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츠 마이 웨딩
이경재 지음 / 미호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아, 이런 책 좋다.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나 같은 사람한테 정말 꼭 필요한 정보가 가득하다. 환경 문제에 큰 관심은 없지만 공산품 냄새 폴폴 풍기는 결혼식은 딱 질색이라 개성 있는 결혼식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 싶은 사람한테도 아주 좋을 거 같다. 읽다 보면 아마 환경에 대한 관심이 저절로 생길 것 같다. 그만큼 멋진 아이디어가 가득한 책이다.

 

 작가 이경재는 사회적 기업 '대지를 위한 바느질(http://www.ecodress.net)' 운영자다. 미술을 전공하고 패션회사에서 일하다 20대 중반에 강원도 횡성군으로 귀농해 살던 아가씨였는데 우연히 TV에서 국민대학교 시각디자인 교수님을 보고 그린디자인 전공 야간대학원 과정에 진학하며 환경과 디자인에 대한 시각이 바뀌게 됐다고 한다. 수업시간에 우연히 알게 된 옥수수 섬유, 우리나라보다 친환경 사업이 앞장선 일본의 박람회에 견학을 갔다 보게 된 옥수수로 만든 실, 교수님 제안으로 기획하게 된 웨딩드레스 전시회, 메일로 웨딩드레스를 부탁한 신부 등 우연히 겹치며 7년이 지난 지금 작가는 친환경 웨딩드레스를 만들고 친환경 결혼식을 기획하는 사람이 됐다. 와우, 다행이다. 덕분에 결혼식이 끝난 후 산더미처럼 나올 쓰레기가 아주 조금은 줄었을 테니. 이 책의 인세 수입금 역시 전부 환경재단에 기부된다고 한다. 박수, 짝짝짝!

 

 나도 이 책을 보고 알았는데 진짜 실크로 만든 웨딩드레스는 굉장히 비싸기 때문에 대부분의 웨딩드레스는 합성섬유로 만드는데 서너 번만 입으면 쓰레기 돼 환경 문제에 주범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대바늘('대지를 위한 바느질'을 줄여서 부르는 말)에서는 옥수수 섬유나 천연 한지, 천연 쐐기풀 등 땅에 묻으면 바로 분해가 돼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는 소재로 웨딩드레스를 만들고, 식이 끝난 후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리폼을 해주기도 한단다. 결혼식 때 입었던 웨딩드레스를 딸을 위해 돌잡이 드레스로 리폼하기도 하는 식이다. 친환경 결혼식은 웨딩드레스로 끝나지 않는다. 공정여행(http://www.travelersmap.co.kr)으로 여행지와 여행지의 원주민에게 실재로 도움이 돌아가는 신혼여행을 갈 수도 있고, 목적지까지 가는 데 배출되는 탄소배출량을 확인(http://www.responsibletravel.com)해 최소화할 수도 있다. 예물을 리폼(http://www.bonagem.co.kr)해서

준비할 수도 있고, 이왕이면 공정무역 다이아몬드(http://www.brilliantearth.com)로 반지를 만들 수도 있다. 청첩장을 친환경으로 제작할 수 도 있고, 국내산 유기농재료로 만든 음식을 공급하는 곳(http://www.orgyori.com)에 음식을 부탁할 수도 있고, 공간 장식과 답례품을 실용적으로 준비해 쓰레기를 줄일 수도 있고, 친환경 부케(http://www.manbalwha.com)를 만드는 업체를 이용하거나 적은 비용으로 개성 있는 결혼식을 올릴 수도 있다.

 

 그래도 너무 막연한가? 그럼 책에 실린 다양한 커플들의 실제 사례를 참고하자.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결혼한 각양각색 커플들의 결혼 이야기를 읽다 보면 다 그게 그거 같던 결혼식도 얼마든지 다양하게 할 수 있을 거 같은 생각이 든다. 그것도 우리나라에서.

 

 결혼을 앞둔 후배 둘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좋은 아이디어를 잔뜩 얻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커플이 같이 이 책을 읽고 결혼식의 방향을 잡으면 더 좋을 거 같다. 커플은 의견의 일치를 봤는데 부모님을 설득하기 어렵다면 이 책을 사서 드리면서 한번 읽어보시라고 해도 될 거 같다. 책을 읽고 나시면 책에 등장한 커플들의 이야기에 반해 부모님들께서도 조금은 양보를 해주시지 않을까. 간만에 마음에 쏙 드는 책을 만나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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