 자기가 행복해야 남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 는 내 생각과 달라서
시종일관 답답하고 안쓰러웠다.
형제자매가 조금만 많아도 아롱이다롱이, 성격도 외모도 제각각이듯
사랑을 풀어나가는 방식도 저마다 다를테니
내 주관적인 생각에 빗대어 제롬과 알리사의 사랑을 이렇다 저렇다 평가할 자격은 없지만
제롬의 사랑을 계속 거부만 하는 알리사도,
시시때때로 변하고 갈등하는 알리사의 마음 하나 휘어잡지 못한 남자답지 못한 제롬도 
지금과는 시대가 달라서인지 답답하긴 마찬가지였다.

이 작품을 깊이있게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좁은 문 제대로 읽기" 는 정말 유익한 코너였다.
책과는 달리 알리사의 실제 모델인 아내와 사랑의 결실을 맺은 앙드레 지드의 이야기와
흑백과 컬러사진, 그림 등을 가득 실어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를 끌어가는 방식도 참 마음에 들었다.

이제 고전 한권 읽고서 고전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평가하고 싶진 않다.
그래서 앞으로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을 계속 읽어볼 생각이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초등학교 5학년 여자조카한테 선물해주고픈 마음이 생겼다.
나이가 나이인만큼 아직 완벽히 소화해내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워낙에 책을 좋아하는 아이라 1년 정도만 있으면
무리없이 고전을 받아들이고 고전의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글밥 많은 책을 좋아하는 초등학교 고학년, 중고등학생은 물론이고
나같이 고전을 지루하다는 편견에 사로잡혀 많이 접해보지 못한 어른들에게도
적극 추천해주고픈 정말 멋진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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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독서왕 - 책과 진정한 친구가 되는 비결
김현태 지음, 송진욱 그림 / 이미지앤노블(코리아하우스콘텐츠)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어렸을적엔 책을 하루에 몇 권씩 읽을 정도로 정말 좋아했지만
어른이 돼서는 사실 나도 한달에 1권, 
어쩔 때는 1년에 1권도 읽지 못할 때가, 아니 읽지 않을 때가 있었다. 
학과 공부하랴, 연애하랴, 직장 다니랴, 결혼 준비하랴, 
밤새 잠 안자고 울어대는 아들 키우랴 등등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고 생각될 정도로 바쁘게 살다보니 
책 읽기 시간을 따로 낸다는건 그때는 참 힘들다고 생각했다.
독서는 일종의 사치라고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요즘의 나는 달라졌다.
독서는 다른 일 다 마치고 남아도는 시간에 하는게 아니라
다른 일은 조금 제쳐두고라도,  아무리 바쁘고 힘들다해도, 억지로 짬을 내서라도, 
하루에 단 몇분씩이라도 투자해 몇페이지라도 꼭 책은 읽어야한단 생각을 하게 됐다.
언제나 내 머리맡에 가득 쌓여있는 책들을 볼 때마다 정말이지 흐뭇하다.
남편은 이방 저방 가리지 않고 어지러이 쌓여있는 책을 보고 불만을 떠뜨리곤 하지만
난 그 책을 볼 때마다 '저 책을 정말 내가 다 읽은거야??' 하며 
혼자 만족해하고 피식피식 웃기도 한다.
아직 읽지 못한 책들을 보면 아직 읽지 못한 책이 집에 있단게 행복하기도 하다.

[내일은 독서왕] 의 줄거리를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축구와 게임만 좋아하던 한권이가 
한권이네 반으로 전학 온 이쁜 여학생 미나의 환심을 사기 위해 
미나와 함께 평소 그렇게 싫어하던 독서반에 가입하게 되고 
이후 고양이 펑키를 만나 받게 된 마법의 책 덕분에
책을 사랑하는 여러명의 위인들을 직접 만나 
책을 왜 읽어야하는지, 책과 친해지는 방법 등등을 알게 된다는 내용이다.

사실 우리 아들도 아직까지는 책을 아주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매일매일 학교에서 숙제로 내주는 독서록을 채우기 위해 책을 읽을 때도 있고
엄마의 강요에 못이겨 억지로 책장을 넘길 때도 있다.
물론 아들이 먼저 이러이러한 책을 사달라고 할 때도 있고
재밌다 싶은 책은 읽으라 강요하지 않아도 알아서 찾아읽고
너무 재밌다고 감탄사를 연발하기도 하고 시리즈가 나오는대로 사달라고 할 때도 있지만
책 속의 한권이처럼 아직은 게임과 축구를 훨씬 더 좋아한다.
한권이처럼 아직 책을 좋아할만한 결정적인 계기를 못 만난 탓인지
아직까지는 책의 진정한 재미를 느끼지 못한 듯 하다.

