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 - 상대의 미래를 간파하는 힘
매튜 헤르텐슈타인 지음, 강혜정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책 읽기 전에 제목에 붙은 '상대의 미래를 간파하는 힘'이란 설명만 보고 '와우, 신기한데'라고 생각했다. 평소 몸짓 언어에 관심이 있어서 관련 책을 즐겨보는데 몸짓 언어로 상대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는 말은 들어봤어도 상대의 미래를 간파한다는 말은 처음이라 신기했다. 그게 가능하단 말이야?

그런데 책을 다 읽고 알았다. 내가 헛다리 짚었다. 미리 말하는데 이 책에서 말하는 '상대의 미래를 간파하는 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많이 다르다. 점쟁이나 예언자처럼 먼 미래를 정확하게 알아맞추는 의미가 아니랄 뜻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살면서 경험했던 일일 테지만 처음 만나는 사람을 짧게 순간적으로 보고 상대가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똑똑한 사람인지, 나와 잘 맞는 사람인지 알아보는 그 레이더를 말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특별하게 배운 것도 아니고, 확실한 근거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뇌가 본능적으로 보내주는 신호라고 할까? 책의 표현을 빌면 석기시대의 뇌로 21세기를 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근거 없는 이 촉이 상당히 잘 맞는다는 게 작가의 주장이다.

 

 작가 매튜 헤르텐슈타인은 현재 드포(DEPAUW) 대학교의 교수로 버클리 소재 캘리포니아 대학교(UC BERKELEY)에서 심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이다. 최근의 인지 심리학자들이 인간의 비합리성과 감정의 오류 등 정신적 약점을 드러내는 데 초점에 맞춘 것과 달리 인간의 놀라운 직관과 예측력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한다. 이 책 역시 그런데 다양한 연구와 실험 결과들을 근거로 타인의 행동과 표정, 버릇 등 비언어적 신호를 포착하는 것만으로도 상대에 대한 거의 모든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책의 내용은 제목만 보고 가졌던 기대와 다르긴 했지만 책 자체는 재미있었다. 원래 이 분야에 관심이 있기도 하고, 다양한 사례들이 흥미를 끈다. 최근에 방영된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이휘재 씨가 쌍둥이 영유아 발달 검사를 받는 장면이 있었는데 이 책에도 애착관계 실험이 나온다. 어렸을 때 애착관계만 봐도 어른이 됐을 때 어떤 애착관계를 형성할지, 아이를 낳을 경우 그 아이가 어떤 성향을 보일지가 나오는 거다. 아이가 있는 부모라면 이 실험이 상당히 흥미로울 거 같다. 개인적으로는 부부간의 대화를 3분만 들어보면 그 부부가 장차 이혼을 할지 안 할지 알 수 있다는 결과가 흥미를 끌었다. 부부 사이에 의견 차이가 있을 경우 상대의 인격 자체를 비난할 경우에는 이혼할 확률이 높고, 문제가 되는 대상 자체만 비난할 경우 이혼을 안 할 확률이 높다는 건데 남녀관계에서는 싸우지 않는 거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싸우는가가 중요한 셈이다. 하긴 부부만 그럴까?

 

 책이 처음부터 끝까지 실험 내용과 분석,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에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텐데 이 책은 실험 내용 자체가 워낙 다양한데다 일상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도 많기 때문에 전혀 지루하지가 않다. 그러면서도 집중해서 읽으면 몇 시간 안에 다 읽을 수 있을 정도로 풀이도 어렵지 않고 재미있다. 평소 이런 분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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