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뭐 먹지?
다카기 나오코 지음, 고현진 옮김 / artePOP(아르테팝)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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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지은이 다카기 나오코는 1974년으로 미에 현에서 태어났다. 중학생과 고등학생 때는 만화가가 꿈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프로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1998년 봄 혼자 도쿄로 왔고 그때부터 혼자 밥해 먹고 사는 생활이 시작됐다. 처음에는 고향 음식과 다른 도쿄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고생도 했다고 한다. 고향에서 된장국을 해 먹을 때는 대부분 아카미소를 썼는데 도쿄에 오니 아카미소를 구경하는 것조차 힘들고, 고향에서 어묵탕을 먹을 때는 늘 미소 소스를 듬뿍 찍어서 먹었는데 도쿄에 와서 음식점에서 어묵탕을 시키니 겨자만 달랑 내놓아 당황하기도 했다고. 제일 보수적인 게 입맛이라고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입맛은 잘 변하지 않는다는 의미) 그 말이 맞는다면 20년 넘게 먹은 고향 음식과는 다른 음식이 당연히 입에 맞지 않았을 것 같다. 그래도 거의 20년 가까이 도쿄에서 생활하다 보니 이젠 도쿄 음식에도 적응을 해서 괜찮다고 한다. 


 이 책은 지은이가 혼자 직접 해 먹는 밥 이야기다. 2011년부터 건강 잡지 [몸의 책]에 '다카기 나오코의 적당한 식사'를 5년에 걸쳐 연재했는데 그중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 각 계절에 맞는 음식을 5개씩 뽑아 총 20개의 음식을 소개한다. 지은이가 요리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만드는 법이 복잡하거나 그렇지는 않다. 혼자 살며 혼자 밥해 먹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듯 감으로, 슬렁슬렁, 쉽게 만드는 음식이다. 같은 동양권이기는 하지만 음식 문화가 다르고 식재료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낯선 음식도 있다. 대표적으로 지은이가 고향에서 자주 만들어 먹던 토필 볶음이 생소했다. 토필이라니 한 번도 들어본 적도 없고, 본 적도 없는 식재료다. 어떤 맛일까 머릿속으로 상상을 해 봤지만 상상이 안 됐다. 그래도 음식마다 지은이가 사진을 붙여줘서 적어도 토필이 어떻게 생긴 채소인지는 알 수 있었다.


 책을 보며 지은이가 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 같아서 책을 읽는 게 즐거웠다. 양하를 좋아해서 화분에 직접 심어 작기는 하지만 수확해서 먹다니 이 정도 식탐이면 인정해줘야 할 듯. 어린아이가 그린 것 같은 그림도 그렇고, 뒤늦게 커피를 마시기 시작하면서 어른이 된 것 같다고 느끼는 지은이가 사랑스러워서 144쪽을 한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만화책을 좋아해서 원래 계획은 매일 조금씩 나눠서 읽는 거였는데 어림도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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