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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노희경 지음 / 김영사on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래 전 인터넷에 퍼져 있던 노희경의 에세이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라는 글을 읽고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었던 적이 있다. 아마 그 당시 그 글을 읽은 사람은 누구라도 그 글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그 글은 가슴에 콕 박혔다. 특히 '유죄'라는 표현.
그래서 같은 제목을 가진 그녀의 에세이가 발간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꼭 읽고 싶었었다. 비록 그 마음을 지키는데 2년이나 걸렸지만.
그런데 안 읽었어도 됐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이 책에는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이상의 글이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문득문득 감탄하게 되는 문장은 있었지만 그녀는 노희경이 아닌가. 다른 누구도 아닌 드라마 작가 노희경. '거짓말'을 보며 그녀가 창조한 등장인물들의 대사에 그 정도 나이를 먹지 않은 내 가슴도 흔들리게 만들었던 바로 그 작가.
아마 이 책에 실린 글들이 지금의 그녀가 아닌 어릴 적 그녀의 글이기에 그럴 지도 모르겠다. 그녀 자신도 책을 내기 위해 글을 읽으며 다듬을까 말까 고민했다니까. 그녀가 아니었다면 괜찮았을 수도 있는 에세이집이지만 그녀니까, 노희경이니까 난 이 에세이집에 만족할 수 없다. 그녀의 문장이기에는 너무 감상적이다. 언젠가 그녀가 제 나이에 쓴 에세이를 읽게 될 날이 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