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리자가 사라졌다 I LOVE 스토리
니콜라스 데이 지음, 브렛 헬퀴스트 그림, 전하림 옮김 / 보물창고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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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모나리자가 왜 유명해졌는지 알아?”

책을 덮은 아이가 퀴즈를 내듯 물어왔다.

나는 잠시 멈칫했다. 아름다워서? 다빈치가 그려서? 그냥… 유명하니까?

그 순간, 나는 이 책이 던진 질문의 힘을 실감했다.



 

『모나리자가 사라졌다』는 단순히 미술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은 어떻게 그렇게 유명해졌을까?”라는 흥미로운 질문에서 시작해, 1911년 루브르 박물관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도난 사건’을 중심으로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리고 놀랍게도,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알고 있던 사실들이 얼마나 얄팍한 오해와 선입견 위에 서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책의 구성은 마치 한 편의 추리소설 같다. 누가, 왜, 어떻게 모나리자를 훔쳤는지, 그리고 왜 아무도 범인을 눈앞에 두고도 알아차리지 못했는지 따라가다 보면 손에서 책을 놓기 힘들다. 범인은 어디에 있었을까? 왜 사람들은 엉뚱한 방향만 쳐다보고 있었을까? 이 모든 사건은 단순한 미스터리를 넘어선, 우리가 무심코 받아들이는 **‘고정관념’**에 대한 강력한 경고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글을 모르는 사람처럼 생각하라”고 했다는 이야기였다. 그 한 문장이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었다. 아이는 “그건 뭐든지 의심하고 질문하라는 뜻이지?”라고 말했다. 그 말에 나는 미소 지었지만, 마음 한구석이 찌릿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의심 없이 받아들이며 살아가고 있을까?


 

사실, 지금까지 나는 모나리자가 그냥 “유명한 그림이니까” 유명한 줄 알았다. 그런데 이 책은 그 당연함에 처음으로 물음표를 던지게 만들었다. 우리가 ‘유명하다’, ‘가치 있다’고 믿는 것들은 어디서 시작된 걸까? 정말 본질적인 가치에서 비롯된 것일까, 아니면 누군가의 시선과 사건이 만들어낸 착각일까?



 

책을 다 읽고 나서, 아이와 나는 루브르 박물관 앞에 선 상상을 했다. “이제야 진짜 이야기를 알게 됐다”는 기분으로, 그림을 바라보게 될 것 같다고. 아이와 함께했던 이 시간은 단지 책을 읽는 시간이 아니었다. 우리가 얼마나 쉽게 믿고, 얼마나 자주 놓치는지를 되돌아보는 사유의 시간이었다.


 


『모나리자가 사라졌다』는 예술, 역사, 철학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책이다. 아이들이 읽기엔 흥미롭고, 어른들이 읽기엔 묵직한 질문이 남는다. 그리고 그 질문은 결국 우리 모두를 향한 것이다.



“당신은 지금, 얼마나 제대로 보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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