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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의 참 쉬운 가족밥상 - 아이가 잘 먹고 남편 입맛 사로잡는
박지영 지음 / 지식너머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낸 박지영 씨는 2010년 네이버에서 요리부분 파워블로그로 선정된 '보니의 참 쉬운 레시피'를 운영하는 블로거로 닉네임이 보니라 책
제목도 [보니의 참 쉬운 가족밥상]이다. 요리와 레시피 작성은 물론이고 책에 실린 사진도 모두 본인이 찍었다. 그래서 그런가 푸드스타일링이 아주
고급스럽거나 세련된 느낌은 아니다. 아마 그래서 이제 막 요리를 시작하는 사람들도 부담 갖지 않고 '어? 이거 한번 해볼까?'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까 싶다. 사진이 보기 좋고 근사한 요리책들은 볼 땐 '와-' 감탄이 절로 나고, 책꽂이에 꽂아두면 폼도 나겠지만 요리를 하고도
그릇에 담아보려고 하면 사진 속 멋진 그릇도 없고, 예쁜 젓가락 받침도 없어서 어쩐지 초라해보일 수도 있으니까.
사진이나 푸드스타일링만 그런 게 아니다. 메뉴 구성이나 사용한 식재료도 지극히 평범하다. 콩자반이나 미역줄기볶음 같은 평범한 반찬, 1년
내내 구할 수 있는 감자나 오이를 이용한 감자채볶음이나 오이냉국, 냉장고가 텅텅 비었을 때도 냉장고에서 한자리 차지하고 있을 거 같은 달걀을
이용한 달걀밥, 참 흔하게 볼 수 있는 저장식품 참치를 이용한 참치비빔밥처럼 책에 나온 요리를 해보기 위해 굳이 멀리 나가 장을 봐오거나 할
필요가 없는 메뉴로 구성됐다. 결혼하고 처음 요리를 시작해 간단한 것부터 배워서 해야 할 초보 주부들에게 알맞은 요리책이다.
책 제목의 '가족밥상'이란 단어를 봐서 알겠지만 같은 재료를 이용해 아이가 먹을 것과 어른이 먹을 걸 만드는 법을 조금 달리해 실은
1장의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콩나물 한 봉지를 샀을 경우 매운 걸 못 먹는 아이를 위한 하얀콩나물무침과 매운 걸 즐기는 어른들을 위한
매콤콩나물무침을 같이 싣거나 같은 멸치볶음이라도 아이를 위한 아몬드멸치볶음과 어른들을 위한 꽈리고추멸치볶음을 같이 다루는 식이다. 아이가 어릴
경우 아이 먹을 것과 어른 먹을 것을 따로 만드는 게 참 손이 많이 간다고 들었는데 직접 겪어본 주부이기에 낼 수 있는 아이디어가 아닌가 싶다.
책 뒤에는 부록으로 레시피 카드가 몇 장 붙어있다. 책에 실린 메뉴 전부를 레시피 카드로 만든 건 아니지만 요리가 서툰 주부라면 두꺼운
책 펴놓고 읽기 보다 레시피 카드 잘라서 수납장에 붙이고 보며서 요리하면 쉬울 거 같다. 장을 볼 때 레시피 카드를 들고 나가서 집에 있는
식재료를 생각해 부족한 것만 구입할 때도 좋고.
다만 요리에 어느 정도 내공이 있는 사람들이 보기엔 아쉬운 점이 느껴질 책이다. 일단 메뉴가 많이 보던 메뉴라는 점이 그렇고, 흔한
메뉴라도 사소한 조리법의 차이로 맛이 확 달라질 수 있는데 그런 팁 같은 게 없다. 예를 들어 누구나 만들어 먹는 콩자반을 봐도 양념이 지금껏
해먹던 거랑 다를 바가 없다. 좀 더 색다른 메뉴나 맛을 찾는 사람보다는 누구나 다 해먹는 반찬조차 어떻게 만들지 몰라 배워야 하는 초보자가
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