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너무 많은 여자 - 생각의 늪에 빠진 여자들을 위한 3단계 심리 처방
수잔 놀렌 혹스마 지음, 나선숙 옮김 / 지식너머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내가 하는 있는 일들이 왜 만족스럽게 느껴지지 않을까? 뭐가 잘못된 걸까?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여러 지역사회 모임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잖아. 그런데 제대로 하고 있는 느낌이 아니야. 내 삶에서 뭔가가 잘못된 걸까? 생리 중이라 그런가? 아니야, 한 달 내내 이런 기분이었잖아. 어쩌면 내가 지금껏 잘못된 선택들을 해온 건지도 몰라. 남들 앞에서는 살림하며 아이들 키우는 게 좋다고 말하지만, 이게 진심인 걸까? 내가 아이들을 위해서 하고 있는 일들을 남편은 정말 고마워할까?(16쪽)

어쩐지 생각하는 게 나랑 비슷한 거 같은가? 저런 생각 나도 자주 하는데 싶은가? 읽는데 아무렇지 않고 '이렇게 생각하는 게 뭐?' 싶은가? 그런 생각이 드는 사람이 있다면 혹시 오버씽킹(overthinking)이 아닌가 의심해 봐라. 오버씽킹, 즉 생각이 너무 많은 건 단순히 걱정하는 거나 강박증과는 다르다. 걱정에는 '만약'이라는 가정이 포함돼 있어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예상하며 걱정하는 반면, 생각이 너무 많은 사람들의 경우 똑같이 걱정이 많더라도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과거에 일어났던 일들, 즉 과거에 있었던 사건이나 과거에 했던 행동, 다른 식으로 흘러갔길 바라는 지난 상황들에 초점을 맞춘다. 강박증과도 확연히 다르다. 강박증을 지닌 사람들은 외적인 사건이나 상황에 집중하며 스스로 그 생각들을 불편하고 반갑지 않은 것으로 인식한다. 그에 반해 생각이 너무 많은 사람들은 부정적인 생각과 느낌들을 반복해서 검토하고 살펴보고 의심한다. 한 마디로 복잡한 상념과 걱정이 이어져 생각의 늪에 빠져버리게 된다. 

 

요즘은 사회 전반적으로 생각이 너무 많은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는데 왜 요즘 사람들은 생각이 많은 걸까? 원인은 크게 네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가치관의 부재다. 선택의 여지는 많지만 선택의 기준이 될 만한 가치관이 확립돼 있지 않다. 둘째, 자격에 대한 집착이다. 기대하는 게 깨질 경우 이유에 대해 집착하게 된다. 셋째, 빠른 해결책을 찾는 임시방편에 대한 요구 때문이다. 넷째,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문화 때문이다. 자기 자신에게 너무 몰두하다 보니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여기서 이런 의문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생각이 많은 게 과연 나쁜 걸까? 심리학을 전공한 작가는 생각이 너무 많은 건 병이라고 한다. 사는 게 더 힘들어지고 연인관계에 상처를 입히며 우울증, 심한 불안, 알코올 의존증 같은 정신 이상으로 이어지는 부작용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 오버씽킹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오버씽킹에서 벗어나 더 높은 관점에서 바라보고 또다시 오버씽킹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각각의 단계에서는 구체적인 실천 지침 열 가지 정도가 있다. 그전에 자신이 과연 오버씽킹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책 30쪽, 31쪽에 있는 테스트부터 해보자. 10가지 질문이 있는데 서너 가지 이상의 항목에 '자주 그렇다', '항상 그렇다'로 답했다면 오버씽킹이라고 보면 된다. 나도 해봤는데 역시나 오버씽킹이 아니었다(책 읽으면서 사례로 등장하는 사람들의 오버씽킹을 읽는데 머리에서 쥐 나는 줄 알았다. 무슨 생각이 이렇게 많은 거야?).  

 

책의 후반부에는 상황별 오버씽킹 극복법이 나와 있으니 특히 해당되는 사례가 있다면 찾아 읽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좋겠다. 여섯 가지 사례 모두 해당이라면 본인이 생각하기에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거나 제일 심하다고 생각하는 상황부터 해결하면 될 거 같다. 

 

원제는 [Women who think too much : how to break free of overthinking and recla]로 2004년에 한언출판사에서 번역본이 출판된 적이 있는데 9년만에 새로 번역해 '지식너머'에서 나왔다. 같은 책인데도 목차부터가 다르다. 같은 책이라도 누가 번역하는냐, 시대에 따라 우리말로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전달력이 달라진다. 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의 특징 때문이다. 비교해 읽어도 재미있을 거 같다. 평소 생각이 너무 많아 감당이 안 돼 머리가 터질 거 같았지만 벗어날 방법을 몰라 헤맸던 사람에게 추천한다. 인문서지만 읽기 어렵지 않고 새파란 표지가 시선을 확 끄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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