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하는 날 - 평창동 576번지, 그 남자의 Room Talk
양진석 글 사진 / 소모(SOMO)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그는 시카고 미술대학(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에서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한 뒤 캘리포니아의 아트 센터 디자인 대학(Art Center College of Design)에서 환경디자인을 수학한 남자다. 가로수길이 내다보이는 압구정동 집은 그에게 고향이나 다름없었는데, 어느 날 평창동으로 이사를 가게 됐다. 집을 구한 뒤에는 직업이 직업이니 만큼 함께 살 부모님께 뭔가 보여드려야할 것 같은 의무감으로 요리조리 공사를 했다. 멋진 청첩장을 직접 만들고, 음식과 음악까지 골라 집들이를 한 후에는 개를 데리고 산책을 하며 house를 home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이 책은 그 이야기다.
 

 디자이너 양진석이 지금까지 꾸렸던 이삿짐 이야기,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살았던 도시들 이야기, 평창동 집에 대한 첫인상, 집 꾸밈의 과정, 그 과정에서 살짝씩만 공개한 인테리어 팁, 식물을 인테리어로 끌어들이는 법, 집들이 준비 과정, 새 집에서 겪게 된 이야기들 등등등. 그림을 오려내어 붙이거나 비싸지 않은 그릇에 그림을 그려 벽에 거는 작은 집 꾸밈법이라거나 화초를 오래 두고 보는 법(꽃의 가지를 물 속에서 비스듬히 자르고, 자주 물을 갈아주며, 물에 소금을 타면 된다), 촛농이 흘러내리지 않게 하는 법(주위에 소금을 조금 뿌리면 된다)은 쉽게 응용해볼 수 있는 아이디어이니 기억해 두자.

 

 사진보다 글이 더 많은 책인데, 아무래도 전문 작가가 아닌 만큼 맛깔남이 부족하다. 특히 조사의 사용이나 수식어의 사용에서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 많이 발견되는데, 출판사에서 그걸 미쳐 챙기지 못하고 책을 냈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책이란 글을 통해 소통되는데(화보집이나 사진집은 예외로 하자), 글이 약하니 영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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