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어린이의 질문 - 가장 정직한 K-어린이에 대한 기록
이모령 지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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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살고 싶지 않아요.”

처음 책을 펼치며 마주한 이 문장은, 가볍게 넘길 수 없었습니다.

너무 익숙해서 더 아프고, 너무 조용해서 더 크게 울리는 말.

『K-어린이의 질문』은 그저 책이 아니에요.

이 시대 아이들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는 창이자,

우리가 외면해온 구조적인 현실을 마주하게 해주는 거울입니다.


아이가 건네는, 무겁지만 분명한 감정

선아도 이 책을 조용히 읽고 나서 꽤 오랫동안 말이 없었어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이 이야기가 얼마나 깊게 와닿았는지를 느낄 수 있었죠.

“무언가 불편한데, 그걸 꾹 참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이 책의 주인공 육총사 속에 그대로 녹아 있었기 때문일 거예요.

특히 선아는 책 속 친구들이 처음에는 좋은 아이처럼 살아야 한다는 압박감에 눌려 있던 점을 인상 깊게 느낀 듯했어요.

그 마음을 따라가며 자기 자신도 돌아보는 모습이 보였고,

엄마로서 그걸 지켜보는 건 꽤 벅찬 경험이었습니다.


 


“우리는 괜찮지 않다”는 고백

책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모두,

가정이나 학교에서 ‘문제없는 아이’로 살아가려 애쓰던 평범한 아이들입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현실에 작지만 강한 질문을 던지기 시작해요.

“왜 이렇게 살아야 해요?”

“왜 모든 게 경쟁이죠?”

“왜 어른들은 우리가 괜찮다고만 말하죠?”

이 물음은 단순히 반항이 아니라, 정체성의 혼란과 감정의 해석을 통한 성장의 시작이었어요.

책을 읽는 내내, 그 질문들이 참 정직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어른인 우리는 그 질문 앞에서 설명보다 먼저 귀 기울여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고요.


 



아이들은 피해자가 아니라, 질문하는 존재입니다

『K-어린이의 질문』이 빛나는 가장 큰 이유는,

아이들이 단지 아파하는 모습으로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고통을 사회적인 언어로 바꾸며 연대하고 행동으로 나아간다는 점이에요.

이 책을 통해 선아는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힘들 수 있고, 그걸 함께 나눌 수 있구나” 하는 감정을 배운 듯해요.

누군가가 아프다고 말할 때, 나도 옆에 서서 함께 들어주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걸요.



 

우리도 함께 질문해야 할 시간

『K-어린이의 질문』을 덮은 뒤, 가장 오래 마음에 남았던 건

“좋은 아이”로 살아야 했던 아이들의 마음속 혼란이었어요.

한없이 밝고 건강해 보이는 아이들도,

사실은 깊은 고민과 혼란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해요.

우리 아이들의 고요한 외침을 무시하지 않고,

그 질문에 답하는 대신 함께 물을 수 있는 용기를,

이 책은 조용히 우리에게 건네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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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라도 동해 - 동해 예찬론자의 동해에 사는 기쁨 언제라도 여행 시리즈 2
채지형 지음 / 푸른향기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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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도 삶도, 잔잔하게 흐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책을 펼치자마자 마음이 놓였어요. 마치 따뜻한 차 한 잔을 내어주는 것처럼 조용하고 다정하게 말을 건네는 글. 『언제라도 동해』는 단순한 여행 에세이가 아니었어요. 누군가의 ‘살아본 여행’이자 ‘살고 있는 여행’이었죠. 그렇게 책 한 권 안에서 저는 동해의 사계절을 천천히, 그리고 오래도록 머물며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 여행은 멈춤과 쉼, 그리고 다시 걷기의 리듬

책은 크게 네 개의 장으로 나뉘어요. ‘한 달 살기’로 시작되는 동해살이의 기록은 묵호항과 논골담길, 발한삼거리와 북평민속시장 같은 로컬의 공간들을 잔잔히 품어냅니다. ‘해파랑길’을 따라 걷는 풍경, 일출과 함께 하루를 시작하는 장면, 매일 물회를 먹을 수 있다는 사소한 기쁨은 단순한 여행 팁이 아니라, 그 안에 녹아든 진심 어린 삶의 단면이었어요.

“묵호에서는 일출 후 한 번 더 펜을 들어야 한다”는 문장에서 저는 잠시 멈추어 페이지를 오래도록 바라보았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이 머무는 곳은 늘 글로 반짝이는데, 이 책은 그 반짝임이 참 조용하고 고운 빛을 담고 있더라고요.



