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회 장 구경(2)

 

장사란 것이 안 되도 힘들고 , 잘돼도 힘든 건데, 이 추위에 저렇게 나와서 한데서 밝고

 

건강하게 열심히 장사하시는 분들이 다 잘 됐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발걸음 옮기니 신나

 

는 뽕짝 음악이 흘러나왔다. 길거리보트 일명 좌판 음악카페다. 각종 테이프 들이 난무 하

 

다. 트로트, 인기가요, 성인가요 등이다. 내가 전혀 안사는 물건이니까 저런 건 누가 사나

 

싶고 , 아유 저거 팔아서 먹고 살까 싶었는데, 아저씨들이 10명 가까이 포진을 하고 문정성

 

시다. 아! 그래서 저 사람도 먹고 사는구나. 장사 잘돼서 좋다. 라고 생각했다.

 

음성 장에 신랑 앞에서 장사하는데 음성은 장이 안 되서 가끔 나온단다. 뻥튀기 아저씨도

 

쉴새없이 기계를 돌리고 있었다. 바빠서 인사도 못 드렸다. 가물치 메기 미꾸라지등 물고기

 

가 냇가에 헤엄치듯 놀고, 새우가 펄떡 뛴다. 국밥 한 그릇에 몸을 녹인다.

 

신랑 신발도 사고, 사진도 찍고, 파도 사고 ,한과도 사고, 오늘의 목적을 달성했으니, 집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장이 파할 때 까지 기다리면 좋으련만 , 춥고 힘들었다. 신랑한텐 얘기도

 

안하고 버스를 타 보러 갔다. 시골장이라 한 시간에 한 번씩 버스가 있어서 차가 없으면 그

 

냥 신랑 끝날 때 까지 있으려는 요량이다. 마침 아주머니 세분이 기다리고 있었고, 차 언

 

제 오냐고 물었더니, 10분 있으면 온다는 것이었다. 근데 조금 늦는 경우가 많다고,

 

‘오우 잘됬다 10분이면 뭐.’ 하고 기다렸다.

 

근데 10분이 지나고 20분이 지나고 30분이 지나도 버스는 오지 않았다. 20분이 지나자 몸

 

이 개 떨 듯 떨렸다. 발은 얼기 시작했다. 기다리다 지쳐 5분만 더기다리다 안 오면 갈 요

 

량 이었다. 아주머니는 곧 온다고 기다리라고 했다. 35분을 기다린 끝에 차를 탄 것이다.

 

집에 오니 머리가 너무 아팠다. 신랑한테 전화를 하고, 사장님들 정말 대단하시다고 전해

 

달라했다. 기온차로 신랑이 항상 겨울에 일을 하고 들어오면 얼굴이 얼음장 같다가 불에 덴

 

것처럼 뜨끈해진다. 추위에 에너지 소모가 많아서 집에 오면 많이 먹는 것도 이해가 되었

 

다. 돌아다니기도 엄청 많이 돌아다녔지만, 집에 와서 뜨뜻한 우유에 도라지청을 수없이 타

 

먹고, 이불속에 들어가도 추위가 가시길 않았다. 보일러를 계속 올렸다. 저녁을 먹고 난 후

 

에 비로소 몸이 좀 풀렸다.

 

공무원 딸로 태어나서 이렇게 노점에서 추위와 싸우며, 장사하는 사람의 마음을 몰랐다.

 

참 대단하신 분 들이며, 배울점이 많다.

 

 

우리의 젊은 청춘들, 일자리는 널렸다. 단지 힘든 일은 하기 싫고 안 할 뿐이다. 근데 요즘

 

은, 청춘들이 많이 배가 고픈가보다. 막노동하려고 학원수강 까지 듣는단다.

 

법륜 스님이 말씀하셨다. 첨부터 쉽고 ,돈 많이 버는 일 찾으려 하지 말라고, 아주 어렵고

 

힘들고 돈 적게 주는 일부터 하라고, 그러면 그다음일은 조금 힘들고 돈이 그와 비슷하면,

 

그래도 저번 보담 났지, 또 그다음일이 힘들고 돈을 조금 더 주면 , 저번 보다 훨씬 더 나

 

은데 , 하고 생각하며 버티고, 일할 수 있단다.

 

열정페이라는 명목으로 최저임금도 안주는 기업과 사장도 반성해야 할 것이다. 많이 주지는

 

못할망정 어떻게 부르주아도 아니고 젊은이의 피 같은 돈을 착취 할 수 있는가? 힘든 일이

 

건 그렇지 않은 일이건,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많은 경험을 하는 것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커다란 도움이 되고 역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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