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회 재수 좋은 날?

 

바람도 불지 않고 날이 적당히 좋다. 장을 펴자마자 손님들이 모여 들었다. 그래서 텐트를 고정

 

할 사이도 없었다. 바람도 불지 않았는데, 그 무거운 텐트가 서서히 360도 회전을 해서 넘어갔

 

다. 어쩐지 오늘은 느낌이 좋았다. 떨이라도 다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얼마후 손님

 

들이 한참 모여들었는데, 한 할머니가 5만원짜리 두 장을 줬다며, 며느리와 같이 왔다. 며느리

 

가 두 장 드렸고 다른데 돈 쓴데도 없다고 한다. 마음속으로 어떻게 확인하느냐며 서로 반반

 

손해 보는 걸로 하고 2만5천원만 줘야지 하는 생각을 했으나 이내 접었다. 사람들이 왜 그러냐

 

고 물었다. 이만 저만해서 돈을 5만원을 내줬다고 했더니, 그걸 왜 내주냐며 , 야단들 이었다.

 

나는 천당 갈라나 보지요 하고 웃어 넘겼다. 이천원씩 남고 팔면 몇접을 팔아야 남는 돈이었다.

 

예전 같으면 어림 반 푼어치 없는 소리였다. 담엔 그런 실수 안하리라 큰 교훈 얻었다 생각했

 

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잘한 일 같고 아내한테도 얘기했더니 속상했겠다며, 잘했다고 칭찬해주

 

었다. 과일 장수 아저씨가 달디 단 수박 하드를 내민다. 더 달게 느껴졌다. 아줌마들이 여럿이

 

오셔서 자기네들끼리 다른데 들르지도 않고 왔다며, 다른데 보다 싸고 아저씨가 인상이 좋아서

 

왔단다. 고마웠다. 장사는 천원을 남아도 손님이 있어야 하는 법 ,나를 일부러 찾아왔다니 장사

 

하는 힘이 나고 보람이 있었다. 정말 오후 4시쯤 간만에 떨이를 했다. 재수 좋은 날이다.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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