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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오로라 ㅣ 레베카 시리즈
오사 라르손 지음, 신견식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스톡홀롬의 법무법인 메이예르 앤 딧싱에서 일하는 레베카는 신입 변호사로 세무가 전공이다. 어느날 새벽에 잠이 깨 평소보다 일찍 회사에 출근한 날, 라디오 뉴스로 뜻밖의 소식을 듣게 된다. 그리고 바로 그 뉴스의 주인공의 3살 위 누나이자 고향에서 알고 지냈던 친구 산나의 전화를 받는다. 산나의 남동생이자 '천국 소년'으로 알려진 빅토르가 자신이 일하는 힘샘교회에서 끔찍한 모습으로 살해당했기 때문이다. 레베카는 신나의 전화에 내키지 않지만 7년 전 떠났던 도시, 스웨덴의 북부 탄광도시 키루나로 돌아간다. 빅토르는 17살 때 자전거를 타고 가다 자동차에 치여 한 번 죽었던 적이 있다. 심정지가 왔었는데 기적적으로 살아났고 그후 지역 교회 공동체의 간판이 됐다. 그런 빅토르가 교회에서 아주 잔인하게 살해당다. 둔기로 머리를 때리고 칼로 찌른 거로 부족해 범인은 양쪽 손목을 자르고 눈까지 파냈다. 지역 교회를 통일하는 원동력이 된 30살 정도의 교회 스타를 누가 이렇게 잔인하게 죽인 걸까? 설상가상 빅토르 누나인 산나 집에서 범행에 쓰인 칼이 발견되며 산나가 범인으로 몰린다. 진짜 산나가 범인일까?
소설이라 지명 같은 거에 허구도 있지만 기본 설정에 지은이 오사 라르손의 경험이 바탕이 되긴 했다. 지은이 자란 곳이 바로 키루나고 여러 해를
세무 전문 변호사로 일한 경력이 그렇다. 소설의 주인공 레베카의 고향과 직업 설정이 지은이인 오사 라르손에게서 나온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이 책이 이번에 소개됐지만 스웨덴에서 발간된 건 2003년, 13년 전이다. 이 소설로 지은이는 스웨덴 범죄소설작가협회 신인상을 수상했고, 영국과 미국에서 출간돼 2006년 영국추리작가협회상 최우수 외국어작품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고, 2007년에는 [렛미인]의 제작자 레나 렌베르그가 영화화하기도 했다. 덕분에 지은이는 레베카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총 6권의 책을 낼 수 있었다.
평소 추리소설이나 범죄소설 장르를 좋아하기도 하고 '오프라 윈프리 쇼' 선정 '여성이 읽어야 할 최고의 미스터리'라고 해서 읽기 전에 기대를 했다. 무더운 여름날 쫀쫀하게 짜인 추리소설이나 범죄소설을 읽다 보면 더운 것쯤 까맣게 잊어버리니까. 게다가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시리즈] 1부를 재미있게 읽었었기 때문에 [밀레니엄] 제작사가 드라마로 만들어 2017년 4개국에서 방영 예정이라고 하니 기본은 하겠다 싶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쁘지는 않았지만 기대한 만큼은 아니었다. 사람이 죽고 범인을 찾아가는 구성이야 범죄소설의 기본이고 뭐랄까? 주인공인 레베카의 속마음이 자주 나오고, 풍경 묘사 같은 게 이야기를 뚝뚝 끊어서 단숨에 읽어내리는 맛이 적었다. 추리소설이나 범죄소설이라는 게 장르 특성상 처음부터 끝까지 눈 안 떼고 집중에서 단숨에 읽어내리는 몰입력이 있어야 재미가 있는데 그게 덜하니 장르 특유의 재미가 좀 반감됐다. 번역 때문인지 원문이 그런 건지는 모르지만 문장과 문장이 연결되는 느낌도 좀 적은 것 같다. 책이란 게 개인 차이가 있는 거니까 읽는 사람마다 다를 텐데 나한테는 범작 정도의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