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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인터뷰 - 세계를 뒤흔든 30인의 리더에게 인생과 성공을 묻다
조선일보 위클리비즈 팀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4월
평점 :
개인적으로 인터뷰 기사를 좋아한다. 신문이나 뉴스를 안 보는데도 인터뷰 기사가 있으면 읽는다. 물론 관심이 가는 사람의 인터뷰나 흥미 있는 분야의 사람이 한 인터뷰만.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데 만나고 싶은 사람, 호기심 가는 사람을 다 만날 수 있는 게 아니니 인터뷰 기사는 간접적으로나마 그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좋은 통로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걸러지고 걸러진 이야기라 팔딱팔딱 살아있는 상대를 이해할 순 없겠지만 깊이 있는 인터뷰 기사를 읽고 나면 상대가 아주 조금은 이해가 되며 연민 같은 게 느껴지기도 한다.
책 제목을 보면 알겠지만 이 책은 인터뷰 기사를 묶은 책이다(말장난 부리지 않은 책 제목이 좋다). 조선일보 위클리비즈 팀이 지난 1년간 만났던 사람들 30명의 인터뷰 기사를 묶었다. [위클리비즈i]와 [위클리비즈 인사이트]에 이은 세 번째 책이다. 인터뷰한 30명의 이름부터 죽 훑어봤는데 곤도 마리에([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이란 책을 쓴 작가로 일본에서 유명한 정리 컨설턴트다.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은 일본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지기도 했다)나 미야자키 하야요(유명한 일본의 애니메이션 감독,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모르면 정말 간첩), 카림 라시드(유명한 산업디자이너, [나를 디자인하라]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 이름은 몰라도 카림 라시드가 만든 쓰레기통을 보면 누구나 다 '아!' 할 거다)처럼 이름이 익숙한 사람도 있고, 리만탓(이금기소스 명예회장), 오니시 마사루(JAL 회장)처럼 타이틀을 봐야 '아, 이런 사람이구나' 싶은 사람도 있었다.
책을 펴낸 조선일보 위클리비즈 팀에서야 나름의 기준을 세워 인터뷰이 30명을 세 그룹으로 나눴지만 읽는 순서는 내 마음. 관심이 가는 사람의 인터뷰부터 찾아서 읽었다. 곤도 마리에를 시작으로 작가들 인터뷰부터 먼저 읽고(책을 좋아하다 보니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책을 쓴 사람부터 먼저 눈이 갔다) 미야자키 하야오, 카림 라시드 인터뷰를 읽고 나머지 인터뷰를 읽었다. 카림 라시드는 그 사람이 디자인한 제품의 사진과 책만 봤기 때문에 외모는 전혀 몰랐는데 완구회사 CEO 같은 외모와 옷차림이 재미있었고, 미야자키 하야오의 인터뷰를 보면서는 영화나 만화, 연극 등의 원작이 책인 경우 책을 먼저 보라는 내용을 읽고 나랑 똑같은 생각을 하기에 반가웠다. 반면 곤도 마리에의 인터뷰 같은 경우, 그 사람이 쓴 책에 이미 다 나온 내용이라 새로운 이야기거리가 없는 게 아쉬웠다. 책 서문에도 있듯이 좋은 기사는 좋은 질문에서 나오는데 곤도 마리에를 인터뷰할 때는 좋은 질문이 생각이 안 났었던 걸까? 아니면 곤도 마리에를 이미 알고 책까지 읽은 독자와 이름도 전혀 모르는 독자, 어느 층에 초점을 맞춰 질문을 준비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은 걸까?
조선일보 위클리비즈를 신문으로 접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바람이 있는데 인터뷰이 대상이 좀 더 다양해지면 좋겠다. CEO나 경영학 교수 말고 대상을 좀 더 융통성 있게 선정하면 좀 더 다양한 질문이 나올 테고, 그럼 더 좋은 기사가 나올 테니. 네 번째 책에서는 좀 더 다양한 분야의 인터뷰이를 만나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