내가 책이 아무리 좋다 귀에 딱지가 앉도록 이야기해본들 소용이 없겠지만
한권이가 만난게 된 위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아들도 책이 얼마나 인생에 큰 도움이 되는지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위인들이 한권이에게 건네준 종이에 적힌
독서왕이 되기 위한 첫번재 단계에서 다섯번째 단계는
모두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로 구구절절이 맞는 말이라
독서를 즐기는 아이라면 깊이 공감할테고
우리 아들과 같이 아직 독서를 즐길 단계에는 도달하지 못한 아이들에겐
책을 왜 읽어야하고 책의 좋은 점이 얼마나 무궁무진하게 많은지
깊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듯 하다.

내가 책을 사랑하게 되고 보니
책만큼 받아서 기쁜 선물이 없고 
내가 미처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에 관해 
책만큼 친절히 알려주고 조언해주는 것도 없는 것 같다.
우리 아들도, 우리 아이들도 한권이의 이야기를 통해
책을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길 그래서 인생이 한층 더 풍요로워지길 바래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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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천자문 과학 퀴즈북 1 : 동물의 세계
아울북 초등교육연구소 지음 / 아울북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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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 아들은 퀴즈를 참 좋아합니다.
모든 아이들이 다 그럴테지만요. ^^

다른 채널을 보고 있다가도 제가 TV에서 하는 퀴즈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면
꼭 제 옆에 찰싹 붙어서 있는 실력 없는 실력을 다 동원해서 
저와 같이 퀴즈를 풀곤 합니다.
아직까지는 엄마가 이 세상에서 최고로 똑똑한 줄 착각하고 있기 때문인지
제 답을 잘 들어뒀다 제가 말한 그대로 답할 때가 더 많지만
퀴즈란 효과적으로 기억하기에 참 좋은 학습방법인건 분명한 듯 합니다.
퀴즈를 통해 우리 아들이 새로이 알게 된 사실도 꽤 많은 걸 보면 말이죠. ^^
퀴즈를 풀다보면 기존에 확실히 알았던 사실도 긴가민가 헷갈릴 때가 있는데
이때 퀴즈 정답을 듣고 사회자의 부연설명을 들으면
확실히 기억에 남게 되더라구요.
또 혹 몰랐던 내용은 여러 상황을 유추하고 힌트를 보며 풀다보면
이때 퀴즈를 통해 알게 된 새로운 내용은 
아주 오래도록 제 기억에 확실히 자리매김을 하더군요.^^

이처럼 효과적인 기억법이자 학습방법인 퀴즈를 통해
아이들의 과학실력을 쑥쑥 올려주는 반가운 책이 나왔네요. ^^
한자 학습만화로 명성이 자자한 마법천자문의 과학 퀴즈북이 바로 그 반가운 책입니다. 

정답을 설명해줄 때 부연설명이 있긴 하지만 
퀴즈북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정말 퀴즈로 시작해 퀴즈로 끝나는 책이예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퀴즈로 이루어진 책이라
초등학교 3학년 아들과 같이 책을 받자마자 서로 신이 나서
서로 문제를 내고 또 문제를 맞추다보니 
공부했단 느낌보다는  재미난 수수께끼를 푸는 듯도 했고 
스무고개를 하는 듯한 그런 쏠쏠한 재미까지 있었어요.

퀴즈를 풀다보면 가장 좋은 점은 알게모르게 공부가 된단 점이잖아요.
공부를 꼭 해야해서 공부를 억지로 하다보면 
공부란게 아무리 내 미래를 위한 일이라 해도 그보다 더 지루하고 재미없을 수는 없는데
퀴즈를 통해 공부를 하다보니 아주 효과적으로 공부가 되고 더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서 
평소에 이 책을 통해 엄마, 아빠와 함께 퀴즈를 풀어본 아이라면
시험문제를 풀 때도 훨씬 유리하리란 확신이 드는 책이었습니다.

퀴즈 형식도 한가지만 고집하는게 아니라 정말 다양해서
○ X 퀴즈, 있다없다 퀴즈, 네모 퀴즈 등등 다양했고
실사와 그림, 말풍선을 적절히 배합해 지루하지 않도록 구성이 잘 돼있습니다.
동물, 새끼동물, 곤충과 벌레. 새 이렇게 4개의 라운드,
1라운드에 스테이지 1부터 4까지 총 4단계로 구성된 이 책은
학교 시험까지 대비할 수 있도록 
마지막 스테이지 4에서 교과서 도전 퀴즈까지 실려있습니다.
아무리 내 아이는 공부는 잘 못해도 좋으니 착하고 바르게만 자라다오 를
외쳐대시는 부모님들이라 하셔도
내 아이의 학교성적이 언제나 초미의 관심사이실거라 생각됩니다.
기왕 할 공부라면 재밌고 신나게 하게 해주는게 
아이한테나 부모님한테도 더없이 좋을텐데
이럴때 이런 재미난 퀴즈북을 사줘보시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 같아요.  

재능있는 사람은 노력하는 사람 못 따라가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 못 따라간다는 이야기처럼
초등학교 3학년부터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해 어려움을 겪게 되는 과학을
이런 재미난 책으로 즐겁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해주시는 것도
우리 아이의 공부를 도와주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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