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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버리기 연습 - 한국어판 100만 부 돌파 기념 특별판 ㅣ 생각 버리기 연습 1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유윤한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한국어판 100만 부 판매 기념으로 8년 만에 특별판이 나왔다. 처음 이 책이 나온 게 2010년인데 그때 책을 출판한 21세기북스에서 표지를 예쁘게 해서 새로 냈다. 그때 이 책을 읽고 인상이 좋았는데 8년이 지나 다시 읽으면 느낌이 어떨까 궁금했다.
세세한 내용까지야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때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는 처음 접하는 내용에 신선했었다. 일본에서는 어땠는지 모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꽤 반응이 좋아서 코이케 류노스케 스님 책이 연달아 여러 권 나왔었고, 우라나라 텔레비전 다큐멘터리에도 출연했던 거로 기억한다. 8년의 시간이 지나 다시 읽으니 그때처럼 신선한 충격이 느껴지진 않았다. 책이 인상에 남아있는 것만큼 좋지 않다는 건 아니고 내가 변했기 때문인 것 같다. 정확히 말하면 이 책을 처음 읽었던 그 때보다 성장했다고 할까. 그때는 처음 접하는 관점에 좀 놀라웠다면 지금은 지은이가 책에서 말하는 걸 내가 몸으로 깨닫고 느끼고 실천하고 있으니까 놀라기 보다는 공감이 됐다.
지은이는 생각을 버리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감각에 집중하기, 내 감정을 바라보기, 호흡을 확인하기 등을 권한다. 그리고 꽤 엄격한 기준을 제시한다. 작은 거짓말 같은 건 없으니까 그냥 하는 말 같은 것도 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을 만났을 때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서 괜한 인사말로 "옷이 예쁘네"라고 말하는 건 자신을 속이는 행동이기도 하지만 상대에게도 괜한 마음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하지 말라고 한다. 또한 상대를 처음 만나서 분위기가 어색할 때 불편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 꼭 하지 않아도 되는 말을 하는 것도 마음을 어지럽히는 행동이니 하지 말라고 한다. 지은이의 이런 조언을 읽으면 '사람이 이러고 어떻게 살아?'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음에서 진심으로 우러나서 말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이 듣기 좋으라고 말을 하거나, "언제 밥 한번 먹자" 같은 아무 의미 없는 말을 인사처럼 할 때마다 아주 미세하게 마음이 불편해지는 느낌을 느껴본 적이 있다면 지은이의 조언이 이해가 될 것이다. 정말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그것들이 쌓이고 쌓이면 마음에 생각이 꽉꽉 들어차 무거워지고 소란스러워지는 느낌.
어떤 의미에서 보면, 걱정이란 자기 마음대로 즐기는 취미생활 같다. 진정 상대를 위한다기보다는 자기가 걱정하고 싶으니까 걱정하는 것이다. 보통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 걱정을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자신의 불안과 동요에서 시선을 돌리기 위한 것이다. 불쌍한 것은 이 사람이지 내가 아니다. 큰일 난 사람도 이 사람이지 내가 아니다, 하는 식으로 다른 사람을 걱정함으로써 자신의 불안에서 눈을 돌리는 것이다(211쪽).
예전에 책을 읽었을 때도 '소리내지 않기'라는 수행법이 좋아서 실천을 해 봤었는데 이번에 책을 다시 읽어도 역시 그 수행법이 눈에 들어와서 다시 실천해 보고 있다. 방법은 쉽다. 무엇을 할 때든 소리를 내지 않으면 된다. 예를 들어 칼질을 할 때는 칼이 도마에 닿을 때 탁탁탁 소리가 나지 않도록, 컴퓨터를 할 때는 자판을 두드릴 때 소리가 나지 않도록, 그릇을 놓을 때는 소리가 낳지 않도록 하면 된다. 소음에 민감해서 평소에도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칼질을 할 때 탁탁탁 소리가 나는 게 당연한 게 아니라는 부분은 신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