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착해, 너무 바보 같아
델핀 뤼쟁뷜.오렐리 페넬 지음, 조연희 옮김 / 일므디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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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착하면 호구가 되고 사기당하는 세상입니다. 착한 사람이 법없이도 살 수 있는 세상이 되면 좋겠어요. 착한 사람 컴플렉스를 벗어나 제대로 사는 방법을 말하는 심리학 기대했습니다.



프랑스 저자가 쓴 책인데 사례가 무척 공감가네요. 국적을 떠나 사람사는 곳은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다만, 프랑스 혁명 이후 친절한 사람이란 쓰러트려야 하는 사람이라는 의미가 되었답니다.

동료와 함께 보고서를 작성했는데 동료가 팀장에게 혼자 보고서를 제출했어요. 나 대신 내줘서 고맙다고 한다면 할 말이 없네요. 대부분 자기 혼자 돋보이려고 그랬다고 생각해 화가 날거예요. 가장 적절한 대응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동료에게 직접 묻는 거라고 해요. 


착한 사람은 모두의 이익을 생각하지만 못된 사람은 자신의 이익만 고려해요. 친절한 사람은 다른 사람을 믿는 경향이 있고 타인을 위해 봉사하나 못된 사람은 세상이 적대적이라 생각하고 다른 사람을 지배하기 위해 분열을 일으키구요.    


중요한 것은 자신의 한계를 지키는 것이다. 친절은 타인을 위한 모조건적인 희생을 뜻하지 않는다. 소중한 사람들을 호의적으로 대하려면 먼저 자신을 돌보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친절은 선물이지만 자신을 희생하다가 균형을 잃을 만큼 과도한 친절을 베푼다면 너무 친절한 것이다.p. 36



친절한 사람도 존중받기 위해서나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내면의 잠자는 헐크를 깨우지 않기위해 건강하게 화를 표현할 필요가 있어요. 

1 스스로 상황을 통제할 수 있음을 기억하자. 다른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할지 선택할 수 없지만 내가 어떻게 반응할지 선택할 자유가 있다.
2 상황이 허락된다면 처음엔 관대하게 보이려 하자.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면 상황 반전 가능성 있을지도.
3 나의 감정을 받아들이자. 누군가 나에게 못된 행동을 하면 슬픔, 실망, 분노 등 감정을 침대 밑으로 밀어 넣으면 안 된다.
4 거슬리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분명히 말하자. 자신감을 표현하는 몸짓 언어를 전하면서(머리를 들고 가슴 펴고 시선은 앞을 보며)상대방의 어떤 행동이 거슬리는지 콕 집어 말하고 내 감정이 어떤지도 말하자. 그가 대신할 수 있는 행동을 제안하자.
5 그가 아무 말도 들으려 하지 않는다면 가능한 거리두고 주변인에게 도움 청하자.p.101


구체적인 행동을 연습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실천 방향도 제시합니다. 곤란한 부탁을 받게 되면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 이런 방법을 써봐요.

1 이유를 설명하지 말고 그냥 싫어라고 말하는 연습을 하자. 중요해 보이지 않는 부탁을 거절하기부터 시작. 단, 이유를 설명하거나 5분 동안 비굴하게 사과하지 않기.
2 부탁에 곧바로 수락하지 말고 반드시 생각할 시간을 갖는다.
3 부탁을 들어주든 거절하든 선택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나에게 있다.p.177



착한 사람이 평균보다 일찍 세상을 뜨면 '좋은 사람이 항상 먼저 간다'는 말을 합니다. 프랑스에도 같은 표현이 있어요. 착한 사람이 못된 사람보다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아서 그런 모양이라고 생각했죠.
 

