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밥 한공기 1
타나 글.그림, 최윤정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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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내내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넘기는 페이지가 아쉬워지는 만화는 참 오랜만이다. 우리가 매일 때맞춰 챙겨먹으나 그 의미에 대해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밥, 그리고 그와 함께 먹는 반찬에 대한 소소하면서도 정겨운 이야기를 담은 따끈따끈 밥 한 공기이다.

우선 책을 들면 보이는 일러스트가 참 인상적이다. 아기자기하면서도 따뜻한 색감으로 이루어진 일러스트는 계속 봐도 질리지않는다. 그와 함께 계속 나오는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음식의 나열도 눈을 즐겁게 한다.

뒷골목 막다른 곳에 위치한 작은 가게 히토구치야(한 입 집)’를 드나드는 다양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하여 그들의 밥 한 공기에 얽힌 사연들이 펼쳐진다. 여자보다는 맛있는 밥에 꽂힌 호빵맨을 닮은 귀여운 타부치, 도쿄로 혼자 대학 와 혼자 살며 외로워하던 마이에게 위로를 주는 차조기주먹밥, 되는 일 없는 힘든 날 힘을 주는 팽이버섯조림, 낯선 컴퓨터와 씨름하던 할아버지에게 용기를 준 셀러리 잔멸치볶음 등 각자가 처한 상황 속에서 음식을 통해 설레이고 위로받고 용기를 얻는 모습들에 그 음식의 따스함으로 내 마음까지 가득 차오르는듯하다. 원하는 모든 음식을 만들어주는 가게의 존재도 이런 가게가 우리 동네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책 읽는 순간을 가게의 다양한 음식의 냄새와 함께 그 곳에 녹여있는 따스한 온기가 전해지는 듯하다.

책에 나오는 모든 음식이 가정에서 모두 할 수 있는 소박하면서도 간단한 것들이기에 더욱 공감되고 관심이 간다. 집에서 소박하게 차려먹는 밥 한 공기가 주는 든든함과 마음까지 따스하게 채워주는 힘을 이 책을 통해 잘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학업과 알바에 힘들어하는 여대생과 회사일에 치이며 음식에 위로받는 회사원, 죽은 아내를 기리는 할아버지 등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우리 이웃의 모습을 책 속에 녹여내어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힘든 순간 위로와 용기를 주는 따스한 밥 한 공기의 힘을 고스란히 보여준 정말 맛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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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 가족
그레구아르 들라쿠르 지음, 이선민 옮김 / 문학테라피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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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만을 보았다로 강렬하면서도 깊은 인상을 남긴 그레구아르 들라쿠르의 첫 번째 소설이라기에 눈에 띈 책이다. 제목부터가 뭔가 역설적이어서 더 관심이 간듯하다.

개인주의가족은 작가가 되기를 갈망한 한 남자와 그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다.

일곱 살에 시를 써서 칭찬받은 후 가족들에게 천재 우리집 작가님이 된 주인공 에두아르. 하지만 가족과 주변의 기대와는 달리 첫 시 이후로 제대로 된 글을 쓰지 못하게 된다. 그 후 기숙학교, 회계수업, 광고회사 등 자신이 원하는 글쓰는 작가라는 인생과는 다른 길을 가면서도 늘 방황하며 또한 언젠가는 가족이 기뻐할 글을 쓰기를 갈망한다.

대대로 꾸려온 가게의 몰락을 지켜봐야했던 아빠, 강렬한 사랑을 꿈꾸던 엄마, 마음속에 숨어 사는 남동생, 왕자님을 꿈꾸었으나 미혼모가 되어야했던 여동생, 이에 새로운 가족을 꿈꾸었으나 실패한 에두아르 등 한 가족이지만 서로 다른 것을 꿈꾸고 상처를 가지고 다른 길을 가는 것 같지만 어느 한 순간 씨실날실처럼 만나 서로 엮여 상처를 나누고 보듬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가족의 관계를 잘 표현하고 있다.

에두아르의 어린시절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간결하면서도 빠르게 진행되어 각 개인으로서 가족의 삶이 영화처럼 지나간다. 글쓰기를 통해 가정의 화합과 행복을 추구했던 에두아르. 에두아르의 글쓰기에 대한 갈증과 이유가 가족임이 마지막장면까지 이어져 감동으로 다가온다.