 

📚 ‘잔잔하게’ 머무는 여행책방, 동해의 또 다른 얼굴

두 번째 장에서는 저자가 묵호에 정착하며 차린 작은 책방 <여행책방 잔잔하게>의 이야기가 펼쳐져요. 솔직히 말하면, 저는 이 장에서 마음이 여러 번 울컥했어요. 동해라는 바다 도시 한복판에서 책방이라는 공간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잔잔한 일상의 의미가 조금씩 피어나는 모습이 정말 따뜻했거든요.

‘북클럽’, ‘일출 요가’, ‘책문화축제’… 그 모든 프로그램은 여행보다 더 깊은 감성을 선물합니다. 여행에세이나 세계 여행책이 주는 일회성 설렘과는 다른 결이었어요. 오히려 지속 가능한 여행, 버킷리스트 여행책보다도 현실에 가까운 ‘로컬의 살아있는 온기’를 마주한 느낌이었달까요.


🌸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하루

책이 말하는 동해는 절대 서두르지 않습니다. 마음의 속도로 걷고, 일출로 하루를 맞이하고, 바다 앞 책방에서 책을 고르는 여행자. 바로 저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뚜벅이 여행자의 모습이기도 해요.

한적하고 조용한 곳을 찾는 요즘 세대의 감성에 딱 맞는 이 책은, 사진 여행 책처럼 생생한 풍경 묘사와 정겨운 글이 어우러져 있어요. 동해의 진짜 모습이 궁금했던 사람이라면, 꼭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어요.


 



💬 책을 덮고 나서도 오래 남는 여운

『언제라도 동해』는 삶이 버거울 때, 여행이 그리울 때, 조용히 꺼내 읽고 싶은 책이에요. 꼭 여름휴가 책이나 겨울휴가 책처럼 여행을 앞두고 보는 것도 좋지만, 오히려 ‘지금은 떠날 수 없는’ 우리에게 더 큰 위로가 되어주는 책이죠.

여행이라는 말이 ‘비우는 일’이기도 하다면, 이 책은 복잡했던 마음을 정리하고 스스로를 다시 사랑하게 만드는 에세이 추천 도서로 손색없습니다. 동해의 바람처럼 잔잔하고 따뜻하게, 이 책은 삶의 작은 쉼표가 되어줄 거예요.





 

🧳 이 책이 필요한 순간

✔️ 주말 당일치기 여행지를 찾고 있을 때

✔️ 로컬 감성에 푹 빠지고 싶을 때

✔️ 도시에서 멀어지고 싶은 퇴근길에

✔️ 책과 여행, 둘 다 사랑하는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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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은 새로운 직업 발명가
마리 콜로 지음, 이안 드 해스 그림, 김수영 옮김 / 키위북스(어린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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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없는 직업? 그게 뭐 어때서!”

요즘 아이들은 ‘장래희망’이 꼭 정해진 직업일 필요 없다는 걸 압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어른들은 아이에게 묻곤 하죠.

“커서 뭐가 되고 싶니?”

저도 어릴 적 그런 질문을 받을 때면,

딱 정해진 몇 가지 직업만 떠올릴 수 있었어요. 선생님, 과학자, 의사, 경찰관 같은.

하지만 요즘 우리 아이는 다릅니다.

‘꿈을 새로 발명할 수도 있다’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지요.

이번에 함께 읽은 『내 꿈은 새로운 직업 발명가』는

그런 상상력을 응원해 주는 따뜻한 그림책이에요.


 



📖 아이의 ‘상상력’이 진짜 ‘직업’이 되는 순간

책 속 주인공 아실은 엉뚱한 상상을 현실처럼 뚝딱 만들어냅니다.

• 고통 치료사

• 칭찬 배달부

• 비밀 지킴이

• 꿈 수선공

어쩌면 조금은 터무니없고 엉뚱하게 들릴 수도 있어요.

하지만 아실이 만들어 낸 그 직업들엔 하나같이 다정함과 공감이 담겨 있었어요.

그건 우리가 요즘 사회에서 점점 잃어가는 따뜻한 가치들이기도 했고요.

저 역시 책을 읽으며 문득 어린 시절의 저를 떠올렸습니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더라?”

“그땐 왜 그리 쉽게 단념했을까?”

아이와 책을 읽는 시간은 때로 저에게도 새로운 출발선이 되어 주곤 해요.

이번 책은 더욱 그렇습니다.


 


🎤 꿈은 ‘배우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

선아는 지금 가수라는 꿈을 꾸고 있어요.

보컬 수업을 듣고, 합창단 활동도 열심히 참여하고 있지요.

KBS 무대에만 벌써 3번이나 서서 TV에도 나오곤 하지요.

저는 그 꿈이 얼마나 멋지고 소중한지 늘 마음으로 응원해요.

