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마동수의 생명과는 무관하게, 먼 변방으로 몰려가고 있었는데, 마동수의 육신은 그 시간의 썰물에 실려서 수평선 너머로 끌려가고 있었다.
p.10
군화 속에서, 언 발가락은 아무런 감각도 없이 남의 물건처럼 멀었는데, 그 멀고 먼 발가락의 고통은 불로 지지듯이 달려들었다.
p.16
창자에 인 박여 있다가 세월의 간격을 건너뛰어서 다급한 갈증처럼 목구멍에 퍼졌다.
p.24
바람에 올라탄 파도는 앞선 대열을 깨뜨렸고, 해안을 긁고 물러서는 파도가 달려드는 파도에 부딪쳐서 물보라를 일으켰다.
p.67
추위에 하늘이 팽팽했고 달빛이 밝았다.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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