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위로한다 - 정신과 명의 이홍식 심리치유 에세이
이홍식 지음 / 초록나무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그는 미국 시카고에 있는 일리노이 주립대학의 국제 펠로우십 코스에 참가한 적이 있다. 그 무렵 다운타운을 방황하다 우연히 들어간 화방에서 일반인을 위한 아트센터 모집 광고를 본 후 그림을 그리게 됐다. 하숙하는 집 지하실에서 그림을 그리며 그는 외로움과 무료함을 잊을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목소리로 녹음한 CD를 가지고 있다. 어느 날 문득 ’내 목소리로 음반을 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떠오른 게 시작이었다. 1년의 시간을 투자해 완성된 CD는 아내, 형제들, 자식들 같은 가까운 이들에게 선물했다.

 

 그는 오십이 되던 해 마라톤 완주를 첫 번째 목표로 삼았다. 한 번 더 완주하면 이제 10번 째다. 지난 가을 연중행사로 춘천마라톤에 참가했을 때는 온 가족이 응원해 주기도 했다.  사위는 벤을 빌려 기사가 돼 줬고, 아들은 하프까지 같이 뛰어주었다. 만삭인 며느리는 손주 손을 잡고 왔고, 딸은 세 살 된 손녀를 데리고 춘천까지 응원을 와 주었다. 사람들은 기록에 관심이 많은데 정작 본인은 기록을 단축시키기 위해 특별히 노력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의 지난 기록은 6시간 32분 31초다.

 

 그는 매주 금요일 아침이면 영화를 예매한다. 그의 영화 관람 파트너는 그의 아내다. 같이 간단하게 외식하고, 영화 본 뒤, 생맥주나 한 잔 하면서 영화 본 이야기를 나누는 게 일반적인 코스다. 얼나마 많이 봤는지 평일 영화는 쌓아 놓은 점수로도 공짜로 볼 수 있을 정도다.

 

 그는 정신과 의사다. 35년 넘게 한 분야에 헌신하며 명의라는 명예도 얻었다. 그러나 정작 그의 오른쪽 사타구니는 항상 갈색이다. 환자들을 진료하며 표정이 일그러지지 않기 위해, 화를 참기 위해, 실수하지 않기 위해 손을 오른쪽 주머니에 집어넣어 꼬집는 게 습관이 됐기 때문이다. 스트레스가 심했던 시절에는 아예 그 부분이 새까만 색이었을 정도다.

 

 그의 이름은 이홍식, 연세대 의대 정신과 교수다. 이 책은 그가 의사로, 아버지로, 아들로, 남편으로, 남자로 살아온 이야기고 책의 제목처럼 자신을 위로한 방법의 기록이기도 하다. 앞에서 언급한 영화보기, 마라톤, 그림 그리기, 걷기 등이 모두 그가 자신을 위로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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