책을 다 읽고 난 후, 아이와 나눈 대화 속에서 이런 말이 나왔어요.

“엄마, 나는 사람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노래를 부르고 싶어.”

그 말 속엔 단순히 ‘가수’라는 직업을 넘어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어떤 감정을 나누고 싶은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어요.

『내 꿈은 새로운 직업 발명가』는 바로 그런 내면의 꿈을 끌어내는 책이에요.

직업=이름표가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와 내가 남기고 싶은 흔적’에 대한 이야기라는 걸

아이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었어요.


 



🧠 독후 활동 – 아이의 ‘직업 발명’ 시간

책을 다 읽은 후, 선아 이렇게 물어보았어요.

“너라면 어떤 직업을 만들고 싶어?”

아이의 대답은 ‘걱정 비우개’였어요.

마음속 걱정을 쓱쓱 지워주는 사람이라고 해요.

너무 사랑스럽고, 또 지금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역할이겠구나 싶었지요.

함께 그 직업에 대한 그림도 그리고, 그 일을 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도 이야기해 보았어요.

지금 당장은 작고 엉뚱한 꿈일지 몰라도,

이런 상상 하나하나가 아이의 자존감과 상상력의 뿌리가 되어줄 거라 믿습니다.


 


💬 엄마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

우리 아이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세상에 없는 직업이면 어때?

그게 진짜 필요한 일이라면,

네가 처음으로 시작해 보는 것도 멋진 일이야.”

이 책은 그런 용기 있는 응원을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이야기입니다.

어른이든 아이든,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다시 묻게 만드는 따뜻한 그림책.

『내 꿈은 새로운 직업 발명가』를 통해

당신의 ‘터무니없지만 소중한 꿈’도 다시 꺼내어 보시길 바라요.

『내 꿈은 새로운 직업 발명가』는 상상력, 꿈, 장래희망, 그리고 진짜 중요한 삶의 방향에 대해

아이와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그림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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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한국사
김재완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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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 덕분에 역사와 다시 마주하다

초등 4학년이 된 아이가 한국사에 슬슬 눈을 뜨기 시작했다.

‘단군신화’, ‘고조선’, ‘광개토대왕’ 같은 이름을 스스럼없이 말하는 걸 보며

엄마인 나도 “이제는 함께 공부해야겠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역알못.

국사 시간엔 암기만 하다 지나쳐 버렸고, 지금도 시대 순서조차 가물가물하다.

그러다 우연히 발견한 책이 바로 『기묘한 한국사』다.

책 제목부터 확 끌렸다.

“기묘한? 음모? 미스터리?”

역사책이 이렇게 도발적일 수 있다니!


🕯️ 미스터리 추적하듯 빠져드는 역사

이 책은 우리가 교과서에서 접하지 못했던 비주류 한국사 이야기로 가득하다.

기괴하고, 신비롭고, 때로는 믿을 수 없는 사건들이

소설처럼, 혹은 넷플릭스 드라마처럼 펼쳐진다.

예를 들어,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가 10번이나 주인을 바꾸며 한국과 일본을 오간 여정이나,

조선을 뒤흔든 절대 금서 『정감록』 이야기는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한 편의 서사로 읽힌다.

“이거 정말 실화야?” 싶은 순간들이 계속 등장한다.

어느새 나도, 역사에 흥미를 붙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 과거와 현재를 잇는 기묘한 연결

이 책의 놀라운 점은 단순히 흥미로운 에피소드 소개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각각의 이야기는 현재와 ‘기묘하게’ 연결되어 있다.

✦ 우범선과 그 아들 우장춘 이야기처럼

친일과 독립, 아버지와 아들의 극명한 대조를 보여주고

✦ 광개토대왕릉비나 홍범도 장군의 사례는

역사 논쟁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뜨거운 현재진행형이다.

그 덕분에 “아, 역사란 그냥 과거의 일이 아니구나”라는 걸

아주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이건 정말, 교과서에서는 얻을 수 없는 감각이다.


 



🔍 역사의 뒷이야기가 만들어주는 입체적 시선

아이에게 “광개토대왕” 이야기를 해준 뒤, 이 책에 나온

비석과 관련된 왜곡과 논란 이야기를 곁들이니

역사 인물이 훨씬 입체적이고 살아 있는 존재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한 인물의 한 줄 설명이 아니라

그 뒤에 숨은 사연과 배경을 함께 알게 되면

역사 공부도 더 재밌어지고, 깊어진다.

“단군신화도 왜 그랬을까?”

“선덕여왕이 왜 별을 보고 싶어 했을까?”

이 책 덕분에 우리 집엔 요즘 이런 질문들이 오간다.


