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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돈 이야기
우다 히로에 지음, 박현미 옮김, 이즈미 마사토 일본어판 감수, 김희재 한국어판 감수 / 21세기북스 / 2013년 7월
평점 :
표지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만화책. 100% 만화는 아니고 한 97% 정도? 처음부터 끝까지 만화로 돈에 대한 이야기를 죽 들려주다 중간중간 정리가 필요한 내용은 두세 쪽의 글로 덧붙인 형식. 그래서 작가도 만화가. 돈에 대한 책을 만화로 내다니 역시 만화 강국답다.물론 우리나라에도 [부자사전] 같은 책이 있긴 하지만. 만화긴 하지만 내용이 엉터리인 건 아니다. 정확한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원서도 일본 파이낸셜 아카데미 대표가 감수를 했고, 번역서도 현재 LG디스플레이 사원들을 대상으로 '직장인으로서 꿈꿀 수 있는 재정적 자유'를 주제로 한 재무스쿨을 운영 중인 김희재 씨가 감수를 맡았다. 원서가 일본책이다 보니 만화 내용도 일본 형편에 맞게 돼 있는데 그걸 번역서로 바꾸면서 우리나라 형편에 맞게 내용을 조절했기 때문인 듯 싶다.
줄거리를 간단히 요약하자면 주인공인 우다 히로에는 33세로 주부 겸 일러스트레이터고 남편은 2년 전에 회사를 그만두고 카페를 경영하고 있다. 아이도 없고, 맞벌이고, 나름 절약을 한다고 하고 있는데 늘 돈이 부족해서 이상하다 생각하다 카페에 손님으로 오시는 여사님의 도움을 받아 처음으로 경제공부를 시작한다. 공부를 하면서 자신이 얼마나 무지했었는지 충격도 받고 나이는 자신보다 어리지만 아이가 둘이나 있는 똑순이 여동생 히토미와 엄마가 왜 잔소리를 했었는지 이해하게 된다. 덕분에 재무설계사 신야도 알게 되고, 몇 년 전까지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였지만 이제는 돈 걱정하지 않고 사는 이즈미도 만나게 되면서 돈을 제대로 이해하게 되고, 조금씩 돈이 모이는 경험도 하고, 그전까지는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던 아이를 가져볼까 마음의 변화를 경험가게 된다는 이야기. 그림은 아주 소박하다. 마치 만화가 준비생이 습작처럼 그린 만화처럼.
만화가 일상을 다루기도 했고, 등장인물이나 설정 같은 게 현실적이라 '돈 이야기'라는 주제가 쉽게 다가온다. 믈론 가계부는 왜 써야 하는지, 고정비와 변동비의 개념이라든지, 간단하게 가정의 대차대조표를 작성하는 법이라든지 초반의 내용은 아주 쉽게 이해가 되다 보험이나 연금 같은 걸로 내용이 진행되면 살짝 머리가 복잡해지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특히 주택담보대출 부분이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았는데 아마 당장 닥친 현실이 아니라서 그런 거 같다. 하지만 결혼을 앞둔 사람들이나 결혼해서 자기 집 마련을 위해 허리띠 졸라매고 있는 신혼부후, 아니면 결혼한 지 몇 년 됐고 아이도 있어 교육비와 자기 집 마련에 필요한 돈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골머리 썩이고 있는 부부라면 아마 제일 눈에 들어오고 이해도 쏙쏙 잘 되지 않을까 싶다. 사람은 자신이 처한 처지에 따라 절실함도 달라지는 법이니까.
이 책 하나만 읽고 '경제 공부 끝!'이라고 외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러기엔 약하다. 경제나 돈에 대해선 정말 젬병이라 기초부터 공부를 해야겠는데 글자만 새깐만 책은 손도 안 가고 봐도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알 수도 없는 초보자들이 질리지 않고, 재미있게 기초 개념을 파악하는 정도로 보면 좋겠다. 좀 더 어려운 책, 본격적인 내용을 다룬 책을 읽기 전에 기초 다지는 생각으로 읽으면 좋을 책이라는 말씀. 그리고 자신에게 좀 더 필요한 내용, 예를 들면 보험에 대한 거라든지, 주택담보대출이나 자기 집 마련에 대한 거라든지, 자영업자로서 회계 관리라든지 좀 더 자세하게 알아야 할 부분을 전문적으로 다룬 책을 읽으면 좋을 거 같다. 물론 이 책도 한 번에 다 이해가 안 될 수 있다. 그럴 땐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만 반복해서 읽으면 된다. 만화책이라 이해 안 되는 부분을 다시 봐도 지루하거나 재미없거나 그렇진 않다. 읽었던 만화책 또 읽어도 재미있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