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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테스팡 수난기 - 루이 14세에게 아내를 빼앗긴 한 남자의 이야기
장 퇼레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림원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이야기는 1663년 1월 20일 토요일, 밤 열한 시 무렵, 왕의 동생이 베푼 무도회 장소인 팔레루아얄 출구 앞에서 시작된다. 깃털과 레이스 장식의 화려한 복장을 갖춘 두 명의 젊은이가 거리로 뛰쳐나오고, 그 뒤를 여섯 명의 남자들이 따라고 있다. 두 젊은이는 서로에게 욕을 퍼부어대고 있다. 땅딸막하고 까만 가발을 착용한 배불뚝이의 이름은 샬레고, 다이아몬드 옷장식이 번쩍거리는 깡마른 꺽다리 이름은 라프레트다. 두 젊은이의 싸움은 어느새 일행의 싸움으로 번져 8명이 모두 싸움이 붙어버렸다. 다음날 새벽 8명은 프레오클레르에서 결투를 벌이고, 결투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왕의 명령에 의해 처형당한다. 결투 때문에 무너지는 프랑스 귀족 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왕이 피비린내 나는 명예 수호 방식을 사형으로 금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 한 명, 도망친 누아르무티에 후작만 살아남았는데 그 사람이 바로 이 책의 주인공으로 '루이 14세에게 아내를 빼앗긴 한 남자'다.
루아르무티에 후작은 우연히 프랑수아즈 드 로슈슈아르 드 모르트마르를 만나는데 그녀는 그냥 아름다운 여인이 아니라 미의 화신이었다. 스물두 살 먹은 후작은 그녀에게 반하고, 처음 만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성당에서 결혼을 올린다. 프랑수아즈가 얼마나 아름다운 여인인지 후작 부부가 야식을 먹으러 들린 '에퀴 드 프랑스'의 손님들은 일제히 그녀만 바라본다. 아내의 보석도 내다 팔고, 그들의 마차에 메고 다니던 말도 빌려주고, 빚을 갚기 위해 빚을 지는 생활을 하면서도 부부의 사이는 얼마나 좋았는지 아들과 딸을 연달아 낳았다. 남편이 왕의 마음을 얻기 위해 빚을 얻어 마련한 군대로 전쟁터로 나가는 사이, 미모의 아내는 왕비의 시녀로 뽑혀 베르사유 궁전으로 들어간다. 아내가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 기간이 길어지던 어느 날, 오래간만에 집에 돌아온 아내가 반가워 달려가 보니 아내의 배가 동그렇다. 남편이 군대에 갔다 돌아온 게 11개월만인데 이상하다 싶었는데 아내는 태양왕이 자신을 너무 예뻐한단다.
어느새 아내는 태양왕의 정부가 되어 있었다. 그 사이 딸은 병으로 죽었고, 남편은 아내를 보려고 궁전에 침입했다 영지에서 쫓겨났다. 다른 사람들은 뭘 그런 걸 가지고 그러냐고 하지만 남편은 왕의 정부가 된 아내가 포기가 되지 않아 호시탐탐 노린다. 과연 후작은 태양왕의 정부가 된 아내를 다시 뺏어왔을까?
책은 흡사 우리나라의 마당놀이극을 보는 것 같다. 해학, 블랙 유머, 은유, 빈정거림이 잘 버무려져서 소설을 읽는 느낌이라기 보다는 마당극을 보는 느낌이랄까. 이 작품은 프랑스의 국민배우로 꼽히는 다니엘 오테이유 주연의 영화로 제작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상당히 유머러스한 느낌의 영화가 될 거 같은 느낌이 든다. 그 당시 프랑스 귀족사회의 문화, 의상, 풍습 등이 꽤 세세히 묘사되어 있어서 볼 거리도 상당할 거 같고. 책을 읽는 동안에도 글자보다는 영상으로 표현되면 훨씬 더 재미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으니까.
아, 이 책의 주인공인 몽테스팡 후작은 실존인물이다. 몽테스팡 후작 부인 역시 실존인물로 12년간 파리 사교계를 주름잡으면 루이 14세와의 사이에 6명의 자녀를 두었다고 한다. 때문에 프랑스 역사에 낯선 우리보다는 프랑스 사람들에게 훨씬 재미있는 책읽기가 될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