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3 - 세상을 울린 칠레 광부 33인의 위대한 희망
조나단 프랭클린 지음, 이원경 옮김, 유영만 해설 / 월드김영사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작년 8월 뉴스를 통해 칠레 광부 33인이 지하 700m에 매몰되었고 칠레 대통령이 그들의 생존을 외치는 것을 보고 경이로워하던 것이 기억난다. 간간이 뉴스에 나오던 구조작전, 지하 속 그들의 모습을 열심히 지켜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출간되었다.

100년도 더 된 산호세 광산은 언제나 위험이 도사렸다. 수많은 지하 터널이 존재하는 산은 언제나 소름끼치는 소리를 내며 살아있었다. 소규모 산사태는 월례 행사 같은 일이었다. 그러나 2010년 8월 5일 어느 때와 달랐다. 안전 상태가 부실했던 광산은 화산 폭발과 같은 소리는 내며 무너졌다. 지하 700m 아래에 33인의 광부들이 갖힌 채..

이 책은 미국의 저널리스트 조나단 프랭클린이 칠레 대통령을 비롯하여 구조대원, 기술자, 가족, 구출된 광부 등 120여명의 사람들과 나눈 인터뷰를 바탕으로 집필되었다. 광부 33인의 매몰 전 상황과 매몰 후 당혹감과 두려움, 갈등, 그 이후의 구출상황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지상과 지하의 이야기를 번갈아 서술하고, 이와 더불어 그들의 심리상태를 전문가의 의견을 곁들어 설명하고 있다.

타국사람, 앞으로 태어날 아기를 기다리는 사람, 아내와 애인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 등 33인 모두 각자 처한 상황은 달랐다. 그러나 어둡고 습기차고 식량도 부족하고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황에서 구조를 기다리며 희망을 가지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으로 계속 일하면서 단합하던 그들의 모습은 참으로 ‘이것이 기적이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지상에서의 구조 작업도 광부들의 생사를 알 수 없을 때부터 희망을 가지고 계속 땅을 팠다. 어디에 그들이 있는지 정확히 모르면서도 말이다. 그렇기에 그들의 땀과 열정은 매몰 17일 후 그들의 생사를 확인하는 기적을 만들어내었다.

‘우리 33인은 대피소에 살아 있습니다.’

이미 알고 있지만, 이 부분을 읽을 때 그들의 살아있음에 다시 한 번 감동하였다.
이것은 광부에게 관심을 보인 사람 모두에 의한 결과물인 것이다.

구조작전이 시작된 후 지상도 지하 대피소도 많은 것이 변화한다. 지하 700m에서 살아있는 광부들은 세계 모든 나라의 관심을 받게 되었고 지상에는 많은 방송국차량과 기자들로 북적이며 희망 캠프가 만들어진다. 지하에서는 식량, 물과 함께 가족과 편지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되고 통신선도 깔려 지상의 심리학자, 구조대들과 계속 연락을 취한다. 매몰되어 절망과 두려움 속에서 작았던 희망이 현실이 된 것이다.

사실 뉴스로 볼 때는 그들이 지하 속에서 밝게 웃는 얼굴과 희망에 찬 모습만 보았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겉으로 드러난 모습 뿐만 아니라 미디어 규제로 숨겨졌던 이야기도 서술하고 있다. 지하 속 광부들의 갈등, 이 사건은 정치적 입지마련에 이용했던 대통령, 심리학자의 실험같던 상담, 가족간 편지 검열, 정부의 비디오 통제 등 구조활동 이면에 숨겨진 일들은 광부 33인의 구조활동이 정부나 상담사의 연구를 위한 것으로 비춰지기도 해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이들은 보통 사람들이 겪기 힘든 절망과 고통의 날을 지하에서 69일이나 겪었다. 그러나 그들은 약간의 휴식 후 다시 광부의 삶으로 돌아갈 거라고 한다. 그것이 그들 삶의 일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깊은 절망 속에서 살며 고통받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희망을 주었다. 또한 그들은 앞으로 절망과 고통 가운데 빠질 수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희망의 전사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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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해요 2011-03-10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읽었습니다. ~♡☆