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타이드 워터파이어 연대기 3
제니퍼 도넬리 지음, 이은숙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다크 타이드'는 지은이인 제니퍼 도넬리와 디즈니 하이페리온 출판사가 2014년에 공동으로 기획한 '워터파이어 연대기' 시리즈의 세 번째 시리즈다. 2014년에 나온 '딥 블루'가 첫 번째고, 2015년에 나온 '로그 웨이브'가 두 번째, 2016년 6월에 나온 이 '다크 타이드'가 세 번째인데 국내에서는 2016년 11월에 번역본이 나왔으니 영어로 된 원본이 나오고 5개월만에 소개가 된 셈이다. 빠르다. 


 '워터파이어 연대기' 첫 번째 시리즈인 '딥 블루'를 읽고 1년 전에 나온 두 번째 시리즈 '로그 웨이브'는 읽지 못했는데 그 사이에 주인공인 세라피나 공주뿐만 아니라 혈맹으로 맺어진 5명의 인어 아가씨들도 많이 성장한 게 느껴졌다. 인어 왕국 미로아라의 공주였던 주인공인 세라피나는 첫 번째 시리즈인 '딥 블루'에서는 아직 철이 들지 않은 모습이었다. 자신의 위치에 대한 자각도 없었고, 자신을 믿지도 못했다. 그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공격으로 어머니인 이사벨라 여왕(미로아라 왕국에서는 대대로 딸이 왕위를 계승한다)과 아버지가 죽고, 나라가 멸망하고, 백성들이 죽고, 자신도 쫓기는 신세가 되자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왕위 계승자로 곱게 자라왔기에 갑작스러운 변화에 적응도 못 하고, 갈팡질팡하고, 일련의 사건이 준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이었다. 읽는 사람 입장에서 그게 좀 짜증이 나기도 했는데 두 번째 시리즈인 '로그 웨이브'를 건너뛰고 세 번째 시리즈인 '다크 타이드'에서 다시 만난 세라피나는 공주에서 여왕이 돼 있었고(물론 망명 중이기 때문에 정식 여왕은 아니다. 하지만 대대로 딸이 왕위를 물려받는 미로아라 왕국의 관습에 따라 정통 계승자다), 세라피나의 어머니이자 친누이인 이사벨라 여왕을 죽이고 미로아라 왕국을 빼앗은 발레리오 외숙부와 싸우는 저항군 블랙 핀의 리더가 돼 있었다('딥 블루'에서는 반역자가 누군지 드러나지 않아서 궁금했었는데 '로그 웨이브'에서 드러났나 보다). 위치만 바뀐 게 아니라 진정한 성인식을 거친 것처럼 몇 안 되는 자신의 백성들을 이끌고 사랑하는 여왕, 자신의 역할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성숙한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게다가 자신의 약혼자이자 마탈리의 황제인 마흐디와 진정한 사랑을 확인한 연인이 돼 있기도 했다. 주인공인 세라피나뿐만 아니라 여섯 마법사들의 후손들이자 혈맹으로 맺어진 5명의 인어 아가씨들, 닐라와 링과 베카와 아바와 아스트리드 역시 모두 자신의 역할을 받아들여 성장한 모습이었다. 그러면서 '딥 블루'에서는 없었던 각자의 로맨스도 살짝 곁들여졌다. 덕분에 페이지가 훨씬 쉽게 넘어갔다. 


 소설은 디즈니와 공동 기획한 시리즈답게 디즈니스러운 색채가 많이 느껴진다. 모함과 도전, 성장 같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기본 축을 그대로 유지한다. 그래서 대사가 특별히 인상적이라든지 문장이 좋다기보다는 사건이 주는 재미, 인어라는 가상의 존재가 주는 상상력의 자극, 적과 시련을 이겨내며 성장하는 인물을 보며 느끼는 카타르시스 같은 게 더 중심이 되는 것 같다. 흥미로운 건 작가가 1963년생이니 올해 우리 나이로 54세인데 문장에서 느껴지는 단순한 느낌이 꼭 20대가 처음으로 쓴 소설 같다는 거다. 총 몇 부작인지 모르겠는데 세라피나 여왕이 외숙부를 쫓아내고 나라를 되찾고, 마흐디와의 사랑을 이루고, 5명의 다른 인어 아가씨들이 각자의 꿈과 사랑을 이루는 마지막 시리즈를 보면 시원한 느낌이 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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