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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울 때에 ㅣ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90
홍순미 글.그림 / 봄봄출판사 / 2020년 9월
평점 :
요즘처럼 우울했던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코로나-19로 인한 피로감은 누적되고, 몸과 마음에도 쉼이 너무나도 필요한데 몸이 쉬어도 마음은 쉬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는 것 같다. 그런 메마른 마음과 몸에 단비같은 그림책이 다가왔다.
표지부터 한지로 만든듯한 느낌이 드는데, 포근하고 따사로운 빛이 비치는 언덕에 연을 날리는 아이 두명이 눈길을 끌었다. '네가 울 때에' 라는 제목에 이미 마음이 울어버렸는지도 모른다. 눈물을 흘려야 우는 것일까? 솔직하게 눈물이 흐르면 좋겠는데, 그마저도 쉽지 않을 때 이 책은 작은 위안이 되기도 했다. 책을 펼치면 표지에 보이던 아이 두 명이 날리는 두 연이 보인다. 그 선명한 생명의 초록색 연과 붉은 마음의 연이 푸른 하늘을 날아올라 있는 모습을 보니 답답한 마음이 풀어지기 시작했다.
이 책은 한 장면, 한 장면이 한지 특유의 우아함을 잘 살리고 있다. 별 말이 없어도 그림이 말하고, 그림이 표현하는 것을 글로 더 너머로 이끌어간다. 그림책 마지막 장에 첨성대가 보이면서 경주에서 연을 날리던 아이들을 많이 보았던 것이 기억이 났다. "나는 언제나 네 곁에 있을게." 아들에게 이렇게 말해 주어야 겠다.
누군가 울고 싶을 때, 나처럼 우울감이 마구 밀려와서 일상을 덮어버리려고 할 때 잠시 쉬어감이 필요한 그 때, 이 그림책을 추천해 주고 싶다. 네가 울 때에 함께 해 줄 그림책이 여기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