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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코노미 - 1인 가구가 만드는 비즈니스 트렌드
이준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9월
평점 :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혼자 사는 때가 온다. 유학, 독립, 이혼, 사별, 비혼, 졸혼. 이유는 다양하다. 언제 어떤 이유로 1인 가구가 될지 모른다. 책을 보니 2020년이 되면(3년 남았다) 1인 가구 시장 규모가 120조가 된다고 한다. 어마어마하다. 120조라니 감도 안 온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다. 이웃인 일본뿐만 아니라 유럽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다만 이 책에서 말하는 1인 가구는 단순히 혼자 사는 사람들만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혼자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1코노미의 가치관을 지녔다고 본다. 다시 말해 1인 가구는 물리적, 공간적으로 혼자 사는 것뿐만이 아니라 심리적, 정신적으로 나 홀로 라이프스타일까지 포함한다(20쪽, 22쪽).
1인 가구를 가리키는 말도 다양하다. 기생충을 뜻하는 패러사이트와 싱글의 합성어로 독립할 나이가 됐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부모에게 얹혀살면서 자신들만의 독립적인 생활을 즐기는 패러싱글족, 장기 불황에 빠진 1990년대 일본에서 유행한 신조어 기생독신, 골드 미스와 골드 미스터를 아우르는 네오싱글족, 혼자 있기를 즐기는 '외톨족' 혹은 '나홀로족'을 가리키는 글루미 제너레이션(2007년에 처음 등장한 표현이라고 한다), '나 홀로 경험을 고집하는 여자들'을 뜻하는 와이즈족(역시 2007년 영국에서 처음 등장했다)까지 1인 가구라고 다 같은 1인 가구가 아니다(22쪽~24쪽). 물론 이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1인 가구가 있을 것이다.
책은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이유뿐만 아니라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생긴 문화, 소비 성향 등을 다양하게 소개한다. 누구나 아는 혼밥, 혼영, 혼행, 혼술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보다 먼저 1인 가구 증가를 겪은 다른 나라들의 경우도 소개한다. 예를 들면 일본의 통조림 바나 25세 이하 대학생들에게 1인 주택을 무상으로 빌려주는 스웨덴의 정책 역시 1인 가구가 늘어나는 것과 연관이 있다고 한다.
책에서 소개한 1인 가구 문화는 흥미롭다. 사업을 하고 있거나 사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점점 커지는 1인 가구 시장을 파악하는 게 앞으로 사업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에 못지 않게 앞으로 점점 늘어날 1인 가구를 위한 정책도 필요할 것 같다. 1인 가구 증가를 이기주의, 저출생(저출산이 아니다)과 인구 감소의 원인, 사회성 부족 등으로 매도할 게 아니라 사회 구성 형태의 변화로 받아들이고 나라에서 정책적으로 보완을 해줘야 하지 않을까? 특히 노년 1인 가구나 저소득 1인 가구 증가를 대비해 고독사를 막고, 사람다운 최소한의 생활을 할 수 있게 미리 준비하는 게 현명할 것 같다.
책은 술술 읽히고 재미있다. 물론 읽으며 아쉬운 점도 있었다. 1인 가구 중에는 원해서 1인 가구가 된 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1인 가구가 된 경우도 있을 테고, 생계 유지조차 힘든 1인 가구도 많을 텐데 그런 1인 가구에 대한 이해, 설명, 대안 같은 게 없다. 비율로 따지만 그런 1인 가구가 더 많을 텐데 그런 1인 가구는 소외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