 


💡 역사에 발을 딛는 첫걸음, 이렇게 가볍게

처음엔 엄마가 공부하려고 집어 든 책이었지만,

읽다 보니 아이와 함께 퀴즈처럼 서로 맞히며 읽는 재미가 생겼다.

특히 음모론과 관련된 장면에서는

“이건 진짜일까? 아니면 추측일까?” 이야기꽃이 피어난다.

딱딱하고 지루할 거라는 선입견을 완전히 깨준 이 책.

역사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나,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부모들에게

정말 유쾌하고 멋진 입문서가 되어줄 것 같다.



 

✍️ 마무리하며

『기묘한 한국사』는

“역사는 재미없다”는 편견을 부수고,

“왜 지금 역사를 알아야 하는지”를

흥미진진하게 설명해주는 책이다.

기묘한 이야기 속에서 배우는 진짜 역사!

그 안에는 우리가 알아야 할 과거와, 우리가 살아갈 미래가 담겨 있다.

아이와 함께, 혹은 나 혼자라도

이제는 역사와 조금 더 친해져볼 용기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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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곰과 작은 곰이 낚시하러 가요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68
에이미 헤스트 지음, 에린 E. 스테드 그림, 강무홍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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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한 하루가 전해주는 가장 깊은 위로

햇살이 따뜻하게 스며드는 어느 오후,

책을 펼친 순간부터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큰 곰과 작은 곰이 낚시하러 가요』는

한 편의 조용한 시처럼 흐르는 이야기였습니다.

크게 사건이 벌어지는 것도,

긴장감 넘치는 모험이 있는 것도 아니에요.

하지만 그 속엔 작은 설렘과 깊은 여운이 가득 담겨 있었죠.


 


🎒 함께 떠나는 느긋한 낚시 여행

큰 곰과 작은 곰은 문득 낚시가 하고 싶어집니다.

대단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오늘 같은 날엔 낚시가 잘 어울릴 것 같아서요.

준비하는 장면 하나하나가 사랑스러웠어요.

바지, 부츠, 낚싯대, 그리고 블루베리 스콘과 이야기책까지.

낚시가 아닌 소풍 같은 하루를 떠나는 설렘이 느껴졌답니다.

아이도 책을 읽는 동안,

이 여행이 얼마나 설레고 기분 좋은 하루인지

자연스럽게 느끼고 있었어요.

“물고기보다 이야기가 더 많았던 날”이란 말처럼요.


 


🎣 기다림 속에서 배우는 여유

물고기는 좀처럼 잡히지 않아요.

하지만 누구도 다그치거나 조바심 내지 않죠.

“가만히 앉아 기다리는 것도 낚시의 일부니까.”

그 문장을 읽는데, 저도 모르게 마음이 놓였어요.

요즘 우리는 너무 바쁘고,

아이들조차 뭔가를 이루어야 의미 있다고 느끼게 되잖아요.

하지만 이 책은 말해줘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은 날이 있다.”

아이도 이 부분에서 조용히 책장을 넘기며

뭔가 마음속으로 크게 공감한 듯한 표정이었어요.


 



🌊 물고기보다 더 중요한 것

결국 물고기는 한 마리도 잡히지 않아요.

하지만 두 곰은 아무도 실망하지 않아요.

작은 곰은 수레에 실려 돌아오고,

큰 곰은 그물침대에 눕습니다.

“이제 낮잠 한숨 자면 딱 좋겠는걸.”

아무것도 얻지 못해도

그 하루는 정말 좋았고,

함께여서 행복했던 하루였다는 걸

그림책은 아주 조용히, 하지만 분명히 알려줍니다.


 


🎨 그림으로도 느껴지는 따뜻한 온기

에린 E. 스테드의 수채화는

그림책을 보는 내내 편안한 숨결처럼 느껴졌어요.

잔잔한 호수, 풀숲의 결,

그리고 두 곰의 표정까지 모두 섬세하게 그려져 있어요.

책장을 넘기며 아이는 자연스럽게

‘여유 있는 기다림’을 감정으로 체험하는 듯했어요.

강요나 설명이 필요 없는 감성 학습이 이루어진 셈이죠.


 


🧸 마무리하며 – 오늘도 충분히 좋은 하루

『큰 곰과 작은 곰이 낚시하러 가요』는

아이에게도, 저에게도 쉼의 온도를 알려준 책이었어요.

무언가 하지 않아도 괜찮고,

아무 성과가 없어도 오늘은 좋은 날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

아이의 마음에도 이 감정이 고스란히 스며들었으면 좋겠어요.

어릴 땐 이런 감성이 가장 오랫동안 남거든요.

읽고 나면 왠지 한숨 돌리게 되는 이 그림책,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기 딱 좋은 따뜻한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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