이 책에선 역설적으로 타인에게 친절하게 대하면 스트레스 수준을 낮출 수 있고 뇌도 더 활성화 된다고 합니다. 서로가 선을 지키고 배려하면 모두 평화롭게 살 수 있겠지요. 바보처럼 착하지 않고 영리하게 친절한 사람이 되는 방법을 잘 알려주네요. 착한 사람이 억울하지 않고 제대로 대접받는 세상이 되면 좋겠어요.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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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저벨
듀나 지음 / 네오픽션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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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표 sf작가 듀나님이 바이러스와 관련한 이야기를 전개하신다니 아직 현재진행형의 전염병이 연관되어 더 기대되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에 나왔던 외계 침략자 아자니들이 언급되네요. 아자니들이 유형지 행성 크루소에 빨판상어들을 떨구고 빨판상어의 잔해 속에서 곰인형처럼 생긴 생명체가 발견됩니다. 인간으로 보기 힘든 외모의 생명체는 부유한 노부인에게 입양되었고 말하는 곰인형이 아닌 인간으로 인정받기 위해 수학, 물리학 등 학문을 공부했어요.

노부인이 세상을 뜨고 그녀의 친척들에 의해 그는 해적선에 팔리고 로즈 셀라비 호에서 갖은 멸시를 견디며 배에 대한 지식을 익혀요. 그는 로즈 셀라비의 시티로서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을 걸 알고 탈출 후에 제저벨 호의 선장이 되었습니다. 


크로소 사람들에겐 목숨을 걸어야 할 사상이나 신념 따위는 없었어. 그렇다고 전쟁을 일으켜야만 살아남을 만큼 빈궁한 시티도 없었고. 선장이 보기에 크루소 사람들은 순전히 습관 때문에 전쟁을 했어. p.31 



오로지 놀이만을 하는 자들에게 놀이는 놀이일 수만은 없다. 그것은 삶이다. 역사이다. 우주다. 
어느 순간부터 삶의 진지함이 놀이의 가벼움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p.86



토요일이라는 대륙에선 은하계의 밀리터리광들이 모여 제2차 세계대전을 재현합니다. 처음에는 인공지능과 무선 조종으로 움직이는 가짜로 시작했어요. 그러다 자신들이 속한 집단에 대한 소속감이 비정상적으로 강해지더니 하늘로 올라가는 길이 좁아지자 진짜 독일군과 소련군이 되어 서로를 학살하기 시작합니다.


크루소에선 인종차별이 무의미해 1미터짜리 곰인형도 2미터짜리 고양이 인간도 살 수 있고 양성의 경계가 붕괴되어 성차별도 없어요. 어떤 편견과 차별도 길어야 한 세대를 넘지 못했구요. 예외는 베들레헴이었습니다. 베들레헴은 평범한 인간과는 전혀 다른 정신 구조를 갖고 있고 링커 바이러스를 통해 번져갈 것을 염려한 자들에게 살해당합니다.


종교적 믿음을 숙주에게 강요하는 세뇌 벌레인 말씀의 벌레가 링커 바이러스 속에서 변화하여 유전자 안에 넣은 말씀은 파괴되고 변형되었어요. 변형된 말씀은 폭력적이고 이해불가한 것이 되었구요. 


어떤 문장이건 주어는 존재할 수 없었는데 그건 유일신 외엔 다른 주인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미 시민의 80퍼센트가 숙주였습니다. 나머지 20퍼센트를 가려내는 건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그런데도 우린 해결해야 했습니다. 그것도 2주 안에 말이죠.p.173



링커 우주에 사는 사람들은 인간의 원형을 온전히 유지하는 경우가 거의 드물어요. 현재와 같은 차별이 없어져도 여전히 인간들은 서로 차별할 이유를 만듭니다. 종교적 신념이 바이러스와 기생충이 일으킨 정신병으로 묘사되네요. 교회 마피아라는 표현도 나오구요. 종교를 미래 배경으로 새롭게 해석하고 비판한 걸로 보여요.  


한국어를 쓰는 한국인만이 모인 우주선이 안드로메다 은하계로 날아가는 미래는 오지 않을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우주라는 배경에서 상상력은 무한대지만 현실에 뿌리를 두니 더 공감할 수 있어요. 한 편의 장편이지만 여러 에피소드가 모인듯한 기분이 드는 링커 우주였어요.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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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듀나 지음 / 네오픽션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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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꿋꿋하게 sf소설가로 자리매김해오신 듀나님의 신작이라 반가워요 감시 시스템과 관련된 이야기라니 현실과 관련해 더 공감가는 내용으로 기대했습니다.



