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 블루 워터파이어 연대기 1
제니퍼 도넬리 지음, 이은숙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처음 책 소개를 읽고 주인공의 이름이 세라피나라 반가웠다. 세라피나라는 이름을 세례명으로 쓰는 사람이야 전 세계에 셀 수 없이 많겠지만 소설의 주인공 이름이 세라피나인 건 처음 봤다. 그래서 그냥 끌렸다. 작가는 소설에서 세라피나를 어떤 사람으로 표현했을까?


 권위 있는 아동문학상 중 하나인 카네기 상을 수상한 작가이며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제니퍼 도넬리는 2014년, 디즈니 하이페리온 출판사와 새로운 인어공주 이야기를 공동 기획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다. 작가는 평소 천재 디자이너로 인정받는 알렉산더 맥퀸의 패션쇼를 즐겨보았는데 알렉산더 맥퀸의 유작인 '플라톤의 아틀란티스' 쇼를 보고 영감을 받아 여섯 명의 인어들(모두 여자다)이 바다와 바다생물을 위협하는 악당을 물리치고 잃어버린 왕국을 되찾는 워터파이어 연대기를 쓰게 되는데 [딥 블루]는 워터파이어 연대기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으로 2014년 5월에 출간됐다.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인 [로그 웨이브]는 2015년 1월에 이미 출간이 됐고, 세 번째 이야기인 [다크 타이드]는 2015년 가을쯤 출간될 예정이다. 워터파이어 연대기 시리즈는 총 4부작인데 지금까지 출간된 속도를 보면 워터파이어 연대기 시리즈의 마지막이 될 네 번째 이야기는 내년인 2016년에 출간되지 않을까 싶다.


 소설의 주인공인 세라피나는 미로마라를 다스리는 메루우 왕가의 핏줄로 붉은 빛이 도는 금발에 진초록의 눈동자, 붉은 빛 도는 금색 비늘을 가진 열여섯 살의 소녀다. 미로마라는 대대로 여왕이 다스리는데 지금은 세라피나의 엄마인 이사벨라가 미로마라의 통치자 겸 베네치아의 여왕이다. 미로마라에서는 여왕이 되기 위해서는 꼭 거쳐야 할 관문이 있다. 도키미라는 절차인데 여러 인어들 앞에서 공식적인 후졔자로 인정받는 아주 중요한 자리다. 세라피나도 그날을 위해 열심히 준비한 덕분에 알리테이아(공주가 진짜 메로우의 후손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역할을 하는 바다거미. 진짜 메로우의 후손이 아니면 후계자가 되기는 커녕 목이 날아간다)한테 순수한 메로우의 후손으로 인정도 받았고, 자신없었던 노래주문도 완벽하게 해냈다. 하지만 마지막 단계인 마탈리의 황태자, 마흐디(세라피나보다 두 살 위로 열여덟 살)와의 약혼(결혼은 스무 살이 되면 한다)을 진행하기 전 모든 것이 끝났다. 엄마인 이사벨라 여왕이 독을 바른 화살에 옆구리를 맞았고, 아빠인 바스티안 공은 아내인 여왕을 구하려다 죽었다. 궁은 무너졌고, 수없이 많은 인어들이 죽었다. 곁에 남은 건 약혼자인 마흐디의 사촌동생이자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인 닐라밖에 없었다. 결국 모든 것을 잃은 세라피나와 닐라는 꿈에서 자신들을 부른 강의 마녀들인 이엘레의 우두머리, 바바 브라저를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난다.


 작가의 이력을 봐도 그렇고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기본 틀을 봐도 그렇고 워터파이어 연대기 시리즈는 성장소설이다. 세라피나가 도키미(요즘으로 말하면 성인식)를 하는 날 사건이 벌어지는 것도 그렇고, 자신을 믿지 못하고 자신의 역할에 대해 부담감만 가지고 있다 시련을 겪으며 성장하는 것도 그렇고, 뜻이 통하는 동료를 만나 함께 같은 목표를 달성해내가는 것도 그렇고, 이야기 중간 중간에서 보여지는 미숙한 태도나 성격 등을 봐도 그렇다. 미로마라의 여왕이라는 자리가 처음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의무였기에 어쩔 수 없이 관습에 따라가는 미성숙한 태도를 보이지만 시련을 겪으면서 스스로의 선택이 되며 책임감을 가지게 되는 게 전형적인 성장소설의 형식을 보인다. 다만 안 봐도 뻔한 기본 구조를 어떻게 살을 잘 붙여서 흥미로운 이야기로 끌어나가는가가 중요할 텐데 4부작의 1권에 해당하는 [딥 블루]만 볼 때 재미있다. 개인적으로는 읽으면서 세라피나가 너무 상황 파악을 못 하거나 세상 물정 모르고 자라 배부른 소리를 하거나 답답한 행동을 해서 '주인공이 별로 매력이 없네'라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세라피나의 나이가 열여섯 살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등장 인물의 성격보다는 이야기 자체의 힘이 더 강한 소설이라 인물들 성격이 평면적으로 느껴지는 감도 있기는 한데 나머지 시리즈에서 좀 더 매력적으로 인물을 창조해주면 좋겠다. 그럼 10대뿐만이 아니라 어른들도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성장소설 시리즈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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