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 아이 고 - 내 남편의 아내가 되어줄래요
콜린 오클리 지음, 이나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이름은 데이지, 아버지는 데이지가 세 살 때 교통사고로 사망. 엄마는 데이지가 사는 곳에서 차로 90분 걸리는 곳에서 혼자 산다. 데이지의 엄마는 오래전에 남편을 읽고 딱 한 번 진지하게 연애를 한 걸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누군가를 진지하게 사귄 적이 없다. 형제는 없다. 데이지는 무남독녀다. 지금 나이는 스물 일곱으로 지역사회 상담 전공 석사과정 2학기의 대학원생이다. 4년 전, 그러니까 데이지가 스물 세살 때 유방암 진단을 받았고 그후 방사선 치료 등의 항암치료를 받아 2월 12일에 공식적으로 유방암 치료 진단을 받았다. 며칠 후면 유방암 치료 공식 선언 4주년이라 남편인 잭과 1박 2일로 여행을 갈 계획이다. 차는 현대 쏘나타를 몬다.


 남편인 잭은 현재 수의사 과정과 수의학 박사 과정을 동시에 밟고 있다. 몇 달 뒤면 졸업이다. 일에서는 굉장이 뛰어나고 똑똑한 사람이지만 다른 건 허술한 데가 많은 사람이다. 뭘 고치는 것도 잘 못 하고, 커피를 마신 컵도 아무 데나 두고, 양말은 꼭 침대에서 벗어서 바닥에 떨어뜨려놓고 절대 치우지 않고, 정리라고는 영 서툴러서 서재의 책상은 문서의 산을 이루고 있다. 수의사 과정과 수의학 박사 과정을 동시에 진행하느라 너무 바빠서 모든 걸 뒤로 미뤄놓고 있다. 아이도 그 중 하나. 몇 달 뒤 졸업하면 아기를 가지고 싶다. 차는 포드 익스플로러를 몬다.


 둘은 데이지가 스무 살 때 처음 만났다. 잭은 데이지가 어른이 돼서 제대로 연애한 첫 번째 남자다. 버스 정류장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데이지가 몰라서 그렇지 잭은 몇 주 전부터 데이지를 눈여겨보고 있었다. 벌은 핑계일 뿐이었다. 벌이 데이지 근처에서 날아다니고 있어서 잭은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덕분에 데이지에게 말을 걸 수 있었으니까. 둘은 지금 정식 부부로 스페인식 방갈로 같은 집에서 아비시니안 기니피그 퀸 거트루드와 한 쪽 다리가 없는 테리어 베니랑 같이 애선스에서 산다.


 데이지의 제일 친한 친구는 케일리로 유치원 교사다. 주로 19살, 21살의 연하를 사귄다. 케일리는 의리가 있는 친구다. 4년 전 유방암 진단을 받고 항암 치료를 받을 때도 평소랑 똑같이 대해준 친구다. 데이지는 케일리의 남자 보는 안목이 걱정되기는 하지만 의리가 있고, 솔직하고, 단순한 케일리가 좋다. 오죽했으면 서른이 되기도 전에 유방암이 재발한 소식을 전했을 때도 케일리는 "지랄 같네"라고 말했을 뿐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주인공인 데이지는 유방암 말기 진단을 받고 자신이 살 날이 4개월에서 6개월밖에 남지 않을 걸 알게 되자 자신이 세상을 떠난 후 혼자 남을 남편을 위해 남편에게 잘 어울리는 새 아내를 구해주려고 한다. 그러다 막상 자신이 생각하기에 잭에게 완벽한 아내감인 패멀라

(캐일리가 일하는 유치원 동료 교사로 캐일리는 항상 패멀라 흉을 본다)를 알게 되고 패멀라랑 남편이 이미 아는 사이이며 남편이 패멀라에게 호감을 가지는 거 같자 말할 수 없는 질투를 느끼는데 과연 잭과 패멀라는 데이지의 바람대로 데이지가 죽은 후 결혼하게 될까? 그건 스포일러니까 비밀로, ㅎㅎ.


 책은 철저히 주인공인 데이지의 관점에서 진행된다. 시점 자체가 일인칭 주인공 시점이다. 데이지의 유방암 재발은 소설의 도입에서부터 전재로 딸고 데이지가 그 사실을 확인하고, 감정의 변화를 경험하고, 결국 자신의 상태를 인정하고, 시한부 생명을 선고받으며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변하고, 남편에게 새 아내감을 구하며 느끼는 감정의 변화를 아주 세세하게 다룬다. 아무래도 주인공이 여자고 읽은 나도 여자라 데이지의 감정선을 따라가며 읽게 되는데 개인적으로는 공감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읽으면서 자꾸 걸리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내용이 재미있고 재미없고,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 읽는 내가 주인공의 감정에 이입이 돼야 몰입이 되는데 데이지의 감정에 공감이 되지 않으니 자꾸 관찰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읽게 됐다. 이건 아마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를 거라고 생각한다. 데이지의 선택이나 행동, 감정에 공감이 된다면 몰입해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아내가 남편을 위해 새 아내가 될 사람을 미리 고른다는 아이디어만은 흥미롭다. 영화로 만들어도 될 소재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책의 겉표지랑 띠지도 훌륭하다. 원서는 어떨지 모르겠는데 번역서 겉표지랑 띠지는 누가 아이디어를 냈는지 참신하다. 띠지가 있는 상태로 겉표지를 보고, 띠지를 떼어내고 겉표지를 보면 책의 설정 자체가 그림 하나로 설명이 되는 게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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