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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어휘력 - 말에 품격을 더하고 세상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힘
유선경 지음 / 앤의서재 / 202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는 방송작가일을 오랬동안 해온 경험으로 본인이 알고 있던 여러 우리말 어휘들에 대한 설명과 이에 기반한 여러가지 생각들을 쓰고 싶었던것 같다. 책 제목으로 보면 "언어의 온도" 라던가 "말의내공" 같은 책들과 일맥을 같이 할듯한 내용인데, 우리가 아는 책갈피는 서표를 말하고, 갈피는 책 사이 공간을 의미하며, 책사이에 끼우는 줄이 보람줄 이라고 부르는건 처음 알았다. 내가 몰랐던 단어들에 대한 설명을 해줌으로써 앞부분은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는데, 전체적으로 어휘에 대한 이야기로 엮었으나, 앞부분은 어휘력의 부재로 독서나 표현을 못하는 점에 대해서 이야기 하다가, 뒤에서는 글쓰기에 대한 강의를 하다가, 책의 철학적 내용을 논하다가 하는 바람에 전체적인 내용이 무슨 얘기를 하려는지 단어의 뜻풀이 말고는 남는내용이 별로 없다. 6하원칙과 논리적인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책을 많이 읽는 전문적인 일을 하는 사람의 글이라는 높은 기대수준이 있어서인지 다소 실망스러운 부분이다.
또 책을 읽다 보면 어떤 방향으로 이야기를 주장하며 전개하다가, 갑자기 어떤 부분에서는 반대로 이럴때가 나을때도 있다면서, 반대 의견을 수긍해 버리는 듯한 태도는, 도대체 어떻게 하겠다는것인지 급 혼란이 오면서 그 다음부터는 읽는 재미가 반감되어 버렸다. 사투리를 고집하는 남자의 에피소드에서는 그 사람이 언니라 부르는게 사투리를 고집해서 싫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던것 같은데 뒤에 술집 여종업원을 부를때 언니라 부르는지 알고싶지도 않다는 멘트를 붙임으로써 사투리가 나쁜게 아니라 그인간이 나쁜인간임을 강조하고 싶었나 하는 생각이..
언어학자이자 철학자인 소쉬르의 말에 따르면 프랑스 사람들은 나비와 나방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한다. 언어가 인식을 반영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그 어휘를 구분지음으로써 둘간의 차이를 명확하게 하고, 그런 다양한 어휘가 우리 생활을 풍요롭게 하리라는 점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런면에서 이 책은 더욱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