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않아서 더 완벽한 집 - 취향이 있어 더 멋스러운 나만의 인테리어
데보라 니들맨 지음, 문신원 옮김, 버지니아 존슨 그림 / 지식너머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실내장식 관련 책을 많이 본 건 아니지만 그래도 한 열 권 정도는 본 거 같은데 사진 대신 일러스트를 사용한 책은 처음 본다. 사진을 쓸 때와 일러스트를 쓸 때의 장단점이 각각 있겠지만 일러스트가 들어간 실내장식 책을 보니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어 느낌이 색다르다. 사진을 쓸 경우 세세한 걸 정확하게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 일러스트를 쓰니 좀 더 따뜻하고 빈 곳을 머릿속으로 메꿔보는 재미가 있다고 할까. 그림책을 좋아해서 그런지 실내장식 책이라기도 보다는 그림책 보는 거 같아 좋았다. 도톰한 이불 속에 폭 파묻혀서 보거나 보들보들한 담요 덮고 읽으면 좋은 책.

 

 작가 데보라 니들맨은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발행하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WSJ]의 편집장이자 [월스트리트 저널]의 주말 라이프스타일 섹션 ‘오프 듀티OFF DUTY’의 창안자이기도 하다. 인테리어 잡지인 [도미노 매거진]의 창립 편집자였으며 [도미노 : 데코레이션을 위한 책]의 공동 저자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이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사람이 생각하는 좋은 실내장식이란 뭘까? 우리말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행복한 마음으로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삶의 배경을 만들어내는 게' 좋은 실내장식이라고 한다. 그럼 그걸 이루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어디에 이용해야 할까?

 

 책에서는 실내장식에 필요한 거의 모든 부분을 다룬다. 가구와 조명, 소품, 벽지를 비롯해 꽃과 향초, 포푸리, 사진까지 망라한다. 조명을 예로 든다면 테이블 램프, 플로어 램프, 스콘스, 펜던트 조명으로 나눠서 각 조명을 설치하기 좋은 공간과 위치, 디자인, 밝기 정도, 크기를 비롯해 램프 갓의 소재에 따른 장단점과 모양까지 놓치지 않고 하나하나 다 다루는 식이다. 설명만 있을 경우 의미 전달이 모호해서 감이 확 안 올 수도 있는데 설명에 맞는 일러스트를 곁들여 이해를 돕는다. 평소 생활에서 사용은 하지만 정확한 명칭을 모르고 사용한 것들은 단어가 생소한데 그럴 때도 역시 일러스트를 보면서 이해하면 된다.

 

 책을 쓴 작가가 서양사람이다 보니 공간 연출법이라든가 집을 차지하는 요소가 우리와는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는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에서 살고, 아파트 구조라는 게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그나마 자기 소유 집일 때야 구조 변경이 가능하지 전세집이라면 못 하나 박는 것도 마음대로 못 하니까)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을 그대로 따라하는 건 한계가 있다는 얘기. 촛대와 필사용 테이블, 은 식기 같은 건 이국적인 문화를 슬쩍 넘보는 정도로 만족하면 된다. 대신 전문가만이 알고 있는 경험은 마음껏 배워 활용하자. 가구 배치를 할 때는 수직과 수평이 조화를 이루도록 할 것, 쿠션의 색상은 방 안에 있는 소품들 중 최소한 세 가지의 색상과 일치시킬 것, 방마다 공통된 색을 점점이 섞으면 집 전체에 통일성을 만들 수 있다는 것 같은 조언은 아주 유용하다. 다만 사람 사는 집이라면 몇 가지 정도는 꼭 있게 마련인 전자제품을 다루지 않은 점은 아쉽다. TV나 컴퓨터, 전화기 같은 거 없이 살 수는 없는데 그것들을 어떻게 다른 것들과 잘 어울리게 할지도 다뤄졌으면 좋았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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