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행동의 심리학 - 말보다 정직한 7가지 몸의 단서
조 내버로 & 마빈 칼린스 지음, 박정길 옮김 / 리더스북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크리미널 마인드], [멘탈리스트] 요런 게 좋다. 미드 지지자들이 열광하는 [24], [프리즌 브레이크], [CSI] 같은 거 보다. 그게 내 취향이다. 그럼 두 시리즈가 다른 시리즈와 다른 점은 무엇일까? [크리미널 마인드]에는 프로파일러가 등장하고, [멘탈리스트]에는 관찰력이 매우 뛰어난 멘탈리스트가 등장한다는 점이다. 심리학에 관심이 많은 내 취향에 딱인 셈이지.
 

 이런 내 레이다에 책이 한 권 걸렸으니 [FBI 행동의 심리학] 되시겠다. 작가 조 내버로는 미국연방수사국에서 25년간 대적첩보 특별수사관으로 활동하며 인간 거짓말탐지기로 통했던 사람이다. 현재는 비언어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및 국제적인 협상과 비즈니스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미국연방수사국과 미국중앙정보국에서 대테러요원과 스파이 전담요원에게 자신의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그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면 그가 지은 집(www.jnforensics.com, @navarrotells)을 방문하길 바란다. 반면 공동 저자인 마빈 칼린스는 프린스턴대학교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고 남플로리아대학의 경영학과 수석교수로 재직 중이다. 두 사람은 이미 [Read'em and Reap]를 공동저술한 적이 있다.

 

 '말보다 정직한 7가지 몸의 단서'라는 부제처럼 작가는 얼굴, 팔, 다리, 손, 몸통 등에 대한 관찰을 통해 상대의 마음을 읽는 법을 제시한다.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은 변연계의 지배를 받는데 변연계는 상황이나 환경에 대해 생각 없이 반사적이고 순간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사람은 말로는 거짓말을 할 수 있어도 몸으로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책에는 작가 조 내버로가 일을 통해, 혹은 일상 생활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경험한 다양한 사례가 등장하는데 그것들이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한다. 예를 들어, TV를 통해 포커선수권 대회를 시청하던 중 한 선수의 다리가 기쁨에 들뜬 어린아이의 그것처럼 흔들리는 걸 보고 다른 선수들에게 손을 털라고 재촉하고 싶었다던가(기분이 좋으면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다리를 앞뒤로 흔든다고 한다), 범죄자의 어머니 집을 방문해서 아들이 집에 들린 적이 있냐는 질문을 할 때마다 그녀가 천돌 근처를 만지는 걸 알아채고 영장을 발부받아 집안을 수색한 결과 옷장에 숨어 있던 범죄자를 찾았다던다(불안하거나 할 때 사람은 자연스럽게 목이나 천돌 근처로 손이 간다고 한다. 여자들이 목걸이를 만지작거리는 것도 이를 통해 안정감을 얻기 때문이라고), 친척 모임에서 반갑지 않은 친척을 만나서 인사를 하며 팔을 살짝만 내밀었는데 딸도 자신과 똑같이 하는 걸 보고 자신의 딸 역시 그 친척을 종아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던가(사람은 호감을 품은 대상을 향해 팔을 크게 뻗는다고 한다) 하는 이야기들은 이론적 설명보다 더 확실하게 기억된다. 

 

 이 책을 재미있게 읽고 싶다면 영화나 드라마, CF에서 봤던 장면을 많이 떠올려보길 권한다. 작가가 책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사진을 많이 실어 두었지만, 그것보다는 과거에 봤던 영상을 떠올려보는 게 더 생생할 것이다. 그리고 버스나 지하철을 타게 되면 연습을 해보자. 아마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대신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상대를 관찰하고 있다는 걸 알지 못하게 해야 한다. 자신이 관찰당하고 있다는 걸 기분 좋아할 사람은 없으니까.

 

 이 책을 한 권 읽었다고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의 달인이 되겠느냐마는 자꾸 연습하다 보면 상대의 말 뒤에 숨은 진심을 파악하는게 조금은 더 쉬워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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