이 책의 앞부분에 실린 이야기들은 한국의 현실형 인간들에게 벌어지는 sf적 사건을 다루고 있어요. 내키지 않는 선 자리에서 만난 여자가 보여준 시간 여행 동전 마술을 결혼 후에도 마음에 담고 있는 남자, 오래 사귄 남자친구의 머리 위에 뜬 물음표가 보이는 여자, 만만한 친구를 이용하는 유령 여자 등 주위에 있을듯한 주인공들의 심리를 환상적인 상황을 통해 다른 각도로 보여줍니다. 

은주가 그들 주변에 있었던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그들은 학교 다닐 때 늘 은주를 알리바이로 이용했다. 늘 여윳돈이 부족했고 숫기가 없었던 은주는 이상적인 공범자였다. 
은주는 그림자와 같았다. 늘 따라다니지만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 흐릿한 존재.p.36



처음엔 정화가 은주를 함부로 대하는 듯해서 왕따와 관련된 내용인가 했어요. 뜻밖에 세 여자의 치정에 얽힌 전개였어요. 정화는 자신이 이미 1년 전에 죽었다는 사실을 듣고 놀라요. 은주는 정화가 죽은 뒤 유령으로 나타나 함께 지내는 걸 알면서도 정화와 사귀던 현아와 동거하며 기이한 질투심에 사로잡혀요. sf에 유령이라니 참 특이하죠.    

개념만 따진다면 사유와 그 애의 새 애인이 겪은 일들은 계급과 신군에 의해 서로로부터 격리된 중세의 두 연인들이 겪었던 예스러운 시련과 다를 게 없었다.p.  67


우주선이 나오는 단편 '호텔'은 게임을 배경으로 하여 짧고 코믹했어요. 호텔 플레이 속의 A급 플레이어와 D급 플레이어의 연애는 왕족과 평민 사이처럼 엄청난 반향을 일으켜요. A급 플레이어 시유의 부모는 스타 플레이어의 메인 스태프로 많은 혜택을 누렸지만 더이상은 그렇지 못하게 됩니다. 시작은 신분 차이를 이유로 한 부모와 자식간의 갈등인데 전개는 유쾌했어요. 이런식의 게임 소설도 가능하군요.  


소문과는 달리 북한은 검역에 철저하게 신경을 썼으며 지구인이 외계 미생물과 만날 때 발생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위험에 대해 연구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아무리 철저하게 대비를 해도 외계 바이러스를 완벽하게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p.147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에서는 현재 우리를 괴롭히는 전염병을 연상시키는 외계 바이러스로 지구가 침략자의 식민지가 되어버린 모습이 나와요. 북한은 이론상 바이러스를 가장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 곳이었지만 오히려 치명적인 우주 감기가 발생한 곳으로 그려집니다. 아이를 죽이고 식인까지하는 끔찍한 장면에 경악했어요.   


우주 식민지가 생겨도 로봇이 파업하거나 외계 바이러스가 공격하여 인간은 동네북이나 마찬가지네요. 먼 미래에도 현재 시점의 인간이 느낄 감정들이 사라지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잔인한 장면도 많았어요. 짧고 다양한 이야기들은 크기와 맛이 다른 사탕들이 들어있는 사탕상자 같았어요. 여운이 오래 남는 것도 있어서 진지하게 읽었습니다.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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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세트] [루비] 굿바이, 남자아이 (총3권/완결)
Takako Shimura / 현대지능개발사(ruvill)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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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데가 미성년자가 되어 버리고 연인은 모든 행위를 할수없어 당황해요
원인도, 어른의 몸으로 돌아가는 방법도 모르는 채 허둥되는 두 사람이에요 생각보다 순수하게 전개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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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세트] [루비] 굿바이, 남자아이 (총3권/완결)
Takako Shimura / 현대지능개발사(ruvill)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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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순수하게 전개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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