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묻다 첫 번째 이야기 - 지성과 감성을 동시에 깨우는 일상의 질문들 문득, 묻다 1
유선경 지음 / 지식너머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매일 아침 방송하는 KBS 클래식 FM 《출발 FM과 함께》의 작가가 인기 코너인 '문득, 묻다'에서 다뤘던 것들을 모아 책으로 냈다. '1년 정도 하다 말겠지'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고 1년마다 피디에게 '이제 그만하자'고 했지만 2011년 1월 1일 처음 시작해 어느덧 5년째인 코너라고 한다. 급하게 기획하고 마땅히 생각나는 코너 이름도 없어서 그냥 '문득, 묻다'로 지었는데 어쩌다 보니 지금까지 왔다고. 코너 이름을 '문득, 묻다'로 한 것도 작가가 평소 호기심이 많아서 정말 갑자기 문득 묻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참 잘 지은 이름 같다. 작가가 지어서 그런가? 우리도 문득 뭔가 갑자기 궁금해질 때가 있지 않나? 나만 그런가?


 제목에 '첫 번째 이야기'라고 달린 거 보니 앞으로 최소한 한 권은 더 같은 이름으로 책이 나오려나 보다. 하긴 5년째 진행하고 있는 코너이니 이야기거리가 얼마나 많을까. '첫 번째 이야기'는 크게 세 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첫 번째 장은 '꽃을 보다', 두 번째 장은 '먹고 마시다', 세 번째 장은 '말을 하다'이다. 각 장의 제목을 보면 알겠지만 첫 번째 장은 꽃에 대한 이야기이고, 두 번째 장은 먹고 마시는 것에 대한 이야기, 세 번째 장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별 생각 없이 쓰는 말들에 대한 이야기다.


 일단 목차를 쭉 봤는데 그전에는 궁금하지 않았던 것들이 목차를 보며 궁금해졌다. 김춘수 시인의 '꽃'에 나오는 꽃은 정말 무슨 꽃일까? 외롭고 우울하면 왜 더 많이 먹는 걸까? 삼천갑자 동방삭은 정말 어떻게 죽었을까? 왜 덕수궁 돌담길을 연인이 같이 걸으면 헤어진다는 말이 나온 걸까? 등등등. 목차를 보다 새롭게 알게 된 것도 있다. 예루살렘에는 치즈버거가 없다는 것, 아카시아가 아니라 아까시가 맞는 말이라는 것. 그리고 생각보다 내가 아는 게 많다는 것도 깨달았다. 튤립이 어쩌다 투기의 대상이 됐는지, 거리의 화단에 피는 양귀비꽃이 진짜 양귀비꽃인지 아닌지, 갈대랑 억새가 어떻게 다른지, 말짱 도루묵에서 도루묵이라는 말이 어떻게 생겼는지 하는 거.


 한때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한참 유행했던 적이 있다. 몰랐을 땐 그냥 그러려니 넘겼던 것들이 알게 되면 새롭게 보이고, 다르게 보이는데 호기심은 세상을 새롭게 보고 다르게 보게 만드는 원동력이 아닌가 싶다. 작가처럼, 나처럼 호기심이 많은 사람, 호기심이 많아서 궁금한 것도 많고 그래서 질문도 많은 사람, 갑자기 문득 뭔가 궁금해지는 경우가 많은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 부작용이라면 호기심이 더 늘어나는 거? 반대로 좋은 점은 일상의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이끌어 갈 수 있다는 것. 발렌타인 데이가 왜 2월 14일이고, 왜 여자가 먼저 고백하는 날인지, 어쩌다 발렌타인 데이에 초컬릿을 선물하는 풍습이 생긴 건지 이 책을 보면 알 수 있으니까. 따끈따끈한 여름 오후가 이 책을 읽는 동안 시원하게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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