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천국을 보았다 나는 천국을 보았다 1
이븐 알렉산더 지음, 고미라 옮김 / 김영사 / 201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아마 초등학교 때였던 거 같다. 선생님께서 수업 중에 임사체험에 대한 얘기를 짧게 해주신 적이 있다. 죽었다 깨어난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공통점이 있는데 다들 죽었을 때 '좀 더 사랑하며 살걸', '좀 더 열심히 공부할걸' 후회를 했다는 거다. 그 말을 해주신 선생님께서 특정 종교를 갖고 계셨던 거 같지는 않다. 그때 말고 수업 시간에 종교적 색채가 있는 말씀을 하신 적도 없고, 평소 생활에서도 특정 종교의 색을 드러내신 적이 없었다. 그때 선생님께서 수업 중에 그런 말씀을 하신 건 배움의 중요성에 대해 얘기하고 싶으셨기 때문일 거다. 죽었다 깨어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한 후회 중 하나가 '좀 더 열심히 공부할걸' 이었다니 학생들에게 그냥 "열심히 공부해"라고 잔소리를 하시는 대신 돌려서 공부의 중요성을 전하신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천국을 보았다(원제: Proof of heaven)]의 작가 이븐 알렉산더는 의사다. 그것도 신경외과 의사. 뇌를 들여다보고 연구하고 수술하는 게 일인 사람이다. 과학의 선봉에 선 사람답게 작가는 신의 존재나 사후 세계, 영혼을 믿지 않는 사람이었다. 많은 환자들을 만나며 임사체험을 한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지만 사경을 헤매는 과정에서 본 환상내지는 뇌의 착각 정도로 생각했다(특히 서양의 경우 기독교 신자가 많고 천국, 천사, 하느님에 대한 이미지가 익숙하기 때문에 사경을 헤맬 때 자신에게 익숙한 이미지로 천국을 경험한 거 같은 환상을 느낀다는 주장도 많다). 자신이 직접 죽었다 깨어나기 전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7일간 죽었다 깨어난 후 작가의 생각은 완전히 변했다. 지상에 남아있는 자신의 몸은 의학적 소견으로 봤을 때 완전히 죽은 상태(정확히 말하면 몸은 살아있지만 뇌가 정상적인 작동을 못 하는 뇌사 상태)였지만 자신의 영혼은 완전히 다른 세계에서 머물며 신성을 느꼈고, 천국을 경험했다. 다시 깨어난다 해도 뇌가 완전히 회복되는 건 불가능할 거라는 게 의사들의 소견이었지만 작가는 기적처럼 완전히 회복해 죽기 전과 똑같이 생활하며 죽음이 끝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이 책이 임사체험을 다룬 첫 번째 책은 아니기 때문에 내용만 보면 크게 새로울 게 없다. 보통 임사체험자들은 먼저 죽은 가까운 사람들을 만나고 지나온 자신의 삶을 영화처럼 다 보게 된다는데 그런 점을 경험하지 않은 것만 빼면 다른 임사체험 경험자들의 내용과 비슷하다. 죽어서 영혼이 몸을 빠져나간 후 깊은 어둠을 느꼈고, 완전한 빛을 느꼈으며, 특별한 존재(안내자 혹은 천사)를 만나고, 천국을 경험하며, 진리를 완벽히 이해하는 체험은 임사체험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고백이다. 다만 작가가 신경외과 의사이기 때문에 자신이 죽어있었던 7일간의 의료기록을 바탕으로 자신의 체험이 절대 환상도 아니고 뇌의 착각도 아님을 의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다는 게 특이하다. 작가 자신조차 자신이 이런 경험을 한 의미가 어디 있을까 생각한 후 그 부분에서 생환 의미를 찾은 거 같다. 임사체험자는 아니지만 일본의 대표적인 지성인인 작가 다치바나 다카시가 쓴 [임사체험(상, 하)]을 같이 읽으며 비교하면 더 재미있는 책읽기가 될 거 같다.

 

회전하는 멜로디를 생각하는 행위 자체가 곧 그것을 나타나게 만들었고, 보다 높은 차원의 세상을 염원하는 마음 자체가 곧 나를 그곳에 있게 만들어주었다(99쪽).

개인적으로는 작가가 뇌사 상태에서 막 깬 후 자신의 곁을 지키고 있었던 사람들에게 했던 말에 큰 위로를 받았다. 마치 하느님께서 우리들에게 '괜찮아'라고 위로를 해주시는 거 같았기 때문인데 그 말을 직접 들었던 작가의 누이도 세상 살다 힘들 때면 그 말을 떠올리며 위안을 받는다고 한다.

 

"다 잘 될 거야."

나는 말로써만이 아니라 존재 자체로 이 메세지를 전하고 있었다. 우리 존재 자체가 신성한 기적임을 알려주듯 나는 한 사람 한 사람을 각각 깊이 바라보았다.

"걱정하지 마... 다 잘 될 거야(155쪽)."

좀 더 많은 사람들의 경험을 읽고 싶거나 관련 자료를 읽고 싶다면 작가가 운영하고 있는 http://www.Eterneaorg 를 방문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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