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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나를 만나지 못한 나에게 - 삶의 관점을 바꿔주는 쇼펜하우어 철학에서 찾은 인생의 해법!
변지영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5년 10월
평점 :
공부와 생활 연구소 소장으로 철학의 심리치유적 기능에 대한 책을 쓰는 지은이가 쓴 쇼펜하우어 철학에 대한 책. 철학이라고 해서 막 어렵고 그런 건 아니고(그럼 나도 못 읽었겠지, 안 읽었거나) 교양서로 쉽게 접근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쇼펜하우어의 책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와 [소품과 부록]에 나온 글 중에서 짧게 발췌해 왼쪽에 싣고 오른쪽에는 지은이의 풀이를 덛붙인식이다.
제일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았던 건 지은이가 쓴 서문이었다. 우리의 불안과 서구의 불안은 다른데 서구의 불안은 개인이라는 더 쪼갤 수 없는 고유의 단위 속성에서 오는 불안으로 실존적 불안에 가깝다면 우리 사회의 불안은 미래를 알 수 없고, 자신이 누군지 알 수 없어서 오는 불안이라고 해석한 게 흥미로웠다. 그럼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신이 누군지 알 수 없는가 해석한 점도 재밌는데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존재가 아니라 어떤 특정 역할로 살아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역할로만 존재해왔기 때문에 역할이 사라지거나 잃어버리게 돼 불필요한 존재가 될까 봐 두렵다는 것이다. 이런 지은이의 주장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책의 제목인 [아직 나를 만나지 못한 나에게]에서 앞의 나는 내가 생각하기에 무의식의 나, 잠재의식의 나 같다. 뒤에 나오는 나는 현재의식의 나고. 이 책을 읽고 처음 알았는데 심리학에서 3대 거장으로 꼽히는 프로이트와 융이 모두 프로이트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융은 어렸을 때부터 쇼펜하우어의 책을 열심히 읽었고, 프로이트가 처음 개념을 정립했다고 알려진 무의식이라는 것도 실은 쇼펜하우어의 의지란 개념에서 왔다고. 그래서 그런가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처음 접해보지만 낯설지가 않고 굉장히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철학이라는 느낌보다는 심리학이나 정신분석학의 느낌도 들었고. 내가 근래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와도 맞물려서 재미있게 읽은 책.
인간은 욕구한 것을 계획하지 계획한 대로 욕구하지 않는다.
만약 당신의 계획이 얼마 못가 자주 바뀌고 어그러진다면 계획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아마도 당신이 정말 원하는 것을 파악하지 못해서였을 수도 있다.
아직 자신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불안에 쫓겨 더 많은 계획을 세우고 바쁘께 일을 벌이기 전에 자신을 자세 들여다보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1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