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 - 세상이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 플라톤 아카데미 총서
강신주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인문학의 심화 연구 지원과 대중 확산을 위해 2010년 설립된 공익재단, 재밥법인 플라톤 아카데미가 2013년 가을 경희대학고 평화의 전당에서 개최한 제3회 인문학 공개강좌 '나는 누구인가'를 정리해 책을 냈다. 매회 강의마다 2,00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참가한 강의다. 강연자는 철학자 강신주를 비롯해 고전평론가 고미숙, 연세대학고 신과대학 교수인 김상근, 슬로베니아 류블랴나대학교 사회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인 슬라보예 지젝, 슬로베니아 류블랴나대학교 사회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인 이태수, 경희대학교 생물확과 교수 정용석, 서강대학교 철학과 교수 최진석 이렇게 총 일곱 명이다.

 

 인문학 강의를 정리한 책이라고 하니 읽기도 전에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는데 대중을 대상으로 한 강의를 요약, 정리한 거라 하나도 어렵지 않다.

늘 먹고 사는 일만 생각하다 보면 생각하는 게 거기에서 거기일 수밖에 없는데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행을 떠나듯이 늘 같은 자리에서 맴도는 생각 말고 다른 생각을 하며 머리에 바람을 쐬어주는 느낌으로 읽으면 된다.

 

 작가들이 교수나 철학자라고 해서 그 사람들의 주장을 무조건 100% 수용할 필요는 없다. 물론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나도 책을 읽으면서 내내 속으로 물음표를 달면서 읽었다. '정말 그럴까?', '비현실적이지 않나?', '현실에서 너무 동떨어진 생각이네' 등등. 인문학이라는 게 정답을 배우는 게 아니고 다양한 관점을 접하는 거니까 의심하며 읽는 게 오히려 맞다고 생각한다. 최진석 씨가 ' 자신의 주인으로 산다는 것'에서 '하지만 질문은 그냥 질문입니다. 질문이 생겼다는 것은 내 안에 관심과 호기심이 작동했드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질문을 했다는 사실에 의미가 있는 것이지, 질문 자체에 옳고 그름이 있을 수 없습니다. 옳고 그름이라는 것은 항상 이미 정해져 있는 것, 이미 확고하게 뿌리내리고 있는 것에 맞느냐, 맞지 않느냐를 따지는 일입니다. 그런데 인류 역사상 모든 창조적인 것, 새로운 것은 다 엉뚱한 질문에서 나왔습니다. 질문의 가치는 질문하는 그 자체에 있는 거지 거기에 절대 옳고 그름이 있지 않습니다. 질문은 질문으로 터져나온 것만으로 이미 완벽합니다(206쪽)'라고 말한 것처럼.

 

 여름도 얼마 안 남았고 찬바람이 불면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질 텐데 그럴 때 읽으면 좋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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