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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무계획 - 맛 좀 아는 먹브로의 무계획 유랑기
MBN <전현무계획> 제작팀 지음 / 다온북스 / 2025년 9월
평점 :
저는 사실 전현무 씨를 특별히 좋아하는 팬은 아니에요.
그렇다고 싫어하지도 않고,
묘하게도 그가 나오는 프로그램은 꼭 챙겨보게 되더라고요.
<문제적 남자> 로 처음 눈길을 끌었고,
클라임씬 같은 예능에서 보여준 재치 덕에 이름이 각인되었달까요.
그러다 〈전현무계획〉이라는 프로그램을 TV로 몇 번 본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책으로 만나니 또 다른 즐거움이 있었어요.
계획 없는 여행, 진짜 맛집을 만나다
요즘은 어디를 가든 검색부터 하잖아요.
맛집 리스트, 블로그 후기, 인스타 핫플까지.
그런데 이 책은 철저히 “남의 등에 업혀 가는 무계획 여행”이에요.
지인이 알려주거나, 현지 주민이 추천해 주거나,
길 가다 보이는 가게에 들어가거나.
이게 무슨 의미냐면, 검색으로는 찾을 수 없는 ‘찐 맛집’을 만나는 거예요.
책을 읽다 보면, 웨이팅 맛집 대신 동네 주민들만 아는 숨은 고수들을 만나게 되고, “아, 저런 데는 나도 가보고 싶다!” 하는 마음이 절로 들어요.

책에는음식 이야기만 있는 게 아니라
전현무와 곽준빈이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 주인장의 이야기,
그 지역의 분위기까지 함께 담겨 있어서
“밥”이 곧 “사람 사는 이야기”가 되는 순간이 많았어요.
읽다 보면 절로 미소가 나요.
예를 들어, 현지인이 알려준 집에서 먹은 음식이 의외로 대박 맛이었을 때,
그 기쁨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저까지 배가 고파지더라고요.

책 속 길바닥 여행 코스는 서울부터 시작해
경기·인천, 부산, 전라도, 강원도, 경상도까지 전국을 훑어요.
특히 제가 눈여겨본 건 강원도 편이에요.
평소 여행 갈 때 늘 같은 식당만 들렀는데,
이 책을 보니 진짜 숨은 보석 같은 집들이 많더라고요.
다음에 가족과 여행 갈 때 꼭 참고하고 싶었어요.

사실 저는 계획 세우는 걸 좋아하는 편이에요.
여행 갈 때도 동선부터 맛집 리스트까지 꼼꼼히 챙기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가끔은 무계획이 더 좋은 결과를 준다”는 걸
느끼게 되었어요.
길을 걷다 우연히 발견한 가게에서 의외의 맛을 만나는 즐거움,
계획에 없던 코스에서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만나는 순간.
이건 검색으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경험이잖아요.

읽고 나니 그냥 밥 여행기를 넘어서,
“인생도 계획대로만 가는 건 재미없다”는 메시지가 크게 와 닿았어요.
가끔은 무작정 길을 나서고, 그 순간에 충실할 때 더 깊은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책장을 덮으면서 저도 아이랑 주말에 동네 한 바퀴 돌며
검색하지 않고 무작정 들어간 식당에서 밥 한 끼 해야겠다 생각했어요.
그게 아마 우리 가족만의 ‘전현무계획’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