210페이지의 짧은 소설이지만 복잡다난한 한 가족의 모습이 마치 옆집의 모습처럼 실제적으로 강렬하게 다가오는데 작가의 데뷔작이라니 참 놀랍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통해 권위있는 문학상을 많이 받았다니 이해가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각각의 개개인에게는 그 어떤 책보다 한 가족의 일생이 더 드라마틱하고 흥미진진함을 그래서 삶의 의미를 곱씹으며 나의 인생을 적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삶이 곧 글쓰기와 같음을, 순간순간의 최선을 통해 나도 가족도 행복한 이야기를 써나가면 더할 나위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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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남겨두고 간 소녀
조조 모예스 지음, 송은주 옮김 / 살림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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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로맨스소설은 잘 읽지 않는다. 그러나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여 설래는 로맨스 속에 우리가 되짚어 생각해보아야 할 사회적 이슈를 함께 녹여내어 가슴 뭉클함과 읽을 재미를 배가시킨 조조 모예스의 소설은 미 비포 유를 읽은 후 계속 찾게 되는 것 같다.

이 책은 지금까지 읽은 조조 모예스의 글보다 한층 더 깊이있어졌음을 느끼게 된 소설이다.

당신이 남겨두고 간 소녀1부는 1916년 제1차세계대전으로 독일군이 점령한 프랑스의 작은 마을 생페론의 한 호텔에서 시작된다. 사랑하는 남편을 전쟁터에 보낸 자매 소피와 엘렌은 힘든 와중에서도 신념을 지키며 살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어느날 독일군 사령관이 찾아오고 매일 저녁식사를 담당하게 되면서 상황이 변하기 시작한다. 마을 사람들이 소피를 멀리하고 사령관과 남편이 자신을 그린 그림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혼란스럽고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2부는 20064년 전 남편을 잃고 삶을 무기력하게 이어나가던 리브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건축가였던 남편이 지은 글래스하우스에 살지만 금전적 어려움으로 힘든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중 전직경찰이자 과거 약탈당한 예술품을 찾아 돌려주는 일을 하는 폴을 만나 새로운 사랑을 꿈꾼다. 하지만 그녀의 남편이 신혼여행 때 선물한 그림 당신이 남겨두고 간 소녀로 인해 리브와 폴은 그림반환소송에서 법정에서 반대편에 서서 치열한 공방을 벌이게 된다.

과거의 시간 속 사랑하는 남편을 지키기 위해 사령관과 모종의 거래까지 불사하며 노력하는 소피와 남편이 준 선물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이미 자신과 마음을 공유하는 그림을 지키기 위해 전 재산을 포기하면서까지 노력하는 리브의 간절함이 읽는 내내 마음을 뒤흔든다. 자신의 아픔보다 사랑하는 이를 지키고자 하는 간절함과 다시 만날 수 있을거라는 희망, 전쟁 속 믿었던 사람들과의 신뢰가 무너짐으로 인한 절망, 그림을 지키기 위한 간절함 등과 사랑에 대한 갈망 등 두 여성의 심리를 절묘하게 잡아내서 읽는 것을 멈출 수 없는 흡인력있는 스토리를 만들어낸다.

과거 우리 역사속에서도 피해자의 입장에서 전쟁의 아픔을 겪은 적이 있다. 소설을 읽으면서 전쟁의 잔혹한 행위와 소피의 아픔이 최근 본 영화 귀향의 영상과 겹쳐지며 눈 앞에 그려지듯 소설 속 장면들이 생생히 전달되어졌다. 폴과 리비와 함께 사라진 소피의 행방을 쫓으며 소피의 존망을 궁금해하며 심장이 조여드는 긴장감을 가지고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오래전 소피의 손에서 떠난 그림이 어떻게 해서 리브에게 오게 되었는지 찾아내는 과정은 기존 조조 모예스의 책과는 다른 추리적 긴장감을 형성한다. 예술품반환이라는 전세계의 사회적 이슈를 과거 빼앗긴 가족의 입장에서가 아닌 현재 소유한 자가 돌려줘야 하는 입장에서 이야기를 전개시켜 예술품반환이라는 문제를 좀 더 객관적으로 다양한 시선에서 볼 수 있게 해준다.

정말 끝까지 소피가 남편과 만났는지, 그림의 주인은 누가 될지 마지막까지 가슴 두근거리며 읽었다. 과거와 현재를 이어서 사랑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소피와 리비 두 여인의 모습이 참 아름답고 용기있게 느껴진다. 작가가 다음에는 어떤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여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나갈지 다음 소설이 참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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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복수 도시락 - 엽기발랄 싱글맘과 까칠한 여고생의 맛있고 다정한 3년간의 밀당
ttkk(카오리) 지음, 이은정 옮김 / 우리학교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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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반항기 충만한 사춘기를 겪는다. 그 시기에 물론 그냥 넘어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엄마와 많이 다투기도 하고 힘든 시기를 보낸다. 이 책의 저자는 도시락이라는 매개를 통해 현명하게 딸과 그 시기를 잘 넘겼다.

