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쯤, 파리지앵처럼 - 평범한 일상도 특별해지는 21가지 삶의 기술
민혜련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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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 가본 적이 있다. 잠깐이었지만 파리의 상징이라는 에펠탑과 개선문도 봤고, 버스를 타고 신시가지와 구시가지의 야경을 보기도 했다. 한 달 동안 중부 유럽의 여러 도시를 들렀는데 파리가 다른 도시에 비해 뭔가 특별히 다르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패션의 도시로 유명한 곳이었지만 길에서 본 파리지앵은 특별히 옷을 잘 입는 거 같지도 않았고, 파리에 가면 에펠탑은 꼭 봐야 한다고 해서 가보기는 했는데 왜 유명한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 눈에 에펠탑은 삐죽 솟은 철조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 뒤로 프랑스에 대한 책을 몇 권 읽었다. '프렌치 시크'를 다룬 패션책도 봤고, 고칼로리 식사를 하면서도 날씬한 프랑스 여자들의 식사법을 다룬 책과 다큐도 봤다. 그러면서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넘겼던 그때 그 풍경들이 조금씩 의미를 가지게 됐다.

 

 이 책은 프랑스에서 10년 정도 유학생활을 했던 작가가 이제 막 대학에 진학한 딸을 위해 쓴 책이다. 지금까지는 자신만을 위해 살았는데 이제 성인이 된 딸을 보며 딸을 위해 무언가를 해주고 싶었다고 한다. 여자로서, 또 한 명의 사회 구성원으로 이제 막 시작한 딸에게 직접적으로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 시시콜콜 잔소리를 하는 대신에 10년 프랑스 유학시절 느끼고 경험했던 프랑스 사람들 이야기를 하며 꼭 다른 사람들처럼 정해진 순서에 따라 살 필요는 없다, 이렇게 사는 법도 있다 넌지시 말을 건넨다. 엄마가 딸을 위해 쓴 책이라고 해서 여자로서의 삶만 다룬 건 아니다. 초반에 프랑스 여자들 이야기가 나오기는 하지만 그건 일부분일 뿐 프랑스의 토론 문화, 몸에 대한 시선, 교육 문화까지 다 아우른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책과 비교해 가며 읽기를 권한다. 이 책의 작가 민혜련 씨처럼 프랑스에서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심우찬 씨가 쓴 [프랑스 여자처럼]이나 뉴요커가 쓴 [프랑스 남자들은 뒷모습에 주목한다], 프랑스 사람이 프랑스에 대해 쓴 [프랑스 스타일]이나 [프랑스 여자는 살찌지 않는다]를 같이 읽는다면 동일한 대상을 각기 다른 시선으로 어떻게 풀어냈는지 비교가 돼 재미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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