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쓴 소리, 절대 혼자 살지 마라 - 누구나 알고 싶은 행복한 결혼의 비밀
혜철 지음 / 마젠타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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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만 첫인상이 있는 건 아닐 거다. 책에도 첫인상이란 게 있을 텐데 이 책 보고 '참 곱다' 생각했다. 표지가 세련됐거나 글자체가 예쁘거나 그렇진 않은데 자잘한 하얀꽃이 가득한 연분홍빛 표지가 커다란 벚꽃나무 숲 같아서 마음에 들었다. 실제 책의 분홍은 사진의 분홍보다 좀 더 진한 분홍인데 '아... 저런 커다란 벚꽃나무 밑에 앉아 있음 좋겠다'란 생각이 절로 드는 표지다.

 

책을 쓰신 분은 스님으로 'KBS 아침마당', 'MBC 세상의 아침',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하신 적도 있는 분으로 지금까지 1,200쌍의 결혼을 성사시키셨다고 한다. 중매라는 게 잘되면 술이 석 잔, 못 되면 뺨이 석 대라는데 스님은 술을 더 많이 드셨을까? 뺨을 더 많이 맞으셨을까? 하는 호기심도 생긴다. '속세를 떠나 사시는 스님이 중매는 무슨?'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느 종교든 수행하는 사람마다 타고난 소명이 있는 법. 스님 본인은 비록 독신의 계명을 지키셔야 하는 분이지만 수행자로서 스님의 소명은 아마 인연을 이어주는 게 아닌가 싶다.

 

제목 앞에 '스님의 쓴 소리'라는 수식어가 달려있기는 하지만 솔직히 하나도 안 쓰다. 글에도 쓴 이의 성격이 드러나는데 혜철 스님의 말투는 조곤조곤 타이르는 타입이시지 목소리 쩌렁쩌렁 혼내시는 타입이 아니시다. 아마 '쓴 소리'란 수식어는 출판사의 홍보 문구가 아닐까 싶다. 법륜 스님이 쓰신 [스님의 주례사]도 읽어본 적이 있는데 똑같이 인연을 주제로 다루시면서도 두 분의 글투는 완전히 다르다. 두 분의 책을 같이 읽으며 비교하는 재미도 좋을 듯.

 

스님의 말씀에 특별한 내용은 없다. 혼자 잘 살면 둘이어도 잘 산다든가, 사람은 끼리끼리 만나게 돼 있다든가, 나를 닮은 사람을 찾으라든가, 착한 일을 하면 좋은 인연을 부른다든가 하는 말 어디선가 한 번쯤 다 들어봤을 거다. 그래도 '에이, 다 아는 얘기잖아'하고 책을 탁 덮어버리지 말자. 원래 하늘 아래 새로운 일은 없는 법이라 했다. 같은 말을 이 사람도 하고 저 사람도 한다면 그 말을 의미를 찬찬히 곱씹는 게 내게 유익하지 않을까?

 

스님이 하시는 말씀을 다 읽어보면 결국 모든 건 '내 탓'이 된다. 상대를 탓하기 전에 우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어떤 사람을 찾는지 살피고,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거, 결국 그게 다 내 탓 아닌가? 참 다행이다. 내 탓은 내가 노력하고, 내가 바꾸면 되니까. 네 탓이 돼 봐라. 나도 내 마음대로 안 되는데 네 마음을 어떻게 바꾸겠는가. 괜히 상대 탓 할 시간에 내 탓이나 하는 게 여러모로 남는 장사다. 고롬고롬.

 

개인적으로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는데 궁합 봐달라고 오신 어떤 분께 궁합이란 거 별난 거 아니다, 뜻이 같으면 좋은 것이다, 상대와 손과 발이 닮은 구석이 많으면 천상 배필이니 상대의 손가락과 발가락을 맞대고 비교해 보라고 해라, 취미와 하는 일이 같은 사람들의 손과 발은 서로 닮은 구석이 있다, 나무를 가꾸는 손, 꽃을 가꾸는 손, 음식 만들기를 좋아하는 손, 책장을 넘기기를 좋아하는 손은 대부분 취향이 비슷하기 때문인지 지문과 생김새가 닮아 있다는 스님의 말씀. 고개를 끄떡끄떡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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