처음 복수도시락은 말을 잘 하지 않는 반항기 딸에 대한 엄마의 소심한 복수였다. 도시락에 전하고픈 글과 캐릭터로 꾸며서 친구들과 함께 먹을 때 창피함을 유발하는 참으로 귀여운 복수였다. 하지만 어느새 도시락 만들기를 스스로 즐기게 되고 딸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고등학교 3년내내 복수도시락을 만들었다. 물론 힘든 점도 있었지만 엄마의 정성스런 마음에 조금씩 변하는 딸의 모습에서 복수도시락은 졸업 때까지 계속되었다.

그녀는 직장에 다니며 홀로 두 딸을 키웠다. 그래서 도시락을 위해 매일 새벽 일찍 일어나고 일을 하는 와중에도 계속 도시락 속 디자인을 궁리해야 하는 등 몸은 고단하고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삶은 복수도시락을 통해 딸과 서서히 소통하고 블로그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그녀의 삶이 더욱 풍성해지고 다채로워졌다. 책을 읽으면서도 그녀의 기쁨이 곳곳에 배여있는 거 같아 즐거웠다.

알록달록 다양한 재료들과 김으로 만든 유명인 캐릭터 그림, 귀신, 휴대폰, 돼지, 시력검사, 퀴즈 등 상상을 초월하는 다양한 소재들과 엄마의 위트있는 메시지가 포인트인 도시락은 재미도 있으면서 딸을 위하는 엄마의 애정과 사랑을 듬뿍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도시락 재료와 글자를 쉽게 쓸 수 있게 설명해준 페이지도 있어 그녀가 만든 이쁘고 멋진 도시락을 따라만들 수 있는 용기도 독자에게 제공한다.

우리는 종종 정성들여 음식을 만들어 마음을 전달하기도 한다. 그 마음이 가득담긴 도시락의 힘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옛날 도시락을 가지도 다니던 시절이 생각난다. 분명 평범한 도시락을 가지고 다녔지만 그 곳에 담겼던 엄마의 마음을 기억하며 마음이 따스해짐을 느낀다. 이 책을 읽는 누구나 그 시절의 도시락을 기억하며 저자의 복수도시락을 음미한다면 더 재미있는 독서시간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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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 필사책 : 소로우가 되는 시간 - 필사로 만나는 치유와 사색의 시간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지음, 안진희 옮김 / 심플라이프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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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책을 읽다보면 소로우의 책 월든이 문장을 인용한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랬기에 오래전부터 명사들이 즐겨 읽고 영향을 받았다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월든에 대해 알고 있었고 그래서 읽고 싶었지만 왠지 어렵게 느껴져 선뜻 읽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소로우의 명문장만을 엮어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이 나온 것이 참 반갑다.

이 책은 월든과 그가 남긴 39권의 일기에서 소로우의 생각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정수만을 골라 발췌한 글들로 구성되어 있다. 책의 왼쪽 장에는 소로우의 글이, 오른쪽 장에는 글을 쓸 공간을 마련하여 명문장을 직접 쓰면서 소로우의 글을 깊이있게 즐길 수 있게 했다.

읽은 적 있는 문장에서는 반갑기도 해서 여러번 읽고 깊은 삶의 성찰이 느껴지는 문장에서는 글을 곱씹기도 하며 자연의 아름다움에 함께 감탄도 하며 책을 읽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고 금방 지나갔다.

 

 

 

 

이 때까지 소로우의 글을 접한 것은 어떤 글이나 소설 속 짧은 인용글이었기에 글에 대하여 공감하거나 단편적인 좋은 느낌을 가지는 선에서 소로우에 대한 관심이 끝났었다. 이번 책은 소박한 삶, 살아가는 지혜, 자연이 가르쳐준 것들 등 주제를 나누어 소로우의 생각이 명확히 담긴 문장들을 한데 엮고 또 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기에 쓰는 동안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시간을 들여 소로우의 생각을 따라가며 진정 우리의 삶에 필요한 것에 대해, 자연의 위대함과 아름다움에 대해, 자본주의사회에 대해 함께 생각하고 깊이 공감하며 소로우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조금은, 또 어떤 때는 물밀듯이 밀려오는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자연주의자이자 사회비판가, 혼자 산책을 즐긴 진정한 자유인이었던 소로우.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명확하면서도 거침없이 아름다운 문장으로 드러내고 죽은지 150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소로우의 글들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이제는 월든을 읽으며 소로우와의 깊이있는 대화를 시작할 용기가 나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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