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 -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최인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가끔 베스트셀러를 읽게 될 때가 있다. 베스트셀러라서 읽은 것도 아니고, 베스트셀러인지 알고 읽은 것도 아니고 그냥 읽었는데 알고 보니 베스트셀러였던 경우거나 시간이 지나 베스트셀러가 되는 경우다. 그럴 때 '이게 왜 베스트셀러지?' 싶을 때가 있다. 공감이 되지 않는 경우다. 재미있는지도 모르겠고, 잘 쓴 것 같지도 않고, 공감도 안 되고 하나도 맞아 떨어지는 게 없는 거다. 초판 [프레임]이 2007년에 나왔다. 도서관에서, 서점에서 책이 눈에 띄는데 궁금하긴 하면서도 인연이 닿지 않았다. 그러다 딱 10년이 지나 나온 10주년 기념 개정증보판과 인연이 닿았다. 초판을 읽어보지 않아서 내용이 얼마나 많아지고, 깊어지고, 다듬어졌는지는 모르겠다(1장, 5장, 6장이 초판에서 추가된 내용이다. 초판을 읽은 사람은 1장, 5장, 6장만 읽어도 충분하다고 지은이가 친절하게 프롤로그에 적었다). 어쨌든 이 책은 재미있고 흥미롭다. 책의 띠지에 '30만 독자가 선택한 스테디셀러'라는 홍보 문구가 있는데 '그럴만하다' 싶다. 실례도 풍부하고, 문장도 어색한 구석이 없고, 내용도 흥미롭다.


 먼저 '프레임'의 뜻부터 알아보자. '프레임'의 뜻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봤다. 두 가지 뜻이 있는데 명사로 '자동차, 자전거 따위의 뼈대, 틀'이란 뜻이 하나 있고, 의존명사로 '볼링에서 한 경기를 열로 나누었을 때의 하나를 세는 단위'라는 뜻이 있다. 지은이는 프레임의 정의를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으로 내렸다. 어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 세상을 향한 마인드셋, 세상에 대한 은유, 사람들에 대한 고정관념 등이 모두 프레임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한다. 철학적 정의도 알아보자. '사람의 지각과 생각은 항상 어떤 맥락, 어떤 관점 혹은 일련의 평가 기준이나 가정하에서 일어난다. 그러한 맥락, 관점, 평가 기준, 가정을 프레임이라고 한다.' 지은이도 인용한 문장이다. 그럼 프레임의 역할은 뭘까? 특정한 방향으로 세상을 보도록 이끄는 조력자이자 동시에 우리가 보는 세상을 제한하는 검열관이 바로 프레임의 역할이라고 한다. 지은이의 정의다. 철학 사전에서는 '우리가 지각하고 생각하는 과정을 선택적으로 제약하고, 궁극적으로는 지각과 생각의 결과를 결정한다'고 정의했다. 역시 지은이가 인용한 문장이다. 대충 무슨 뜻인지는 감이 잡힌다. 근데 현실에서 프레임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고 싶다면 1장을 보자. '프레임은 맥락이다, 프레임은 정의다, 프레임은 단어다, 프레임은 질문이다, 프레임은 은유다, 프레임은 순서다, TV가 프레임이다, 프레임은 욕망이다, 프레임은 고정관념이다'라는 내용을 차근차근 읽다보면 현실에서 프레임이 어떻게 작동하는지가 확실하게 느껴진다. 그렇게 다 읽어서 마지막 11장에 가면 지은이가 제시하는 지혜로운 11가지 프레임이 나온다. 10장까지 읽으면서 '그래, 프레임이 어떤 건지도 이해했고, 프레임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이해했으니까 그럼 이제 어떻게 하라고?'라는 의문이 드는 사람을 위한 장이다. 의미 중심의 프레임을 가질 것, 접근 프레임을 견지할 것, '지금 여기' 프레임을 가질 것, 비교 프레임을 버릴 것, 긍정의 언어로 말할 것, 닮고 싶은 사람을 찾을 것(닮고 싶은 사람이 없을 때를 위한 방법도 있다), 주변의 물건을 바꿀 것, 소유보다는 경험의 프레임을 가질 것, '누구와'의 프레임을 가질 것, 위대한 반복 프레임을 연마할 것, 인생의 부사를 최소화할 것. 이게 지은이가 제시하는 '지혜로운 사람의 11가지 프레임'이다.


 '일생에 한 번은 꼭 읽어야 할 심리학 바이블!' 출판사의 이런 홍보 문구가 없어도 이미 좋은 책이다. 나도 또 읽고 주변에 소개도 해야겠다. 무엇보다 나의 프레임을 검토하고 바꿔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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